나의 이야기

미국의 흑인 소녀에게 보내는 글

자작나무1 2017. 3. 8. 08:24

 

 미국의 흑인 소녀에게 보내는 글

 

 오늘 아침에는 우리학교 6학년 학생들의 진단평가지를 인쇄하였습니다.

국어 시험지를 인쇄하는데,

네모칸 안에 글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미국 흑인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

버스 안에서 맨 뒷좌석에 앉은 어머니와 딸

백인 학생들은 뒷쪽을 바라보면서

비웃었고 그들끼리 흑인 모녀에 대한 이야기들을 늘어놓았습니다.

흑인 딸은 몹시 언짢은 표정을 지었고

어머니는 버스 안에서 앉아가는 것도 다행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는 중간의 버스정류장에서

백인 가정집의 파출부로 일하러 가기 위해 내렸고

딸은 고개를 숙인 채 학교까지 갔다고 씌여 있었습니다.

 

 오늘날 민주주의의 최고라는 미국에서도

인종차별은

오래된 일이 되었고,

백인이나 흑인에게

인종차별은 내재화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래되고 내재화된 인종차별

그럼에도 아침마다 그런 일들을 겪어야 하는

어린 흑인 소녀가 불쌍하게 보였고,

그 어린 소녀에게 따뜻한 말이라도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실은 흑인 다음에 태어난 인종이 백인이라고...

 

 이런 말들이 그 소녀에게 얼마나 위안이 될지 모르겠지만,

아침마다 백인 아이들에게 주눅이 드는 소녀에게

이런 따뜻한 말이라도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세상에는 마음 아픈 일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