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북촌 한옥마을 나들이(3.19)

자작나무1 2017. 3. 21. 20:19

  봄은 어디에서 오는가...(2012. 3.17)

 

  너는 메마른 땅바닥의 빈틈을 헤집고 나오는 어린 잡초의 새싹 속에서

 길거리의 가로수의 빈 가지 끝에 매달린 수액 속에서

 젊은 여자들의 한층 얇아진 옷 속에서

 내가 엊그제 벗어버린 내복 속에서

 점심 먹고 오후의 따뜻한 햇살 속에서

 한발한발 고양이의 발걸음으로 다가온다.

 

  너는 누구냐...

 

  나는 봄이다...

 

 

 아침에 일어나 씻고

어머니가 끓여준 만둣국을 먹고  집을 나온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떠나는

북촌 한옥마을 나들이

신도림역에서 지하철로 종로3가역으로

종로3가역에서 3호선으로 환승을 하여 경복궁역으로 간다.

경복궁 앞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줄였다고 하던데,

그럼에도 경복궁 앞 광장에는 사람들이 많다.

경복궁, 조선의 법궁

나도 외국에서 손님이 찾아온다면

제일 먼저 경복궁으로 안내를 할 것 같다.

조선의 역사가 담긴 우리 궁궐

조그만 문에도 한문으로 이름이 달려있고...

작은 문을 통과하여 경복궁 앞을 지나친다.

많은 관광버스들이 지나다니는 큰길을 건너고

북촌 앞 현대미술관 앞을 지나간다.

미술관 앞의 커다란 나무

미술관 옆에는 한옥으로 지어진 한옥 미술관도 있다.

 

 

 미술관, 박물관, 카페와 맛집이 많은 북촌 한옥마을

삼청파출소 옆 골목길로 들어선다.

항상 북촌에 오면 이 골목길을 통해 북촌으로 갔다.

북촌... 내가 좋아하는 곳

특별히 갈 곳이 마땅치 않으면 차선책으로 다녔던 곳

처음에는 한옥마을을 사진 찍으러...

그 다음에는 한옥찻집을 찾아 많이도 돌아다녔던 곳

다른 사람들은 너무 상업적으로 바뀌었다고 싫어하시는 분들도 없지 않으시지만,

그럼에도 서울에서 한옥으로 이루어진 마을이 있다는 것은

서울의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싶다.

담벼락에는 김구, 안창호, 유관순 누나가 그려져 있고...

그 끝에는 조화가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봄이 기다려지는 한옥마을

 

 

 정독 도서관 담벼락에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운수 좋은 날 등의 책들이 그려져 있다.

새로 본 그림

정독 도서관 앞 큰 길을 따라 오르다가

골목길 안으로 들어간다.

큰길에는 한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한옥마을의 또 다른 볼거리, 매력

골목길 안으로 들어가니, 백인제 가옥이 나온다.

 

 

 

 

 

 작년 가을에 새로 개방한 집

한옥마을의 상업성 보다 나에게 더 아쉬운 점은

한옥마을이면서 개방한 한옥들이 적다는 불만이다.

한옥마을이면서 그 앞을 그저 지나쳐 간다는 것이 큰 아쉬움이었다.

또 하나 골목길을 오르고 내리느라 힘든데,

그에 비해 앉아서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적다는 것도

불만사항 중 하나이다.

계단길을 오르고 솟을대문을 지나 백인제 가옥으로 간다.

깔끔한 한옥건물

언덕 위라 햇살이 잘 들어오고...

유리 창문, 2층의 건물도 있다.

앞의 넓은 마당

어느 글에선가 조선시대 후기까지

한옥마을은 성북동처럼 마당도 넓고, 집 안에 건물들도 여러채가 있는

대갓집들이 많았는데,

일제시대와 서울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면서

그 큰 집들이 마당이 없어지고 건물들도 쪼개져서

작은 집들로 바뀌었다는 글이 생각난다.

잘 가꾸어진 나무들

작은 문을 통해 집 뒤로 간다.

계단길을 오르니, 작은 별당이 따로 있다.

별당 앞의 노란 산수유

봄이 시작되고 있는 백인제 가옥

별당 옆의 예쁜 담장들 그리고 가로등

담장 아래에는 장독대가 있는데,

장독들이 모두 거꾸로 서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이야기 해주는 풍경

예쁜 우리 한옥, 백인제 가옥을 나온다.

큰 길,

소나무 가로수가 심어진 길을 걷는다.

지난번에 다녀왔던 가회동 성당 앞에는

맛집들이 많은지, 사람들이 가게 앞에 길게 줄지어 있다.

도로를 건너 또 다른 골목길로 들어선다.

골목 탐방

골목길을 오르니, 가회2층 전망대가 나온다.

 

 

 

 입장료 3천원

가정집 2층을 전망대겸 카페로 만들었다.

입장료를 내면 2층에서 음료를 마실 수 있다.

넓은 창으로 북촌 한옥마을이 넓게 보이고...

경복궁 건너의 인왕산도 잘 보인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켜

창 밖에 앉아 마신다.

창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봄햇살

완연한 봄빛이다.

봄을 찾아 떠난 한옥마을 나들이

창 밖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문득 가방 속의 소설책이 생각나서 꺼내 읽는다.

현기영님의 장편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

지난 1월달에 제주도에 가면서 이 소설도 꼭 읽었어야 했는데,

유홍준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빠져 이 소설을 읽지 못했었다.

아름다운 제주도

그러면서 제주도의 아픔을 모르고

제주도의 아름다움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제주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읽게 되었다.

그런데 4.3 이야기 보다는 작가의 어릴적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그래도 재미있게 잘 읽고 있다.

이렇게 좋은 소설을 이제야 읽지...

하는 뒤늦은 후회를 하면서...

가회2층 전망대를 내려온다.

가회동

내가 고등학생일 때 유안진님의 수필을 통해서

처음 가회동을 들었다.

그래서 서울에 가면 한번 꼭 가보고 싶어했던 동네였는데,

그 당시만해도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고,

누군가한테 물어서 갈 만큼 열의가 없어

한참 후에 가회동에 오게 되었다.

가회동

반듯반듯하고 정돈되어 있을 것 같은 동네이름

중앙고등학교 못미쳐 예쁜 한옥카페

이 카페는 나중에 꼭 찾아가고 싶은 곳이었다.

중앙고등학교 아래의 작은 서점

베란다북스

그런데 아쉽게 문이 닫혀있다.

12시 이후에 문을 연다고 한다.

 

 

 북촌 한옥마을에는 이런 작지만 이쁜 서점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단다.

다음에는 중앙고등학교 옆의 2층의 점찍어둔 한옥카페와

북촌 한옥마을 내의 독립 서점들을 사진 찍으러 와야 할 것 같다.

이래저래 북촌은 여러번 가야 할 것 같다.

나에게 북촌은 보물단지같은 곳이다.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고...

한복을, 고운 한복을 입은 여성분들이

이 길을 통해 중앙고등학교 방면으로 걸어올라가신다.

길 옆의 석정보름 우물

 

 

 

 한달에 보름은 물맛이 좋아 이런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한 때는 청나라의 주문모 신부와 김대건 신부님이

이 우물을 성수로 사용하셨다는 유서깊은 우물

오래된 마을에는 오래된 우물이 있고,

오래된 이야기들이 전해져 내려오고...

골목길 안쪽의 허름한 식당

황금알 식당에서 치즈 도시락을 먹는다.

 

 

 옛날 도시락의 현대적 변용

치즈에 고추장을 뿌리고 밥을 비벼 먹는다.

옆의 라디오에서는 정오의 희망곡이 흘려 나오고...

식당을 나와 안국역 방향으로 길을 걷는다.

정오가 지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한옥마을 방면으로 걸어오신다.

한옥마을의 인기

안국역을 지나고, 운현궁을 지나고, 낙원상가를 지나고...

종로 방면으로 길을 걸어가면서

나는 나대로 지난번에 썼던

"북촌 한옥마을의 매력"이라는 글을 떠올려 본다.

 

   "북촌 한옥마을의 매력"(2014. 12. 15)

 

  어제 북촌 한옥마을을 다녀오고

 오늘 북촌 한옥마을에 대한 포스팅에 댓글에 답글을 달면서

 제 나름대로 북촌 한옥마을의 매력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 한옥마을의 이미지

 요즘은 한옥 자체를 보기 힘듭니다.

 대부분 아파트와 빌딩으로 이루어진 서울에서

 한옥으로 마을을 이루었다는 점

 그 하나만으로도 북촌 한옥마을은 매력 그 자체입니다.

 

  둘째, 밝고 잘 관리된 한옥마을

 저번에 안동 하회마을에서도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옛마을이라고 해서

 우중충하고 여기저기 담장이 허물어지고,

 기와가 깨져 있으면

 그렇게 관람객들이 많이 몰리지 않을 것입니다.

 안동의 하회마을도 그렇지만,

 북촌 한옥마을도

 옛건물이 아니라 새로 지은 건물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담장도, 대문도, 창문도, 처마도

 깔끔하게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마을 전체가 남향이어서

 햇빛이 밝게 비추어서

 밝은 이미지의 한옥마을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그런 밝고 산뜻한 이미지라 주말이면

 외국 관광객들을 포함해서 많은 시민들이 몰리는 것 같습니다.

 

  셋째, 한옥마을의 정겨운 골목길

 한옥마을은 경사진 언덕을 토대로

 한옥들이 모여 있는데,

 그런 한옥들 사이에는

 작은 골목길들이

 수없이 많은 길들을 만들면서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습니다.

 골목탐방이 가능한 곳

 골목을 지날 때마다

 각각의 마을 표정들이 드러나서

 골목길 탐방이 결코 지루하지 않습니다.

 작디 작은 이야기들로 가득찬 골목길 탐방

 한옥마을의 또 다른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넷째, 부드러운 곡선의 처마선

 어제 가회동 성당 옥상에서

 끊임없이 이어진 기와지붕들과

 지붕 아래의 부드러운 처마선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이런 표현이 가능하다면

 사람의 날선 마음들을 부드럽게 누그러뜨리는 곡선

 그런 곡선의, 한옥의 아름다움

 그런 곡선들을, 아름다움들을 볼 수 있어서

 한옥 마을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것 같습니다

 

  다섯째, 이것은 순전히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북촌마을의 품격을 떨어뜨리지 않는

 예쁜 가게들과 카페들이 많아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것 같습니다.

 가게의 상품들도

 전통, 옛것이라는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카페 내부도 비록 한옥카페는 아니더라도

 우리 옛선조들의 일상품들을 모아서

 나름의 격조를 유지하는 모습들

 제가 북촌 한옥마을을 좋아하는,

 더 나아가서는 편애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북촌 한옥마을의 한옥찻집들을 찾아

 한옥마을에 자주 다닐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