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늦게 일어난다.
일어나서 TV에서 Jtbc 썰전을 보면서 나갈 준비를 한다.
전원책 변호사님, 유시민님, 안철수 국민의 당 국회의원
안철수 국민의 당 국회의원이 혼자서 당을 창당하고 제3당을 만들었다고 강조를 하신다.
국민의 당 안에도 많은 분들이 계실텐데
정치9단이시라는 박지원 의원님도 계시는데,
혼자서 그 일들을 다 했다는 것을 너무 강조하시는 것 같다.
옆의 유시민님이 그게 마음에 거슬렀는지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 더 큰 성공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말씀을 하신다.
첫번째 성공에 대한 안주 또는 만족
그래서 다음 성공을 이루기 힘들다는 말씀
또 민주사회, 민주정당에서
대표 혼자 모든 일들을 다 할 수 없을텐데
조금은 비민주적인 말씀이 아닐까 싶다.
썰전을 재미있게 보고 모텔을 빠져나온다.
해남 종합버스터미널에서 표를 끊고 대흥사로 가는 군내버스에 오른다.
군내버스는 9시30분에 출발을 한다.
버스 안의 할머니, 할아버지들
버스는 대흥사로 달리다가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꺽어
고산 윤선도 유적지 앞에 멈춘다.
나는 고산 윤선도 유적지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버스가 그 앞에 멈추자 나도 모르게 버스에서 내린다.
고산 윤선도 유적지, 녹우당은 오래전부터 버스가 안에까지 들어가지 않아서
가고 싶어도 못갔는데,
버스가 안까지 들어와서 오게 되었다.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1을 통해 알았던 곳
버스에서 내려 매표소를 지나 안으로 들어간다.
입구의 비자나무 가로수, 매화와 동백에는 꽃이 피어있다.
따뜻한 남쪽도시, 해남, 남도
고산 윤선도 유물전시관에 들어가 구경을 한다.
여러 그림들
특히나 윤두서의 유명한 자화상과 선차도, 동국여지도가 눈에 띈다.
유홍준 교수님의 책을 통해 알게된 윤두서님의 자화상
조선시대 이런 그림이 있었다는 것에 무척 놀랐던 기억
단순한 자화상이 아니라 자신의 정신세계를 그린 듯한 그림
그 그림은 얼굴이 아니라 그 뒤의 정신세계가 앞세워진 그림이었다.
선차도,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상세하게 그린 그림
공제 윤두서님은 화가이면서 실학자이셨다.
조선후기 실학자이면서 화가였던 공제 윤두서
다른 한편에서 고산 윤선도의 오우가와 어부사시사가 전시되어 있다.
전시실을 나오면서 나는 나 나름대로 조선시대의 선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지금 읽고있는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1 - 남도답사 일번지편에는
조선시대 선비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나와있다.
"사대부는 군자로서 살아가는 길을 끊임없이 반성하면서 삶을 영위하는 확고한 도덕률을 갖추고 있다.
그들이 지향하는 바는 전문인, 기능인이 아니라
총체적 지식인으로서 문사철을 겸비한 사람이었으며,
그리하여 그 지식으로 세상을 경륜하고, 그 안목으로 시를 짓고, 거문고를 뜯고,
글을 쓰고, 집을 짓고, 사랑방을 디자인하였던 것이다.
심지어는 전쟁조차도 전문성보다는 총체성에 입각하여 대처했던 것이다.
우리 시대의 전문인들이 잃어버린 것은 바로 그 총체성이며,
우리는 소쇄원에서 그것을 배워야 마땅한 것이다."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1 - 남도답사 일번지" 중에서 p.288
유물전시관을 나와 500년된 은행나무를 보면서 녹우당으로 간다.
푸른 나무 위로 비가 내리는 집, 녹우당
그런데 그 집은 굳게 닫혀 있다.
뒷편의 300년된 해송을 보면서 집 뒤로 간다.
집 뒤에는 여러 사당이 세워져있고...
산 아래에는 무덤이
산길을 올라 비자나무숲을 보러간다.
조금은 가파른 돌길
아침부터 땀을 흘리면서 비자나무숲을 보러간다.
제주 한림공원에서 보았던 비자나무
잎이 한자의 아닐 비(非)자와 비슷해서 비자나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한참을 올라 비자나무숲에 이른다.
좀 더 위로 올라가야 할 것 같은데,
너무 힘들어 그만 내려가기로 한다.
아침부터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자위를 하면서...
녹우당... 해남 윤씨의 고택
정원, 고택, 사당, 산 아래 무덤, 산 위의 비자나무숲
해남 윤씨의 고택이 정연하게 그려진다.
산을 내려와 매표소 입구에 선다.
매표소 직원분에게 버스시간을 알아보니,
세시간 후에나 버스가 온다고 해서
큰 길까지 걸어가기로 한다.
예전부터 녹우당에 오고 싶어했으나,
교통편이 안좋아 오지 못했는데,
이번에 보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길을 걷고...
중간에는 비자나무 사이로 포도밭도 보인다.
연동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는 쉽게 오지 않고...
서서 무작정 버스를 기다린다.
떠난 사람은 한번 떠나면 돌아오지 않지만,
떠난 버스는 기다리면 온다는 항간의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버스를 기다린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대흥사로 가는 군내버스가 들어온다.
버스에 올라타고...
삼산면 사무소를 지나면서 멋진 나무들이 나타난다.
길 중간의 메타쉐콰이어,
비자나무도 보인다.
버스종점에 도착
가까운 식당에서 된장찌개를 먹고...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대흥사 산책로로 들어선다.
산 아래의 많은 나무들
동백을 비롯한 활엽수림들이 많다.
언젠가 12월에 이 길을 걸어올라간 적이 있었다.
그 때 앞에 지나가시던 수녀님들이
이 길은 겨울에도 봄길처럼 느껴지신다는 말씀이 떠올라지고...
조릿대, 동백
내가 좋아하는 편백과 삼나무도 있다.
숲길에서 나무 성찬을 받는 느낌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산책로, 숲길이다.
산책로를 걸으면서 다음에는 한여름에 와봐야지 맘 먹는다.
산책로는 도로를 지나 동백숲길로 이어진다.
그런데 키 큰 동백에는 동백꽃이 다 졌다.
동백꽃이 없어 서운하고
그래서 그런지 그 길이 어둡게 느껴진다.
붉은 등, 동백꽃이 없어 어두워진 동백 숲길
동백 숲길 끝에는 설향다원이라는 찻집이 나온다.
산중의 찻집
입구에는 옷들이, 옆으로는 장독대가 보이고...
안에는 이런저런 찻잔들이 진열되어 있다.
찻집을 사진 찍고,
마당의 탁자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들어오시는 손님들이 이 집은 대추차가 맛있다고 말씀을 하신다.
설향다원을 나와 백화암이라는 암자에 들어선다.
주변의 키 큰 나무들이 많아 일부러 찾아들었다.
조그만 암자
사람들이 없어 조용한 암자
낮고 예쁜 그래서 정감이 가는 담장
백화암을 나와 그 앞의 유선여관으로 간다.
숙식이 가능한 오래된 여관
한옥집, 한옥 앞의 조그만 마당과 나무들
많은 영화를 찍었던 유서 깊은 여관
대흥사 가는 길에는 이렇게 볼거리가 많다.
유선여관을 나와 대흥사로 들어선다.
입구의 부도밭
부도밭 앞의 키 크고 옆으로 비스듬히 자란 오래된 소나무
이 절의 오래된 역사를 대변해주는 것 같다.
대흥사의 대변인 소나무
경사진 언덕길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오른다.
절 입구에서...
두륜산 연봉들이 보이고
그 빼어난 연봉들에 뒤지지 않기 위해
넓은 터에 많은 전각들이 세워졌다는 것을 느낀다.
남도의 거찰
여기저기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길 따라 위로 올라간다.
멋진 나무들
담장도 이쁘다.
다시 내려와 대웅전을 찾아가는데,
계곡부터 공사가 한창이다.
대웅전 옆의 멋진 석탑
추사 김정희의 글씨라는 무량수각 현판을 사진 찍고 절을 나온다.
절을 나오면서 다음에는 대흥사에 오지 말아야지 생각한다.
건물들이 너무 많아 어지럽고
옛절이라는 이미지도 선명하지가 않다.
그냥 어수선한 절
건물이 많아 대찰이라는 느낌보다는
시장바닥같은 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입장에서는 입구의 백화암이 대흥사보다 열배, 백배 더 좋았다.
나는 대흥사가 이번이 세번째 방문인데,
두번째까지는 대흥사가 괜찮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가 않았다.
실망감
절을 나와 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도로 옆의 나무들도 멋지다.
나무길
해남 고산 윤선도 유적지와 대흥사 산책로를 다녀오면서
이번 해남여행은 나무여행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고산 윤선도 유적지의 비자나무
대흥사 산책로의 동백, 편백, 삼나무
부지런히 내려와 버스종점에서 해남읍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해남 종합버스터미널에서 나주로 가는 버스표를 끊고...
한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
의자에 앉아 배낭에 있던 책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1 - 남도답사일번지"를 읽는다.
지난달에 제주도 여행을 준비하면서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7 -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를 읽었는데,
그 책울 읽으면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처음부터 다시 읽어봐야지 맘 먹었었다.
나에게는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바이블 같은 책이다.
내 여행의 출발점
그 만큼 고마운 책이다.
나주를 거쳐 광주로 가는 직행버스가 들어오고...
책읽기를 마치고 버스에 올라탄다.
버스는 성전 방향으로 달리고...
넓은 논, 논 뒤의 얕으막한 산, 그 뒤로 우락부락한 높은 산들
해남의 한 표정으로 내 마음 속에 들어온다.
어제 목포처럼 가로수로 먼나무가 심어져 있다.
성전 버스터미널을 지나면서는
산 아래 편백나무들이 보이고...
영암 버스터미널을 지나면서는
산 아래 무덤들이 도로까지 내려와 있다.
밭과 논, 산 사이의 경계지점에 모셔진 무덤들
어떤 무덤은 밭 사이에
도로 옆에 바짝 붙어있다.
산들이 많은 지역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
또한 산 앞에는 무슨무슨 세장산이라는 비석들이 많이 보인다.
세장산 비석 - 조상 대대로 묘를 쓰고 있다는 선산이라는 표시의 비석
나주 버스터미널에 도착
시내를 거슬러 고깃집으로 들어간다.
삼겹살 2인분에 밥 두그릇을 먹고...
나주천 옆의 모텔로 들어간다.
모텔에서 씻고
침대에 누워 Jtbc 뉴스를 보고
tvN에서 "어쩌다 어른"이라는 강연을 본다.
저번에는 설민석님의 역사강의를 재미있게 보았는데,
이번에는 하태균님의 한국인의 의식에 관한 강의를 재미있게 본다.
고려대 심리학과 하태균 교수님
미국, 일본, 한국인들을 비교하는 이야기
한국인의 의식을 몇가지의 제시 단어와 함께
재미있게 강연을 하신다.
그 강연을 들으면서
맞어, 맞어...
맞장구를 친다.
한턱 쏜다와 접대의 의미
말씀들을 들으면서
나는 그런 것도 모르면서
사회 생활을 하고 있었구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내가 사회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
경제적으로 가장 풍요로운 오늘의 한국사회에서
사람들이 가장 불행해하는 이유
예전에는 자신이 없으면 가정과 사회에서
큰 일이 난것처럼 난리였는데,
요즘은 그렇게 개인의 비중이 크지 않아졌다는 말씀
세계 인구 50억 중의 한사람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씀
구구절절 맞는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현대의 한국인들은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씀
하태균님의 강연을 들으면서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예전에는 대학 졸업장 하나면
취직과 함께 사회적 인정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이 공부한 지식들을
현실에 제대로 적용시켜야 하고,
자신이 공부한 지식들을
사람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
더 나아가서는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
공감 시대
그게 현대의 우리 사회에서 성공으로 가는 첫걸음이 아닐까 싶다.
내 머리와 마음은 하태균님의 강연으로 꽉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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