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4박5일 제주도 가족여행기... 다섯쨋날(1.31)

자작나무1 2017. 2. 9. 20:17

 어젯밤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2층의 안선생님의 호출로

2층의 안선생님의 방에서

자정이 넘게 술을 마셨다.

어딜가나 술은 빠지지 않는다.

 

 아침에 식사를 하고 작은집 식구들은 공항으로 갈 준비로 서두른다.

작은집 식구들은 오전 11시 30분 서울행 비행기이고,

렌트카를 9시 30분까지 돌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일찍 집을 나선다.

우리 가족들은 비행기 시간이 저녁 8시 45분이라

오늘 하룻동안의 시간이 남아있다.

안선생님과 우리집 식구들은 1층 주차장까지 내려가

작은집 식구들을 배웅해준다.

작은집 식구들에게는 오가는 날짜를 빼고

사흘동안의 제주여행이었다.

작은집 식구들은 떠나고,

안선생님과 아침산책을 나선다.

도두봉 아래의 해안도로를 따른다.

용담해안도로, 올레17코스

 

 

 검은 바위, 그 위로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와 파도소리, 수평선

적당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

조그만 항구와 해녀들의 쉼터

용천수가 솟아나는 야외 목욕탕이 나타나고...

집어등을 매단 조그만 어선은 한치잡이배라고 안선생님이 가르쳐 주신다.

어느집 담 앞의 조그만 화단

그 화단에는 노란꽃, 가자니아가 잔뜩 피어있다.

전에 천안에서 1번 도로를 따라 공주로 가면서

천안 삼거리공원 앞의 도로변 화단에 피어있던 민들레가 떠올라진다.

하늘의 작은 노란별들이 화단에 내려앉은 모습들...

도로 건너편에는 무인카페 노을언덕도 있다.

카페를 좋아하는 나

그 카페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안선생님의 단호한 거부로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안타까움

다시 펜션으로 돌아와 짐을 챙겨 밖으로 나온다.

 

 

 

 

 

 

 어제까지는 작은 아버지께서 운전을 하셨는데,

작은 아버지가 먼저 떠나셔서

오늘은 안선생님의 운전하시는 렌터카에 올라탄다.

이번 제주여행에서 우리 가족들은 안선생님의 신세를 많이 졌다.

숙소도 안선생님이 구해 주셨고,

여행 둘쨋날 밤에는 술과 회를 사가지고 오셨고,

오늘은 운전기사까지...

안선생님의 차로 제주 시내의 목관아로 간다.

나는 제주에 오면 제일 먼저 가보고 싶어했던 곳이

제주 목관아와 삼성혈이었다.

그런데 제주에 올 때마다 그 두 곳에 갈 기회가 없었다.

제주에 볼 것들이 많아서 이 두 곳은 소외된 느낌이다.

조선시대 관아건물 목관아

제주의 중심지, 관덕정

입구의 커다란 정자, 관덕정과 관덕정 입구의 돌하르방 2기

표를 끊고 안으로 들어간다.

비단잉어가 사는 연못

옛관아 건물들, 그 주변의 나무들도 보기 좋다.

붉은 열매를 매단 먼나무

이 나무열매를 보고 사랑의 열매를 만들었다고 한다.

나와 가족과 이웃을 뜻하는 세개의 붉은 열매

목관아 건물들의 특이함

건물 옆에는 검은 돌벽이 앞에 따로 세워져 있다.

2층의 망경루에 올라가 관덕정의 전체적인 모습도 내 사진기에 담는다.

바닥에 건물터들도 많이 보여

조선시대 이곳은 꽉찬 느낌이었을 것 같다.

 

 

 

 

 

 "제주의 심장, 관덕정

 제주에서 가장 상징적인 역사적 건물은 제주목 관아 앞에 있는 관덕정이다.

 단층 팔작지붕으로 앞면5칸, 옆면4칸의 130여 평방미터에

 이르는 제법 당당한 전통건축이다.

 26개의 둥근 기둥이 건물을 든든히 떠받들고,

 내부는 사방을 모두 개방하고 우물마루를 넓게 깔아 시원한 느낌을 준다.

 활짝 날개를 편 지붕선이 제법 웅장하면서 날렵함을 자랑하는데

 처마를 받치려고 기둥 위에 얹은 새부리 모양 장식이 아름답다.

 이 관덕정은 제주목 관아의 부속건물로

 세종30년(1448) 처음 세웠다고 전해진다.

 이후 성종, 숙종, 영조대에 걸쳐 중창하고

 현재의 건물은 철종 원년(1850)에 재건한 것을

 1969년과 2006년에 보수한 것이다.

 건축 기법 자체는 17세기 양식이다."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7 -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중에서... p. 241~242

 

 

 

 

 제주 목관아를 나와

지하상가를 통해 동문시장으로 간다.

수산물과 귤이 많은 동문시장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제주 은갈치와 내 동생이 사고자 했던 오메기떡

내일 모레 학교 행정실 사람들에게 갖다 줄 귤초코렛과 한과도 산다.

귤의 종류도 여럿이다.

유자, 감귤, 천혜향, 한라봉, 금귤 등등...

동문시장을 나와

안선생님이 시장 건너편에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토스트집이 있다고 해서 그리로 간다.

호봉 토스트 위치

고구마 토스트와 베이컨 토스트를 먹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이삭 토스트의 치즈베이컨 토스트보다는 못하다.

목관아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삼성혈로 간다.

 

 

 고을나, 양을나, 부을나 세성이 태어난 구멍

제주의 시작

나는 나무들이 좋다고 해서 일부러 찾아왔다.

안으로 들어가니, 오래된 나무들로 숲을 이루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경주의 계림보다 나무들이 더 좋다.

오래된 나무들, 무성한 활엽수림

전시실을 구경하고 화살표 방향을 따라 숲길을 걷는다.

나무 아래 표찰이 있는데, 350년 된 나무들이 많다.

숲 안쪽에는 삼성혈이 있다.

경주 계림처럼 제주에서의 신성한 숲

 

 "우리는 삼성혈 자리로 모였다.

 탐라의 개벽시조인 고을나, 양을나, 부을나라는

 삼신인이 이곳에서 동시에 태어났다.

 이들이 땅에서 솟아난 구멍이 삼성혈이다.

 옛이름은 모흥혈이라고도 한다.

 움푹 팬 구덩이에 세개의 혈이 품자 모양으로 나 있다.

 이 구멍은 비가 와도 빗물이 고이지 않고

 눈이 내려도 그 안에 눈이 쌓이지 않는다.

 위쪽 구멍은 둘레가 여섯자고 아래의 두 구멍은 각기 석자인데

 그 깊이가 바다와 통한다고 한다.

 주위에는 수령 500년 이상의 노송들과 녹나무, 조록나무 등

 수십종의 고목이 울창하게 서 있어

 전설적인 분위기를 뒷받침해준다.

 그리고 노목들이 모두 신하가 읍하듯

 혈쪽으로 수그려서 경건함과 신비로움을 동시에 자아낸다."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7-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중에서 p.200~201

 

 

 삼성혈을 나와 제주항 옆의 해안도로를 달린다.

오전에는 날이 흐렸는데,

오후부터는 날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어제 다녀왔던 용두암을 지나면서

오른편으로 드넓은 바다가 겨울 햇살에 반짝이고 있다.

은빛 바다

바닷길을 달리면서 새삼 제주에 와 있다는 기쁨에

내 몸 속이 출렁인다.

뒤에 앉은 내 동생은 좋다고 이야기를 하고,

나도 좋다.

엄마, 안선생님, 내 동생, 나

우리는 제주도 해안도로가 아니라

행복의 시간들을 신나게 달리고 있다...

우리가 몇일 묵었던 해변의 집, 도두봉을 지나쳐

해안길을 달려 목마 등대, 이호테우 등대로 간다.

어제 이호테우 해변에서 멀리 보았던 목마 등대

방파제 위의 하얀색, 빨간색 목마 등대

예전부터 가보고 싶어했던 곳이다.

목마 등대도 이색적이지만, 건너편 이호테우 해수욕장과

그 주변도 예쁘게 보인다.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

바다와 함께하는 제주

안선생님은 트로이 목마와 그 목마 안에서 적병이

내려올 것이라고는 그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고 말씀을 하신다.

트로이 목마

이호테우 등대를 나와 몇일 전에 사촌동생이 이야기해 준

도두봉 근처의 순옥이네로 점심을 먹으러 간다.

오래된 식당

유명한 식당인지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손님들이 많다.

사촌동생 이야기로는 손님이 많아

대기표를 받고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손님들이 그렇게 많지 않아

바로 들어가 뚝배기를 시킨다.

주문하자마자 뚝배기가 나오고...

전복, 소라, 게, 딱새우, 조개가 들어간 된장찌개

제주에 오면 꼭 먹었던 음식이다.

제주음식

일일이 발라 먹느라고 손이 바쁘다.

다 먹고 식당을 나와 제주 공항으로 간다.

아직 비행기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만,

안선생님한테 너무 많이 폐를 끼치는 것 같아 공항으로 간다.

하루 동안 우리가족들을 위해 운전과 제주 이야기를 들려주신 안선생님

제주공항으로 들어와 짐을 부치고

1층의 Angel in-us coffee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오늘의 여행기를 열심히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