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일본 카타야마 교이치의 소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읽고...

자작나무1 2017. 12. 5. 08:11

 일본 카타야마 교이치의 소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읽고...

 

 일본 여행을 준비하면서

내가 읽고 싶어했던 일본의 소설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와 러브레터이었다.

 

 사쿠짱과 아키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

반에서 학급 간부가 되어 함께 활동을 하면서

서로 친하게 되었다.

 

 다른 학생들의 시기를 받으면서

하교를 함께 하고,

친구의 병문안을 가고,

할아버지의 부탁으로

할아버지가 사랑하셨던 분의 유해를

함께 보면서 그 둘의 사랑은 깊어만 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아키는 재생 불량성 빈혈에

시간이 지나면서 백혈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을 한다.

 

 뭐야, 백혈병

뻔한 사랑 이야기에 실망한 나

그렇지만 이 소설의 매력은

뻔한 이야기들을 뻔하지 않게 그리는데 있다.

 

 병원에 입원한 아키는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지고..;.

호주에 가고 싶다는 아키의 요구에

사쿠짱은 할아버지한테 돈을 빌리고,

여행 준비를 한다.

 

 병원을 몰래 빠져나온 아키는

열차를 통해 공항에 도착하지만

코피와 함께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병원에서 어린 죽음을 맞는다.

 

 백혈병에서 죽음으로 이어지는 슬픈 사랑 이야기

상투적인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그러면서도 마음 아프게 읽게 만드는 소설

담백한 수채화 한편을 보는 것 같다.

소설 속에 쪽 빠져든 나는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책을 접을 수가 없고...

단숨에 읽을 수 있었던 소설

 

 호주의 원주민 에보리지의 생활방식을 동경하던 아키

그 아키를 위해

아키의 유해를 안고

호주로 떠난 아키의 부모님과 사쿠짱

 

 황량한 들판으로 이루어진 호주 사막

그 사막에서 세사람은

아키의 유해를 뿌린다.

 

 아키의 죽음을 슬퍼하는

그들만의 의식

사쿠짱은 아키의 유해를 조금 남겨 가지고 와

아키와 처음 만났던 중학교 운동장에

마지막 유해을 뿌린다.

아키를 기리는 사쿠짱의 마지막 의식

 

 일본 사람들의 유해에 대한 유별난 의식들이

우리하고는 많이 다른 모습들이지만,

그들의 의식에 대해

어떤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읽힌다.

 

 소설 속의 아키의 죽음과

우리 어머니, 아버지의 죽음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다.

어머니, 아버지의 허망한 죽음

그 죽음에 막막해 하는 나

삶의 의욕을 상실하게 만드는 부모님의 죽음

무의미한 삶 속에서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은

한달에 한번

부모님을 모신 추모공원에 찾아가는 일이었다.

나만의 의식

무의미한 삶 속에서

그 무의미함을 견뎌나가기 위한 나만의 의식

소설 속의 아키 부모님과 사쿠짱의 의식에

내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

 

 잔잔한 슬픔으로

내 마음 속을 파고드는 소설

 

 오래간만에

소설 속에 푹 빠질 수 있던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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