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작적인 방식으로 자유 시장 체제를 도입한 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중
국에는 일관된 정책이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즉 <중심 선율>이 존재하
지 않는 것이다. 중국을 장차 어떤 나라로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도 정해진
것이 전혀 없다. 중국의 국가주석은 <중국의 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그
단어가 국민들을 하나로 묶어 주기를 바랐지만, 국민들은 그 말을 중국의 <꿈
들>로 해석하여 저마다 다른 꿈을 떠올렸다. 언젠가 햇빛을 훔쳤다고 우리집
주인에게 고소당했던 미망인 진바오주를 우연히 마주쳤을 때였다. 뉴스
에서 새로운 표어를 본 그녀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바라는 중국의 꿈이
뭔지 알아요? 내 집에서 다만 몇년이라도 더 사는 거예요"
머지않아 검열관들은 사람들이 손글씨로 <내가 바라는 중국의 꿈은 정의와
공정함이다>나 <내가 바라는 중국의 꿈은 시진핑이 나 같은 개인의 안전과 생
식권을 보호하는 것이다>라고 적은 글을 들고 찍은 사진들을 삭제하느라 바
빠졌다. 인민일보는 그들의 웹 사이트에서 <중국의 꿈>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면서 국민들에게 일당 통치를 지지하는지, 사회주의를 신봉하는지 물
었다. 3천여 명의 응답자들 중 80퍼센트가 두 질문 모두에 <아니요>라고 대답
하자 조사는 돌연 중단되었다. 과거 자신의 글이 검열을 당한 경우 사람들은
<조화를 이루게 되었다>라고 말했었다. 이제는 <꿈속으로 사라졌다>라고 말
했다."
미국의 <뉴요커지> 기자 에번 오스노스 Evan Osnos의
"야망의 시대 - 새로운 중국의 부, 진실, 믿음" 중에서 p.506
아침에 일어나 사촌동생이랑 커피를 타 마시고 씻고 아침산책을 나간다.
호텔 주변과 호수 주변을 돌아다닌다.
울창한 나무들, 새소리
어디에선가 중국의 전통음악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온다.
안개낀 호수풍경
내 마음을 잔잔하게 다독여준다.
호수 위의 정박한 많은 배들
다리를 건너자 그곳에도 고풍스런 건물들과 호숫가의 중국식 정자
호수 위의 새들, 가마우지도 보인다.
넓은 마당에서는 두사람이 잔잔한 음악에 맞춰 태극권을 하고 계신다.
중국의 아침풍경
느릿느릿 하면서도 차분하고 뭔가 깊이가 느껴지는 모습들
매번 중국에 오면 아침산책을 하였다.
그 중에서 오늘 아침산책이 제일 좋았다.
또한 돌아가신 어머니랑 함께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
키 큰 나무들과 새소리, 안개낀 호수풍경
우리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풍경들
어머니 생각에 마음이 울적해진다.
우리 어머니는 처음 중국에 오셨을 때 중국 사람들을 무서워하셨는데,
일주일 정도 지나니까 익숙해져서 중국 사람들이 순해 보인다면서
중국을 좋아하셨다.
또한 그 만큼 내 동생이 사는 중국 상해에 자주 오셨고,
한달 넘게 머무신 적도 있으셨다.
어머니 이야기를 쓰면서, 다시금 어머니가, 엄마가 보고 싶어진다.
엄마!
아침산책 후 방에서 TV로 중국 가요을 들으면서 어제의 여행기를 이어쓴다.
중국 노래들도 들을만하다.
자주 들으면서 중국 노래에 빠진다.
나중에서 중국 최신가요 CD도 살 것이다.
어젯밤에 차를 마셨던 식당에서 조식뷔페를 먹는다.
식당에서는 쥬스도, 우유도 뜨겁다.
차가운 물을 마시지 않는 중국인들
녹차빵에 버터와 잼을 발라 뜨거운 우유에 설탕을 타 함께 먹는다.
식사 중 내 동생은 난징학살에 대해 이야기 해준다.
난징학살 시, 어머니와 아버지를 일본 군인들이 그 앞에서 죽여도
그 아들들이나 가족들은 저항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는 이야기
그래서 일본 군인들은 뭐 이런 인간들이 있나 해서
마음의 가책 없이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는 이야기
한족의 입장에서는 여진족의 청나라나 일본이나
별의미가 없었다는 이야기
내 동생 이야기를 들으면서 일제 36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만세운동을, 독립운동을 하였다는 역사적 사실들은
얼마나 마음 뿌듯한, 자랑스러운 일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저항의 역사
저항하고, 또 저항하라!
아침식사 후 내 방으로 올라와 또 부지런히 여행기를 이어쓴다.
중국 가요를 들으면서...
한참 후 택시를 타고 영은사로 간다.
동진시대의 유서 깊은 사찰, 영은사
입구의 키 큰 나무들에서 이곳이 만만치 않은 절이라고 이야기 해 주는 것 같다.
오른쪽 동굴과 산 아래에는 굴 안에 다양한 불상들이 모셔져 있다.
이런 석굴들은 돈황과 용문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대륙의 석굴답게 석굴도 많고, 그 안의 석불도 무척 다양하다.
인도 간디라 양식의 석불
경주 토함산 석굴암 본존불과 비슷한 석불도 있다.
한시기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시대를 거치면서 다양하게 조성된 것 같다.
부처님 열반 시 인도에는 불상이 없었다.
그 후에도 오랫동안 불상을 만들지 않았는데,
그리스의 알렉산더 대왕이 인도를 침입하면서
그리스, 로마의 인물상들이 인도에 알려졌고,
그래서 인도에 사람 모양의 석불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떠올라졌다.
석굴 안의 부처님들도 이런 역사적인 사건들을 배경으로 해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
인도의 석불은 중국으로, 동남아로,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전해졌고...
그 당시 동서양의 문화교류의 한 척도로서의 불상제작
영은사 가는 길 옆의 키 큰 나무들
삼나무도 보이고, 500년이 넘은 나무들도 있다.
대륙 스타일의 영은사
그 스타일에 걸맞게 영은사도 엄청 크다.
대찰 영은사
건물도 엄청 크고, 건물 안의 불상들도 엄청 크다.
상해 정안사보다 규모면에서 훨씬 크다.
많은 사람들이 입구에서 향을 받아 촛불로 향을 피워
향로 앞에서 고개를 세번 숙이면서 기도를 올린다.
커다란 향로, 정안사에서처럼 향로 안의 구멍 안에 동전을 집어넣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상해 정안사에서는 그렇게 열심히 동전을 던지던 내 동생은
이번에는 무심히 지나친다.
화단의 꽃들
동백도 피어있고, 나무가지에 노란 꽃들도 피어있다.
겨울이 없는 따뜻한 나라, 항주
절 안에도 나무들이 많아
키 큰 나무들과 웅장한 건물들이 서로 경쟁을 하는 것 같다.
한여름이었다면, 그게 장관이었을 것 같다.
출구로 내려오면서 길가의 작은 가게들을 내 사진기에 담는다.
외국여행 시에는 사소한 풍경들도 결코 사소하게 보이지 않는다.
절을 나와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오고...
영은사
동진시대 불교 고찰
서호 서쪽 비래봉에 있으며 동진 시대에 건축된 1,6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유명 사원이다.
대웅보전 앞뜰 양쪽에는 북송시대에 세워진 두개의 8각9층탑이 있고,
경내 주요 건물로는 천왕전, 대웅보전이 있다.
대웅보전의 전각 안에는 단향목을 조각해서 만든 높이 19.6m의 석가모니상이 있는데,
이는 중국 최대의 목조 좌상이라고 한다.
청나라 강희제가 절의 뒷산 정상에 올라 영은사의 절경을 감상하고
'운림선사'라는 편액을 하사했다.
이나미님, 민보영님의 "ENJOY 상하이, 항주우, 쑤저우" 중에서... p.284
이 호텔, 미가아취 주점에서 이틀을 머물려고 했는데,
이 호텔에서는 음식을 해 먹을 수가 없어서
부득이하게 호텔을 바뀌게 되었다.
작은 어머니께서 음식들을 해 먹을 요량으로
쌀과 김치, 밑반찬 등을 바리바리 싸 오셔서
필히 음식을 해 먹을 호텔이 필요했다.
두 대의 택시를 타고 항주 중심가의 Residence Hotel, Oakwood Hotel로 간다.
호텔방을 배정 받고, 짐을 올려놓고, 다시 호텔을 나온다.
호텔 근처의 식당, Hello27에서 파스타와 햄버거를 먹는다.
내 동생과 사촌동생은 파스타가 맛있다고 했고,
햄버거는 양이 엄청나게 컸다.
점심 후 가까운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두번이나 갈아타고 청하방으로 간다.
버스 안에서 보는 항주 시가지
나는 항주는 서호를 낀 관광도시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상해 같은 대도시이었고,
도로도 넓고 구획도 네모 반듯하고 질서정연하여
상해에 비해 정리정돈이 잘 된 도시처럼 보였다.
중국 사람들은 소주에서 태어나 항주에서 사는 것이
큰 복이라는 말의 뜻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오지앙 플라자 앞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청하방,
남송여가를 찾아간다.
항주의 중심 상가지역
길거리에는 그리 사람들이 많지 않다.
항상 중국에 오면 느끼는 것이지만, 중국 여행은
주말과 휴일을 피해 와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에 치여 제대로 돌아다닐 수도 없다.
길 옆의 작은 수로,
예쁜 건물에 예쁜 가게들
이정표가 세워진 사거리에서부터 옛건물들로 어우러진 청하방이 나온다.
이 곳은 입구보다 사람들이 더 많다.
옛시대의 건물들
지난 어느 시대에 와 있는 것 같다.
갖가지 상품들
도장이 유명한지 도장 파는 가게들이 눈에 띄이고,
우산, 엽서, 엿, 인형 등등 갖가지 물건들을 팔고있다.
수제품들이 많아 공방거리처럼 보인다.
내 동생은 야경이 아름답다고 하던데,
지난번에 다녀왔던 우전보다 못한 것 같다.
청하방을 지나 서호 야경을 보기 위해 언덕길을 오른다.
오르는 길에 한국 사람들이 한국말을 하시면서 언덕길을 오르고 계신다.
긴 언덕길을 올라 오산경구, 전망대에 오른다.
그런데 미세먼지 때문에 서호도, 육화탑도, 항주 시내도 잘 안 보인다.
어쩜 당연한 일인데 우리 가족들 모두 새삼 실망을 한다.
1층의 전시실에는 남송의 수도, 항주의 사람들이 모형과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가운데 성과 기와집들
그 당시 남송시대의 번성함을 알려주는 것 같다.
남송시대
경제적인 번영을 바탕으로 소설과 희극이 발전했다는 이야기가 떠올라졌다.
긴 언덕길을 내려오면서 삼국지의 오나라를 떠올린다.
항주... 삼국지의 오나라의 땅
오나라
천하통일을 꾀하기보다는 나라를 지키는, 수성에 힘쓰던 나라
오나라에는 훌룡한 신하들과 장수들이 많았다.
손견, 손책, 손권의 나라
주유, 노숙, 육손, 장소, 감녕, 여몽, 태사자
나는 개인적으로 삼국지에서 태사자를 좋아했다.
요동 출신으로 효심이 깊고 용감했던 용장, 태사자
그런데 삼국지에서 태사자의 활약은 그리 많지 않았다.
어쩌면 어린시절 나에게 중국은...
삼국지와 실크로드의 나라이었다.
오산 공교점(버스 종점)에서 25번 버스를 타고 중간에서 내려 다시 24번 시내버스를 갈아타고 호텔로 돌아온다.
호텔방에서 작은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떡볶이로 늦은 저녁을 먹고,
식당 탁자에서 오늘의 여행기를 이어쓴다.
여행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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