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2박3일 경주 벚꽃 여행기... 첫쨋날(4.5)

자작나무1 2019. 4. 7. 20:42

   봄은 어디에서 오는가 2...(2012. 3.22)

 

 

  너는

 황량한 마당의 갈라진 틈을 비집고 나오는 잡초들의 끈질김 속에서

 우리학교 뒷뜰 산수유나무 가지 끝에 매달린 노오란 꽃몽우리 속에서

 주인을 따라 쫄랑쫄랑 쫓아가는 강아지들의 바쁜 걸음 속에서

 새들의 시끄러운 재잘거림과 분주한 움직임 속에서

 남녘에서 들려오는 꽃소식 속에서

 점심 먹고 앉아 있으면 조금씩 밀려오는 춘곤증의 혼곤함 속에서

 

  고양이의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한발짝씩 다가오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씻고

어젯밤 내 동생이 가져온 족발과

내 동생이 만들어 놓은 요구르트를 먹고 집을 나온다.

오늘은 성주와 경주로 여행을 떠나는 날

2박3일 경주여행 첫날

한달 전부터 성주와 오늘을 손꼽아 기다렸다.

한달 전부터 매일 전화로 카운트 다운을 하였다.

한달, 25일, 15일, 열흘, 일주일, 삼일, 내일...

신도림역에서 강변역으로 가고...

동서울 종합버스터미널에서 원주로 가는 직행버스를 타고

원주로 간다.

동서울 종합버스터미널 주변에는 꽃들이 많이 피어있다.

목련, 개나리, 벚꽃

그런데 날이 미세먼지로 흐려 화사해 보이지 않는다.

뿌연 봄

작년에는 이 꽃들을 보면서 여주와 이천으로 봄여행을 떠났었다.

원주 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원주 우체국으로 가고...

우체국 주변의 편의점에서 성주를 만난다.

성주차를 타고 중앙고속도로로 간다.

금요일 오전시간이라 중앙고속도로에는 차들이 적다.

신나게 달려 나간다.

치악 휴게소에 들려 볼일을 보고,

안동 휴게소애 들려 고구마 튀김을 사서 먹는다.

어렸을 때에는 고구마 튀김이 맛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았다.

차라리 Pringies의 감자 튀김을 살 것을...

차 안에서는 성주가 고등학교 때의 일들을 이야기한다.

중학생 때 만화방 안의 작은 방에서 음란비디오를 보았던 일들...

실비아 크리스텔의 "엠마뉴엘" "개인교수"

나도 성주와 함께 그 방에서 그 비디오를 보았던 기억이 난다.

성주는 지금 생각하면,

그리 야하지도 않았고, 실비아 크리스텔도 그리 이쁘지 않았다는 이야기

그럼에도 관음증에 걸려 시간이 나면 그 만화방을 찾아갔던 일들...

대구를 지나고, 금호강을 따라 경주로 간다.

경주 도착

차가 막히지 않아 생각보다 빨리 경주에 도착했다.

그럼에도 원주에서 대구는, 경주는 먼 거리였다.

톨게이트를 지나 점심을 먹으려 황남동 입구의

별채반 교동쌈밥집으로 간다.

 

 

 

 점심시간이 훨씬 자났는데도, 손님들이 많다.

나는 경주에 자주 왔슴에도 쌈밥은 처음이다.

경주의 대표음식, 쌈밥, 교리김밥, 한정식

1인은 팔지 않을 것 같아 아예 찾아가지도 않았다.

명성답게 반찬이 푸짐하고...

까다로운 성주는 그래도 명색이 쌈밥인데,

쌈이 적다고 투덜거린다.

그래도 반찬들이 많아 늦은 점심을 잘 먹는다.

불고기, 새우튀김, 꽁치조림, 된장 등등

만찬을 즐긴 후 그 옆의 한옥찻집 "서울커피 황남동"으로 간다.

 

 

 

 

 

 이 찻집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찻집이다.

메타쉐콰이어 다섯 그루가 지키고 있는 

황남동 고분군 앞의 2층의 한옥찻집

그래서 예전부터 가서 사진을 찍고 싶어했던 찻집이다.

2층에서 황남동 고분군을 보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이 카페는 서울의 핫한 지역으로 떠오른 익선동에도 있다고 한다.

나중에 시간을 내서 거기도 찾아봐야지... 

커피를 마시면서 성주에게 이번 경주여행에서

커피는 웬만하면 한옥찻집에서 먹자고 부탁을 한다.

카페를 나와 골목길, 황리단길을 지난다.

경주에서 핫한 지역, 황리단길

골목 주변으로 예쁜 가게와 찻집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이 골목길에는 나이 어린 여자들이 많이 보인다.

황리단길을 지나 보문호수로 간다.

이번에 경주여행을 정한 것은 순전히 경주의 벚꽃을 보기 위함이었다.

경주벚꽃

현대 호텔 지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보문호수로 간다.

 

 

 

 

 

 

 

 

 

보문호수 호반길

그 길에는 우리의 기대대로 벚꽃이 만발해 있었다.

드넓은 호수와 하얀 벚꽃

벚꽃 아래 많은 사람들

완전 꽃길이다.

벚꽃과 호수를 사진 찍으면서 호반길을 걷는다.

벚꽃이 휘어져 호수에 닿을 것 같고...

호수 건너로 놀이시설과 호텔, 황룡탑 건물이 보인다.

기분 좋은 풍경들

여행 첫날의 설렘들이 호수 주변에 가득하다.

기분 좋음

난 올해 벚꽃놀이를 경주 보문호수에서 한다.

한참을 걷다가 다시 되돌아 걸어온 길을 거슬러간다.

현대 호텔 앞 음악당에서는 밤에 있을 음악회 리허설이 열리고 있다.

 

 

 

 의자에 앉아 그 리허설을 구경한다.

한사람과 여러 사람이 나와 가곡과 이탈리아 가요를 부른다.

뒷편으로 넓은 호수가 출렁이고,

호수로부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거기에 노래까지 함께하니 분위기가 참 좋다.

두번째로 기분 좋은 풍경

여행길

한참을 노래를 듣다가 바람이 차가워져서

차를 주차한 현대 호텔 지하 주차장으로 간다.

차를 타고 우리가 미리 예약한 아리수 호텔로 간다.

 

 

 

 

 

 성주가 갑자기 통닭이 먹고 싶다고 해서

호텔 앞 통닭집

놀부옛날통닭집에서 치킨에 소주를 마시고...

TV로 강원도 산불소식을 본다.

한병, 두병

이렇게 집을 떠나 멀리에서 술을 마시니 좋다.

경주의 밤은 점점 깊어져만 가고...

통닭집을 나와

아리수 호텔로 들어와 씻고,

다시 YTN 뉴스로  강원도 산불소식을 보다가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잠에 빠진다.

여행 첫날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