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2박3일 강진여행기... 첫쨋날(3.1절)

자작나무1 2019. 3. 6. 20:28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씻고,

어제 내 동생이 만들어놓은 굴전을

우유와 함께 먹고 집을 나선다.

오늘은 2박3일 강진여행을 떠나는 날

신도림역에서 전철을 타고 용산역으로...

기차 출발시간까지는 1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

편의점에서 커피도 사 마시고,

역 바깥에서 담배도 피우고,

의자에 앉아 연합뉴스 TV도 본다.

기차 출발시간에 맞춰 승강장으로 내려가고...

기차에 올라탄다.

목포행 KTX 산천

출발(09:30)

의자에 앉아 멍하니 창 밖을 내다보면서 간다.

미세먼지로 흐린 날씨

하늘도, 먼 거리의 풍경들도 뿌옇기만 하다.

올 겨울은 그리 춥지도 않았고, 눈도 많이 내리지 않았다.

또한 날이 따뜻한 날에는 미세먼지가 극성이었다.

三寒四迷

광주송정역 도착

역 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좌석02번 무등산 국립공원행 시내버스를 타고

광천터미널 버스정류장으로 가고...

광천터미널 U-square의 Food Court, 성화정에서 백반을 시켜 먹는다.



 터미널 식당임에도 반찬들이 풍성하고

된장찌개에 게와 새우가 많이 들어가 있어 맛있다.

식사 후에는 Caffe bene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서울에서는 Caffe bene가 많이 문을 닫고 있던데,

지방은 그런 것 같지 않다.

커피를 마신 후에는 버스터미널 매표소에서 강진행 버스표를 사고,

강진행 직행버스를 타고 강진으로 간다.

오래간만에 찾아온 광주

광주시내를 돌아다니면서 광주도 빠르게 변하고 있슴이 절로 느껴진다.

광주시내를 지나고, 나주 외곽을 지나 영암읍을 지나간다.

날이 흐려 앞에 월출산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월출산의 고장, 영암

영암과 강진의 경계지역인 풀치터널을 지난다.

터널 이후에도 월출산이 멋지게 보인다.

삐죽삐죽한 바위들로 이루어진 월출산

성전을 지나 강진읍, 강진 버스여객터미널

터미널에서 마량으로 가는 버스표를 사고,

얼마간 시간이 남아 대합실 의자에 앉아

영화 "아이 캔 스피크" 마지막 부분을 본다.

나문희님이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마지막 연설을 하신다.

위안부로서 일본으로부터 마땅히 사죄를 받아야겠다고...

또한 위한부 할머니들이 다 돌아가시기 전에 일본이 사죄를 하는 것이

일본으로서도 그 죄의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명연설

그럼에도 일본은 아직껏 사과 한마디 없다.

과거는 있으나, 역사의식이 없고,

유감이나 통감은 있으나, 사과나 사죄는 없는 일본

당목항행 시내버스를 타고 마량으로 간다.

도심 이후에는 강진만, 바다를 따라간다.

그런데 그 바다가 희뿌연한 미세먼지들로

바다처럼 보이지 않는다.

바다 옆을 지나가는데도 바다 기분이 나지 않는다.







 마량미항

안내판에는 제주도에서 건너온 말들이

이곳에서 육지 적응을 한 후에 한양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상록수림으로 이루어진 까막섬

내가 오래전에 선비와 산적두목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에 마량포구가 나와 일부러 제일 먼저 마량항에 온 것이다.

 

   선비와 산적두목(일곱)

 

   선비는 오늘도 해지는 시간에 맞춰

  마량포구에 도착한다.

  바다 위에 떠있는 섬 뒤로

  하루해가 저물고 있다.

  서녘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고...

  붉은 해는 달모양을 이루면서

  바다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런 광경을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는 선비.

  갑자기 뒤에 기척이 들려 뒤돌아보니,

  산적두목이 자신의 뒤에서

  해 넘어가는 풍경을

  황홀에 젖어 바라보고 있다.

 

  산적두목 : 선비님, 잘 있으셨습니까

                 오래간만입니다.

    선비    : 정말 오래간만입니다.

                그동안 바쁘셨지요.

 산적두목 : 산채를 내려와 전주천변에 싸전을 차리느라고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겨 가게를 나올 수 있었습니다.

    선비    : 싸전과 함께 굶주린 농민들에게

                쌀을 나눠주고 있다는 것을

                인편을 통해 이미 알고 있습니다.

 산적두목 : 저도 제 생애 중에 제일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 뿌듯한 일이기도 하고요...

                그런 식으로 제 아버지의 죄를

                이 세상에서 조금이나마 갚고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선비    : 어버지의 잘못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계시나 봅니다.

 산적두목 : 잊을 수가 없죠.

                 그것을 잊어서야 사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또한 그것으로 인해

                새로운 세상을 열겠다는 마음도 가지게 되었구요.

     선비   : 새로운 세상을 여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두목님의 건강을 잘 지키십시요.

 산적두목 : 명심하겠습니다.

                 항상 신경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선비   : 밤이 돼서 날이 춥습니다.

                제 초막으로 가셔서 저녁식사와 함께

                약주라도 드시지요.

 산적두목 : 네, 해가 지니, 바닷바람이 더 사나와지네요.

                 추위를 피해 선비님 초막으로 가겠습니다.

 

  선비와 산적두목은 어두워진 바다를 뒤로한 채

 선비가 귀양생활을 하는 초막으로 발길을 옮긴다.

 

 날이 흐려 바다 사진이 영 아니다.

낮임에도 저녁처럼 나오는 사진들

섬과 바다 위의 배들은 평화로운 풍경인데...

바다 주변을 돌아다니고,

빨간등대에도 가본다.

등대를 나와 식당 주변을 돌아다니고,

서은이네 식당에서 백반을 시켜 먹는다.



 이번 여행의 주안점은 백반이다.

광주백반, 강진백반

저번 2박3일 고창여행에서도 그래었다.

저녁 식사 후에는 Cafe "BLUE BIRD"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휴일임에도 카페에는 손님들이 많지 않다.

카페를 나와 마량 버스여객터미널에서 강진으로 가는 농어촌 버스를 타고

강진읍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