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2박3일 부산여행... 셋쨋날(1.13)

자작나무1 2019. 1. 19. 10:30

 어젯밤에는 일찍 잠을 잤는데,

중간에 깨어 한참을 누워있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잠자리가 바뀌니까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침 8시에 일어난다.

시간을 확인하면서 내일부터는 출근인데...

그러면서 살짝 걱정이 든다.

TV를 켜고

MBCMUSIC 음악앨범 "다시 듣고 싶은 히든 트랙"을 본다.

90년대 음악들...

히든 트랙이지만 내가 잘 아는 노래들이 나온다.

내가 좋아하는 이상은님의 "언젠가는"이라는 노래도 나온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 보니
 우리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눈물같은 시간의 강 위에
 떠내려가는건 한다발의 추억
 그렇게 이제 뒤돌아 보니
 젊음도 사랑도 아주 소중했구나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헤어진 모습 이대로


  노래도 좋지만, 가사도 좋다.

지나간 젊은 날들을 그리워하면서

그 젊은 날들을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노래

9시에 씻고,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하룻밤 묵은 모텔을 나온다.

수영교차로(수영역) 버스정류장에서

63번 어린이대공원행 시내버스를 타고 어린이대공원으로 간다.

이 버스는 등산버스인지

배낭을 맨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많이 타신다.

3호선 망미역, 배산역을 지나고

연제구청을 지난다.

지난해 6월에 다녀왔던 부산시민공원도 지난다.

어린이대공원 버스정류장에 도착

그 옆의 한솥에 들어가 도시락으로

아침겸 점심을 해결하고

식당 옆 Homestead Coffee에서 카푸치노를 마신다.

창 밖으로는 내가 가야할 어린이대공원이 보이고,

카페 안에서는 샹송이 조용하게 들려온다.

커피를 마시면서

배낭에 있는 주강현님의 "풀어낸 비밀 속의 우리문화2"를 읽는다.

지난달 3박4일 창원여행에서도 함께했던 책

책이 너무 좋아 천천히 읽고있다.

아끼면서...


 "사흘 전 아침에 떠났던 시

 베리아 레나 강가 야쿠트 공화국의 수도 야쿠츠크에서의 새벽을, 한여

 름의 북극은 새벽이 가까워지도록 어둠을 몰랐다. 환한 대낮같이 붉게

 타오르는 새벽을 뒤로 남긴 채, 조그마한 공항으로 내달렸다. 자작나

 무숲이 끝없이 펼쳐졌고 툰드라의 침엽수림이 지평선 끝까지 이어졌

 다. 당시만 해도 하이로프스크행 비행기가 없었기에 시베리아를 가려

 면 꼭 모스크바를 거쳐 지구의 절반을 되돌아야만 했다. 긴 여행의 끝

 에 나는 깊이 깨달은 바가 있었다.

 

  나를 키워준 것은 길이었다."

 

 "주강현님의 우리문화기행 - 풀어낸 비밀 속의 우리문화2" 중에서 p.342

 

 

 

 

 

 

 

 

 카페를 나와 도로 건너편의 어린이 대공원을 내 사진기에 담고...

원형의 로타리, 횡단보도를 건너 어린이 대공원으로 간다.

어린이 대공원이 백양산과 금정산에 연이어 있어

산에 가시는 분들이 많으시다.

부산 어르신들의 놀이터

나는 어린이 대공원 안에 나무들이 좋아

자주 찾아왔던 곳이다.

오래된 나무의 오래된 공원

경삿길을 따라 어린이 회관을 찾아간다.

어린이 대공원에 자주 왔슴에도

어린이 회관에 올라가본 적이 없다.

벽에는 동화를 주제로한 벽화들이

건너편에는 이런저런 어린이 놀이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길 옆의 키 큰 나무들

대나무들도 자주 보인다.

조그만 이순신 장군님 동상을 지나

탑 형태의 어린이 회관으로 들어간다.

어린이 회관은 어린이 회관답게

아이들과 부모님들로 왁자지껄하다.

과학시설과 전시실로 꾸며진 어린이 회관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가 전망을 내다본다.

날이 흐려 전망이 별로다.

큰 도로 옆으로 빼빽이 들어찬 집들, 건물들

오히려 그 아래 수원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

어린이 회관을 내려와 도로를 따라 성지곡 수원지로 간다.

휴일이라 사람들이 많으시고...

길 아래 빽빽이 들어찬 편백나무숲

그 자체로 장관을 이룬다.

내가 좋아하는 편백

부산에는 이런 편백숲들이 많다.

일제시대 일본놈들이 한국을 일본식으로 만들려고

남부지방에 이런 편백나무 조림을 많이 했다고 한다.

중간의 매점에서 사이다를 사먹고...

성지곡 수원지로 간다.

성지곡 수원지 입구의 둑방은 막아놓았다.

옆의 아저씨께서 수원지의 댐을 보수할려고

이렇게 막아놓았다고 말씀을 해 주신다.

수원지 아래의 편백나무숲

그 숲 아래로 데크길이 마련되어 있다.

편백나무숲 속으로의 산책길

게다가 공사로 수원지 물을 빼고있어

물소리도 우렁차다.

어느 숲속에 와 있는 느낌

그래서 어린이 대공원을 좋아한다.

상쾌한 느낌

편백나무와 물소리를 들으면서 아래로 내려간다.

어린이 대공원을 나와

공원 입구의 버스정류장에서

다시 63번 청강리공영차고지행 시내버스를 타고

수영역 방향으로 간다.

아침에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공원을 돌아다니면서 문득 수영강이 보고 싶어졌다.

강 하구, 그래서 넓은 폭의 수영강

수영교차로(수영역) 버스정류장을 지나고,

그 다음의 수영현대아파트(민락역) 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큰 도로를 건너고 아파트 옆길을 따라 수영강으로 간다.

 

 

 

 

 

 날이 맑아 주변이 환하게 잘 보인다.

넓은 수영강

그 건너편의 신세계 백화점과 벡스코

높다란 아파트들...

강 건너편을 내 사진기에 담는다.

아래 조그만 물새들이 보여 기쁜 마음으로 내 사진기에 담고...

2012년도였던가

한 때는 겨울 철새에 빠져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새사진을 찍었다.

한강, 춘천 소양강, 속초 청초호, 강릉 남대천 하류

새사진을 찍으면서 내 사진기로는 턱없는 일이라는 생각에 다음해에는 사진을 찍으러 다니지 않았다. 

넓은 강을 바라보면서

예전에 김훈님의 에세이 "자전거 여행"에서 읽었던 구절이 떠올라졌다.

젊어서는 강의 상류가 궁금하였는데, 나이 들어서는 강의 하구가 보고 싶어졌다는 글

나는 어려서부터 강의 상류에 대해서는 별로 궁금해하지 않았다.

강의 상류가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대신 어려서부터 강의 하구, 넓다란 강에는 가보고 싶어했다.

어려서부터 조숙했던 나

그래서 우리 할머니는 나와 이야기를 하면서

애늙은이같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었다.

수영강을 나와 수영교차로(수영역) 버스정류장에서

1001번 하단행 좌석버스를 타고 부산역으로 간다.

어제와 엊그제는 지하철 여행이었는데,

오늘은 버스여행이다.

수영교차로에서 경성대학교 방면으로 달린다.

이 길은 내가 자주 다녔던 길이다.

부산역에서 해운대로 가는 길

아주 오래전에는 송도해수욕장에서 해운대까지 걸어갔던 일도 있다.

이틀 일정

부산역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부산역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Brown Hands로 간다.

 

 

 

 

 (구)백제병원을 카페로 리모델링하였다.

낡은 건물

내부도 빈티지한 분위기로 가득하다.

낡은 내부벽, 네모난 나무 유리창, 바닥도 옛스럽다.

깨끗하고 깔끔한 요즘 카페에 대한 반란, 변신

그런 변신들이 정겹게 느껴진다.

아날로그 분위기의 카페

그래서 그런지 카페 안에는 젊은 사람들이 많았고,

나처럼 카페 내부를 사진 찍는 사람들도 많으셨다.

배가 고파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치즈케잌을 먹고...

카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카페 내부를 사진기에 담는다.

Brown Hands를 나와 부산역 버스정류장에서

27번 충무동행 시내버스를 타고

남포동비프광장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이곳에 내리니, 내가 정말 부산에 와 있슴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내가 많이도 왔던 곳

사람 많은 곳

도로를 건너 자갈치시장으로 가고...

시장 내 남현횟집에서 생선구이를 먹는다.

내가 부산에 오면 꼭 먹는 음식

생선구이를 먹고 자갈치 시장 바닷가 쪽으로 간다.

부산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바다를 한번 더 볼 요량으로...

 

 

 

 이곳에도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이 새우깡으로 갈매기를 유인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 많은 갈매기들...

사람과 갈매기들이 새우깡으로 교감하는 시간들...

많은 갈매기들을 내 사진기에 담고,

앞의 바다도 내 사진기에 담는다.

송도 가는 도로, 영도, 작은 배들이 정박되어 있고...

바다 분위기에 흠뻑 빠진다.

바다가 옆에 있어 행복한 도시

바닷가를 나와 남포동 버스정류장에서

134번 용담동행 시내버스를 타고 부산역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아직까지는 기차시간이 많이 남아

건너편 Angel in-us Coffee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다시 도로를 건너가 부산역으로 간다.

아직도 시간이 남아 대합실 의자에 앉아

KNN SBS에서 런닝맨을 본다.

2박3일 부산여행

2박3일 부산여행도 짧기만 했다.

아쉬움

기차시간에 맞춰 승강장으로 내려가고

행신역으로 가는 KTX산천에 올라탄다.(18:25)

 

 내가 좋아하는,

더 나아가 편애하는 부산

다음 부산여행지는 벌써 정해졌다.

이번에 못 간 아홉산

동래역 금정산 범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