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영화 "서편제"를 보고(둘)...
잃어버린 우리 소리를 찾아서...
소리 선생 유봉과 소리를 하는 송화, 북을 치는 동호는
남도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면서 소리를 한다.
가난, 멸시, 안정되지 못한 삶
어느 날 동호는 그런 가난이 싫어 부녀를 떠난다.
서울로 올라간 동호는 약재상이 되고,
남도의 한약방에서 약재를 구하면서
헤어진 부녀를 찾는다.
여기서 헤어진 부녀는 우리의 소리이고,
동호는 우리의 소리를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사람들에게 백방으로 수소문을 하고,
유봉의 친구를 만나 그들의 소식을 듣는다.
그들은 여전히 떠돌아다니고, 가난 속에 머물러 있다.
우리의 소리가
서양 음악에 밀려 잘 들을 수 없듯이...
약장수 앞에서 소리를 하고,
남의 잔치상에서 소리를 하면서
겨우겨우 살아가는 모습들은
우리 소리의 처지를 대변해 주는 것 같다.
소리를 들을려고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그 소리에 감동을 하면서도
그 소리를 하는 사람들은 무시를 한다.
천민
우리의 소리가 우리의 소리라고 내세울 수도 없고,
우리도 우리의 소리라고 더 아끼고 사랑하기에는
듣기 좋은 음악들이 다양하게 많다.
또 우리 소리이면서도 낯설고 어려운 느낌
영화의 마지막
유봉은 죽고,
동호는 어느 술집에서 누나, 송화를 만난다.
보통 사람들이었다면,
부둥켜 안고 울면서 지난 날들을 이야기 했을텐데,
이들은 소리꾼이다.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소리로서 지난 날들의 회포를 푼다.
서로 눈물을 흘리면서 북을 치고, 소리를 한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
마지막 장면
송화는 앞선 어린 아이의 끈을 잡고
길을 나선다.
임 권택 감독님은 이 어린 아이를 내세워
우리 소리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어하셨겠지만,
영화를 보는 나에게는
그 희망의 크기가 너무나 왜소해 보였다...
영화 "서편제"
감독 : 임 권택님
주연 : 김 명곤님, 오 정해님, 김 규철님
1993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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