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영화 "취화선"을 보고...

자작나무1 2024. 6. 3. 06:52

 

 300. 영화 "취화선"을 보고...

 

 조선 후기 천재 화가, 오원 장 승업 이야기

그림을 잘 그렸던 오원

그러나 선비들은 그의 글공부가 짧다는 이유로,

천민이라는 이유로 그를 무시한다.

그림을 그리는 동료들조차도

중국의 유명 화가의 그림을 모방하는 수준이라면서

그의 그림을 깎아 내리고...

그런 세상이 싫어 혼자 세상을 떠돌아 다니면서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그리면 아이가 동네에 나가 그림을 팔아

하루 먹을 양식을 구해온다.

그의 명성은 점점 퍼져 나가고....

그를 시기하던 양반들도 그에게 그림을 부탁한다.

 

 청계천의 고아였던 그를 받아 집에서 키웠던 

개화파 김 병문은 그에서 선경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참모습을 담은 진경을 그려보라고 이야기 하고,

그런 김 병문의 말씀에 

선경이 사람들에게 마음의 위안을 줄 수 있다면,

그만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오원도 오원 나름대로 그의 고집이 있고,

그 고집으로 세상과 맞선다.

나중에 오원은 김 병문의 말씀대로

진경을 그려 김 병문에게 받친다.

 

 왕실의 부름을 받아 궁궐 안에서 그림을 그리던 오원은

청의 북양군벌 원세개에게 그림을 바치라는 명을 거부하고,

답답한 궁 생활이 싫어 안료를 구해 온다는 핑계로

궁궐을 나와 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세상과 불화를 겪는 오원을,

그럼에도 자신의 방식대로 한평생 세상을 살아가는

오원의 모습이 잘 그려졌다.

닭도 아니면서 지붕에 올라 술을 마시면서

세상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 모습은

오원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우리 역사의 기인을 만난 기분이었다.

 

 기인답게 그의 죽음도 특별났다.

도자기 굽는 마을을 찾아 들어가,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던 오원은

어느 날, 도자기를 굽는 가마 안으로 들어가

자신의 삶을 마친다.

 

 거기에 조선 후기 상황들이 잘 그려졌다.

열을 맞춰 절도 있게 행군하는 일본군과

군기 빠진 청군들

갑신정변

고부 군수 조 병갑의 집에서 그림을 그리던 오원은

그날밤 동학군의 습격으로 집에서 쫓겨난다.

탐관오리의 비위나 맞추면서 그림을 그리는 놈이라는 욕을 듣고, 

그럼에도 화가라는 이유로 죽음 대신 쫓겨났다.

화가 오원 장 승업의 이야기와 함께

조선 후기, 무너져 내리는 조선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임 권택 감독닙의 영화답게

영화 내내 우리 소리가 들려왔고,

중간중간 우리 산하의 아름다운 장면들이 펼쳐졌고,

영화를 보면서

임 권택 감독님이 이 영화를 통해서

당신의 세계를 마음껏 펼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런 세계에 푹 빠져서 영화를 보았다.

 

 영화 "취화선"

감독 : 암 권택님

출연 : 최 민식님

          안 성기님 , 유 호정님, 김 여진님, 손 예진님

2002년작          

 

 *이제까지 내가 쓴 영화 감상문 중 임 권택 감독님이 연출한 영화들

   서편제(17, 92), 춘향뎐(73), 태백산맥(115), 장군의 아들(147), 

   취화선(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