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고...

자작나무1 2024. 5. 9. 07:04

 

 298.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고...

 

 #1. 노부부 이야기

 

 할머니는 치매에 걸려 집에 갇혀 지내시고,

할아버지는 동네 주차장에서 주차 관리를 하신다.

새벽 일찍 일어나시고,

할머니가 집에 나오지 못 하도록 꼭 대문을 잠그시고,

출근을 하신다.

벽에 큰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시는 할머니

어느 날, 할머니의 속옷에 피가 묻어 있고,

할머니랑 병원에 가신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얼마 살지 못 하실 것이라는 

의사의 소견을 듣는다.

할아버지는 가족들을 집으로 부르시고,

가족들 앞에서 아무 말씀도 없으시다.

가족이 많아도 두분이서 쓸쓸하게 사시는 모습에

노년의 쓸쓸함이 아프게 다가왔다.

할아버지는 방에 연탄불을 지피시고,

할머니의 손을 꼭 잡으시고

두분이서 하늘나라로 떠나신다.

가슴 아픈 장면

할머니, 할아버지 모습에서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하고,

부부란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영화 "노트북"의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영화 속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마지막은

거룩하고 숭고하게 느껴졌다.

 

 #2.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 이야기

 

 새벽마다 오토바이를 타시고 우유 배달을 하시는 할아버지는

골목길에서 폐지를 줍고, 리어카를 끄시는 할머니랑 자주 마주치고,

어느 날, 할아버지의 오토바이에서 튄 돌을 맞고 쓰러지신 할머니

할아버지는 쓰러지신 할머니에게 다가가 

괜찮으냐고, 나 때문에 쓰러졌냐고 물어보시고,

할머니는 괜찮다고 말씀을 하신다.

그 일이 있은 후,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우유를 건네고,

우유 빈 곽을 모아 할머니에게 드린다.

그러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가까워진다.

할아버지는 쪽지로 할머니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시고,

그런데, 할머니는 글자를 모르신다.

 

 송씨 할머니

당신이 태어나실 때 아빠는 징용으로 먼 곳으로 끌려가시고,

아버지가 이름을 지어주셔야 하는데,

아버지가 안 돌아오셔서 그 흔한 이름조차 얻지 못하셨다.

어릴 때

영월에서 어떤 남자를 만나 부모님 몰래 서울로 도망치시고,

서울에서는 폭력적인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시면서 사셨다.

할머니가 애를 갖자 남편은 떠나버리고...

그래서 할머니는 이름도, 주민등록조차 없이 사셨다.

영화 속에서 불쌍한 사람들을 많이 보았는데,

이렇게 불쌍하게 사신 할머니는 처음 본 것 같다.

그래서 마음이 더더욱 아팠다.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데리고 동사무소에 가셔서

할머니의 이름을 송 이뿐이라고 지어주시고,

주민등록증도 만들어 주셨다.

할머니의 생일날

할아버지는 케잌과 선물을 사가지고 할머니의 방으로 간다.

조그만 방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조그만 소반 위에 케잌을 올리시고,

케잌 위에 춧불을 켜고 방 안의 불을 끈다.

너무 초라한 할머니의 생일상 앞에 내 마음은

또 한번 울컥하였고...

그럼에도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랑으로

방 안이 가득찼음을 알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예쁜 머리핀을 선물하시고...

할머니에게 '그대를 사랑합니다'라고 어렵게 말씀을 하신다.

 

 이웃이셨던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장례식장을 다녀 온 후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할아버지의 사랑을 오래 간직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말씀을 하시고...

청천벽력같은 할머니의 말씀에 놀라시고, 서운해 하시고...

그러면서 할머니의 마음을 알기에 순순히 할머니의 말씀을 따르신다.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손수 차로 운전하여 고향으로 데려다 드리신다.

이 부분에서 나이 드신 어르신들의 품격있는 사랑이 절로 느껴졌다.

 

 영화의 마지막

할아버지는 병원에 누워 계시고...

가족들 앞에서 삶의 마지막을 놓는다.

장면이 바뀌고...

할아버지는 할머니랑 오토바이를 타고 어딘가를 달리신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행복한 모습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태운 오토바이는

영화 "E. T"의 유명한 장면처럼

하늘로 떠올라 둥근 달을 배경으로 날아가신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멋진 장면으로 마무리 하였다.

원작자, 강 풀님의 영화 속 할아버지와 할머니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이런 멋진 장면으로 마무리 했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감독 : 추 창민님              원작 : 강 풀님

출연 : 이 순재님, 윤 소정님, 송 재호님, 김 수미님

          오 달수님, 송 지효님, 이 상훈님, 김 비빈님

2011년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