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예전부터 북한산 화계사에 가보고 싶었어요.
그 이유는 첫째 전에 TV에서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라는 책을 쓰신 현각스님의 이야기를 보면서 언젠가는 화계사에 한 번 가봐야지 맘 먹었어요.
또 다른 이유는 제가 작년에 청계천으로, 서울광장으로 집회에 다닐때 가끔씩 연사로 나오셔서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신
화계사 주지스님 수경스님을 떠올리면서 그곳에 가보고 싶었어요.
절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그래서 그 두분을 많이 떠올렸어요.
저번에 청량리의 영휘원과 숭인원을 돌아다니면서도 대원군과 민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었는데, 여기서도 대원군을 만나게 돼네요.
위의 글을 읽으면서 대원군과 민비의 갈등은 처음부터 그 두사람의 정치적 지지기반이 서로 달라서 생긴 것이 아니었나 싶었어요.
권력기반이 약했던 민비는 기존의 안동김씨를 중심으로 한 세도정치세력과 러시아와 친러파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고,
대원군은 그들때문에 조선이 이모양 이꼴이 되었다는 인식아래 서원을 철폐하고, 안동김씨를 증오하고...
그러면서 세도정치서 밀려난 양반들이나 농민, 중인들을 지지기반으로 정치를 펼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서로가 어떤 문제에 대해 상의하고 뜻을 모으기가 애초부터 힘들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지난 일들이고, 지금에 와서 그리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여러곳을 다니면서 대원군에 대한 이야기들을 볼때마다
대원군과 고종, 민비 세사람이 조선의 앞날에 대한 걱정으로 똘똘 한마음으로 뭉쳤다면 조선의 역사는 이렇게까지 비극적으로 끝나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움은 두고두고 남아요.
흐린 하늘을 배경으로 한 풍경...
바람이 약해서 풍경소리는 들리지 않았어요.
절 한편에서 바짝 긴장해서 주위를 살피면서 앉아있는 두 마리의 고양이.
지난번 가평의 고양이들은 많은 사람들이 오고감에도 눈치보지않고 지들끼리 재미있게 놀았는데,
이 절의 고양이 두마리는 무엇때문인지는 몰라도 사방을 연신 경계하면서 조용히, 아주 조용히 않아 있었어요.
몸을 최대한 구부리고, 귀를 바싹 세우고, 주위를 연신 살피면서...
그런 고양이의 모습들이 웬지 애처롭게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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