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비둘기 이야기
제가 근무하는 곳은 학교 시설실입니다.
학교 시설실은 학교 건물 뒷편에 독립된 건물로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시설실 옆에는 급식실이 있고,
급식실의 잔반통 때문에 여러 비둘기들이
학교 시설실 주위에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방학 동안 급식이 없는 기간에는 어디에서 무엇을 먹고 사는지...
방학 동안에는 안 보이던 비둘기들이
개학을 하고 급식을 시작하면 어김없이 나타나
시설실 주변을 돌아다닙니다.
언젠가는 함께 일하시는 분이 쥐똥나무의 까만 열매를
비둘기들에게 던져 주었더니,
비둘기들이 그 기사님이 나타나면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처럼
이번에도 쥐똥나무 열매를 따줄 줄 알고
쪼르르 따라다니기도 합니다.
그런 비둘기의 모습들이 보기 좋습니다.
제 곁의 정다운 이웃
가끔 학교 아이들이 비둘기를 쫓아다니거나
못살게 굴 때에는
우리가 아이들한테 가서
비둘기들은 우리 친구니 괴롭히지 말라고 이야기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비둘기들에 대해 정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오늘같이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날에는
비둘기들이 어디로 갔는지,
어디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비둘기들이 보이지 않으니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보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제가 이 학교에 있는 동안에는
비둘기들한테 잘 해주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함께 근무하는 기사분처럼 모이를 던져 주지는 않겠지만,
비둘기들의 선한 이웃으로 지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비록 비둘기들이 도시의 유해조류로 낙인 찍혔지만,
그래도 저에게는 안 보이면 보고 싶은
정다운 이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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