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월드컵 거리응원과 촛불집회에 대한 단상

자작나무1 2014. 6. 28. 12:35

 월드컵 거리응원과 촛불집회에 대한 단상

 

 어제 아침에는 브라질 월드컵 예선 3차전 한국과 벨기에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큰 골차로 이겨야만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어려운 여건에서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뛰었는데...

국민들의 16강 진출 염원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0대1로 패했습니다.

 

 축구경기를 보면서

월드컵 거리응원과 촛불집회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이 겹쳐지기도 했습니다.

그젯밤부터 새벽에 펼쳐질 축구경기를 응원하기 위하여

광화문 광장과 청담대교에 모인 사람들

그런 사람들의 열정도 대단하지만,

한국을 사랑하시는 박노자님의 날카로운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런 모습들이 우리사회의 역동적인 모습이 아닐까 그런 생각들도 들었습니다.

 

 저도 2002년 월드컵 때에는 거리에 나가 거리응원전에 함께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기륭전자 비정규직 투쟁 때와 반값등록금과 관련하여

여러차례 촛불집회에 나간 적이 있습니다.

어제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그런 경험들이 왜 저에게 소중한 경험으로 인식될까

그런 생각들을 해 보았습니다.

술을 좋아하는 제가 술자리에 잘 모르는 사람이 나온다면

가지 않을 만큼 소극적이고 낯가림이 심한 저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려

서울역이나 청계광장에서, 서울광장에서

공통의 바람이나 목적을 바라면서

한자리에 모이고

노래를 부르고, 함성을 지르고, 구호를 따라 부르고 촛불을 켜는 것

그런 일들은 처음 접해보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그런 경험들을 통해

제가 이 세상에서, 이 사회에서 혼자만 사는 것이 아니라는

단순한 사실을 깨닫은 것이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체험이

그런 경험들을 소중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었을까 싶어졌습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먹고 사는 일들이 점점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만인이 만인에 대한 투쟁의 밀림사회, 한국에서

불안과 좌절을 겪었던

저와 많은 참석자들이

이런 거리응원이나 촛불집회를 통해서

이 세상은 혼자 사는 것도 아니고,

여럿이서 함께할 때 진정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월드컵 거리응원이나 촛불집회가

한 개인이 혼자 세상과 싸워가야 하는 비정한, 외로운 사회가 아니라

함께함으로써 그 즐거움이 더욱 커질 수 있고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사회로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 속에 심어주었다는 점에서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경험들을 저처럼 소중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리응원과 촛불집회에 참석했던 많은 사람들

각자의 소중한 경험들이

각자의 마음 속에 쌓이고 쌓여

우리사회가 한단계 더 나아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홍명보 감독님과 월드컵 대표선수님들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디.

어제 아침 모든 국민들의 아쉬움과 실망들이

4년 후의 도하 월드컵 경기에서는

모든 국민들의 환호로 바뀌어지기를 바라면서...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