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일역 앞에서 만난 비둘기들에 대한 단상
오늘 아침에 학교를 가기 위하여
구일역 앞으로 나왔는데,
제 앞으로 여러 마리의 비둘기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무엇인가를 먹고 있었어요.
저는 비둘기를 피해
길을 지나가는데,
제 눈에 비둘기들의 다리가
자꾸 눈에 띄였어요.
얼마되지 않은 비둘기들이었슴에도
온전히 두 다리와 발톱을 가지고 있는 비둘기들이
의외로 적었어요.
다리 한쪽이 아예 없거나
다리는 있어도 발톱이 빠지거나 없는
비둘기들이 제 눈에 보였어요.
날아다니는 날짐승이라
날개 없는 동물들보다
그래도 조금은 수월하게
세상을 살아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봐요.
불쌍한 비둘기들...
땅바닥에서 모이를 찾고 있는 비둘기들이
불쌍하고 안쓰럽게 보였어요.
그러면서
도심 속에 살고있는 비둘기들은
저에게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도
유해조류로 낙인 찍힌 비둘기들도 아니고...
저와 함께
같은 하늘, 같은 도시에 사는
이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살기 좋은 세상이란
사람만 잘 사는 세상이 아니라
말 못하는 동물들도
이동의 자유가 주어지지 않는 식물들도
함께 잘 사는 세상이
진정한 잘 사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떠올려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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