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일입니다.
학교에 출근하기 위하여 집을 나와 신도림역으로 가는 건널목에서 파란불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위에서 까마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런 도시에서 까마귀 소리가 들리다니...
의아한 마음으로 제 위를 쳐다보니,
자그마한 까마귀 한마리가 전봇대 위에 앉아서 어미를 찾고 있었습니다.
몸은 까매도 청정한 곳에서만 사는 까마귀가
왜 복잡한 서울에 나타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린 까마귀의 울부짖음에도 어미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주위의 까치들이 한두마리씩 나타났습니다.
까치의 수가 대여섯마리로 늘어나자
겁이 없어진 까치들은 어린 까마귀에게 달려들었습니다.
날면서 어린 까마귀에게 제 몸을 부딪치면서 겁을 주었습니다.
어린 까마귀는 제대로 소리를 지르지도 못했습니다.
불쌍한 어린 까마귀
저는 학교에 출근하는 일도 잠시 잊어버리고 한참을 쳐다보았습니다.
불쌍한 처지의 어린 까마귀
그럼에도 좀처럼 어미 까마귀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까치의 수는 더 많아지고...
서로 연락이 통했는지 여기저기서 까치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어린 까마귀에게 사정없이 달려드는 까치들을 보면서
새 중에서 까치가 텃세가 제일 심하다는 말을 어디에선가 들어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텃세 까치
저는 한동안 많은 수의 까치들이 어린 까마귀 한마리에게 집중공격하는 모습을 보다가
파란불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횡단보도를 건너갔습니다.
어미 까마귀가 나타나 어린 까마귀를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였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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