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4박5일 중국 상해, 우전 여행기... 넷쨋날

자작나무1 2016. 10. 15. 22:03

 아침에 일어나 커피 한잔 타 마시면서 어젯밤에 이어 여행기를 쓴다.

얼마 후에 어머니가 일어나시고 어머니와 함께

어제 아침에 먹고 남은 동파육에 된장찌개와 함께 아침을 먹는다.

나의 중국 상해에서의 아침식사 메뉴는 무조건 동파육이다.

돼지 비계가 많이 붙어 있는 장조림

아침식사 이후에는 엊그제처럼 어머니랑 아침 산책을 나간다.

아파트 옆의 긴 수로를 따라 이어진 산책코스

수로를 따라 심어진 둥그런 나무들

수로를 따른 산책 이후에는 아파트 단지 안의 농구장 계단에 앉아

많은 주인들을 따라 쫓아나온 큰 개들을 구경한다.

눙구장 주변을 큰 개들이 마구 뛰어다니고

뒷편에서는 많은 새들이 우지짖는 곳

그냥 편하게 앉아있으니,

마음마저 평온해진다.

평온한 상해의 아침

아파트 내 동생 집으로 올라와 어머니는 내가 내일 가지고 갈

내 동생의 옷들을 큰가방에 집어넣으시고,

내 동생은 그간 밀린 빨래들을 세탁기에 놓고 돌린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중국 상해 여행에서도 자질구레한 일상들은 악착같이 따라붙는다.

밥을 하고, 설겆이를 하고, 빨래를 해야하는 일상, 일상들

나는 팔자좋게 핸드폰으로 노래를 들으면서

여행기를 이어쓴다.

나만 일상의 늪에서 빠져나와 선비가 된 기분

여행기를 오늘 아침일까지 다 써서

오래간만에 편한 마음으로 집에서 가져온

이나미, 민보영님의 "ENJOY 상하이, 항저우, 쑤저우"를 읽는다.

내 동생이 인터넷에 TV를 연결하여

우리 어머니가 두번째로 좋아하시는,

MBC 복면가왕을 틀어 주어서

읽던 책을 접고 어머니랑 TV를 본다.

그 동안 내 동생은 오늘 나와 우리 어머니가 우전에서 먹을 간식,

빵과 과일, 냉커피를 챙긴다.

12시 10분전에 간식거리를 챙겨 집을 나선다.

원래 우전은 1박2일 일정으로 다녀올 계획이었는데,

기찻표도, 호텔 예약도 안 되어서

오늘 오후에 그것도 늦게 다녀오게 되었다.

내가 가고 싶어하는 곳, 우전

흑백의 풍경 속에 어떤 깊이가 느껴지던 곳, 우전

내 동생이 사는 아파트 입구에서 택시를 타고

홍차오 화차점으로 간다.

이곳은 작년 12월 작은집 식구들이랑 소주를 가면서

한번 왔던 곳이다.

대륙 스타일의 기차역

높은 천정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기차역

 

 

 아직 기차시간이 많이 남아 2층의 내 동생이 좋아하는

STARBUCKS COFFEE에 앉아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기차 시간을 기다린다.

기차 시간에 맞춰 승강장으로 내려가고...

항주로 가는 고속철에 오른다.(13:30)

최신식의 고속철

작년 12월에도 그랬지만, 깨끗하고 세련된 고속철을 보면서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을 실감한다.

내 동생의 이야기로는 이곳에서 티벳까지 가는 고속철도 있다고 한다.

출발

창 밖 풍경

물의 도시, 상해답게 크고 작은 수로들과 넓은 강들이 자주 보이고,

거기에 무성한 나무들과 나무숲도 자주 보인다.

유럽풍의 연립 주택이 대단지를 이루고

숲 안쪽의 외딴집조차 이쁘게 보인다.

상해 외곽의 전원마을들

상해에서 두번째역인 통시앙점에 내린다.

역 앞의 택시를 타는 곳에서 택시를 타고 우전으로 간다.

상해에서 우전은 교통이 안 좋은 편이다.

비용은 비용대로 들고...

도로변의 무성한 가로수들

작년 겨울에 갔었던 소주는 크고 작은 수로와 무성한 나무숲으로

일산 신도시 같은 분위기였는데,

이곳은 그에 비해 도시가 밋밋하다.

한산한 도로, 물불을 가리지 않고 마구 내달리는 택시

우전이 가까와지면서 정체가 길게 이어진다.

중국에서의 우전의 인기

나는 세번째 중국 상해 여행을 준비하면서 나 나름대로

상해의 가보지 못한 곳들로 여행을 다니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내 동생이 카톡으로 우전에 가자고해서

처음 생각들 뒤집고 우전에 오게 되었다.

작년 겨울, 4박5일 부산여행 시 모텔에서 아침에

케이블TV에서 보았던,

탤런트 변우민님이 운남성 여행을 마치시고

여행 마지막 날 변우민님이 특별히 선택하신 곳, 우전

비 내리는 하늘 아래 검은 목조가옥들과 누런 물의 수로

아름다우면서도 흑백의 풍경이 이루어내는 모습들

흑백 화면 속의 어떤 깊이들...

그런 화면 속의 모습들이 내 기억 속에 오롯이 남아 있었나 보다.

택시에서 내려 넓은 주차장 입구의 출입문을 통해 서책으로 들어간다.

입구의 많은 중국 사람들

어마어마한 사람들과 함께 마을로 들어간다.

 

 

 

 

 수로 옆의 길

수로 위로는 나룻배들이 연신 지나다니고,

수로 옆의 잘 자라난 나무들,

아름다운 모습에 입구부터 사진을 찍는 나

수로 양편으로 늘어선 옛집들

수로 위의 다리와 많은 관광객들

그것들이 아우르는 이미지

어머니와 함께 이곳에 잘 왔다고 이야기를 한다.

좁은 골목길(룽),

길 양편의 옛집에서는 수많은 음식점들과 상가들이

길 따라 늘어서 있다.

내 동생과 나는 중국인들은 경관이 좋거나 역사 유적지

주변의 관광지들을 유원지화하여.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아

관광객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간다고 이야기를 나눈다.

상술에 능한 중국인들

중국인의 상술

 

 

 

 

 

 

 

 

 어느새 날이 어두워지고 등을 밝힌 서책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우전

어두운 골목을 비추는 상가의 조명들

골목길에 사람들이 많아도 고아한 정취를 자아낸다.

밤에도 수로 위에는 관광객들을 태운 나룻배가 연신 지나다니고...

여유롭고 넉넉한 우전의 밤거리

밤이 깊어갈수록 사람들은 점점 많아지고...

따스한 불빛 아래에서 술과 음식들을 먹는 수 많은 사람들이 그저 착하게 보인다.

밤은 깊어가고...

출구를 찾아 한참을 헤맨 후에 어렵게 출구를 찾아

볼 것 많고, 사진 찍을 것 많았던 우전 서책을 빠져나온다.

 

 우전

사진작가들이 좋아할만한, 잘 꾸며놓은 운하마을

1,500년의 역사를 지닌 우전은 지형이 평탄하고 기후가 따뜻하여

강우량이 많은 편이다.

어물도 풍부해 예로부터 '물고기와 비단의 도시'라고 불렀다.

처음 이곳을 방문하면 다른 강남 수향마을처럼 강물이 주는

여유로움이 익숙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십자형을 이루는 물길은 우전을

동, 서, 남, 북 4개구역(동책, 서책, 남책, 북책)으로 나누어

서로 다른 얼굴을 볼 수 있게한다.

물길을 중심으로 이뤄진 마을과 상점이 모여있는 상업구역 등은

아직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나,

거대한 호텔과 리조트들이 들어선 서책구역은

사뭇 낯설게 느껴진다.

갈수록 변해가는 우전의 평화로운 모습을 보고 싶다면

소박함을 간직한 남책을 중심으로 둘러보거나,

관광객이 빠져나간 늦은 저녁 무렵에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이나미님, 김보영님의 "ENJOY 상하이, 항저우, 쑤저우" p.265

 

 서책 입구에서 아까 동시앙점에서 탔던 택시를 기다린다.

낮에 택시를 타고 우전으로 오면서 저녁 7시 30분에

여기에 다시 와 달라고 택시 기사님과 약속을 했었다.

똑똑한 내 동생과 약속을 지키신 택시 기사님

중국인의 신뢰

집단주의 중국에서는 무엇보다도 신뢰가 중요하다.

특히나 해외에서 차이나 타운을 만드는 중국인들로서는

신뢰 없이는 차이나 타운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돈이 없어도 살아갈 수는 있어도

신뢰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차이나 타운의 불문율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는 한국 사람들은 코리아 타운에서 돈을 많이 벌면

한국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이사를 가는데,

중국인들은 돈을 벌면 고향의 친척들이나 친구들을

차이나 타운으로 데려온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우리들은 중국 사람들을 떼놈이라고 욕을 하는데,

실은 그게 그들이 외국에서 살아가는, 살아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이다.

택시는 막힘 없이 도로를 달리고 달려 동시앙점에 다다른다.

기차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역 주변의 편리점에서 콜라를 사서

서책 마을에서 사온 무튀김과 함께 먹는다.

무튀김이 양이 많아 무튀김 2개에 콜라를 마시니까

저녁이 해결된다.

동시앙점에서 고속철을 타고 홍차오 화차점으로 간다.(21:17)

기차 안에서 눈 좀 붙을려고 했는데, 쉬이 잠이 오지 않는다.

상해 홍차오 화차점에 도착

기차에서 내려 역시 많은 사람들과 함께 택시 타는 곳으로 간다.

이곳은 사람 많은 중국

이번 여행 첫날 저녁 홍차오 공항에서와 마찬가지로

택시를 기다리는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게 늘어져 있다.

이것도 대룩의 스케일이다.

당연 기다림도 대륙의 스케일이고....

그 나마 택시가 자주 와 줄이 쪽쪽 빠진다.

나처럼 성미가 급한 한국 사람들은 중국에서 살기 힘들 것 같다.

또 하나,

사람들이 많은 중국에서는 그 만큼 기다리는 일들도 많을텐데,

그러다 보니, 중국 사람들은 기다리는 것도 잘 기다리고,

체념도 빠른 만만디가 되었다는 생각

한참을 기다린 후에 택시를 타고 내 동생이 사는 아파트로 온다.

긴 하루

아파트로 와서 씻고 자리에 누우니 자정이 가까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