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모닝커피를 마시면서 TV를 본다.
아시아경제TV의 "북에서 온 그녀들"
북에서 한국으로 온 탈북여인 둘의 베트남 여행 프로
바다의 정원 하롱베이와 하노이를 둘러보는 여행
여행 중의 탈북 시의 어려웠던 일들과 한국에서의 정착 생활에 대한 이야기
두 사람이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하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고
하롱베이를 보면서 북한의 칠보산을 이야기해서
칠보산이 궁금해졌다.
TV를 보면서 두 사람이 어렵게 한국에 온 만큼 한국에서 잘 적응하고
그래서 그네들의 바람처럼 나중에도 또 이렇게
해외여행을 다니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TV를 보는 동안,
어젯밤에 사온 빵과 우유를 먹고
커피 한잔 더 타 마신다.
씻고 모텔방을 나올려고 하는데,
TV에 속보가 뜬다.
최 순실 귀국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정해 줄 만큼 똑똑하면서도
왜 온 국민들이 자신 때문에 분노하는지 그 이유는 모르는 여자
모텔을 나와 고속버스터미널 버스승차장에서 어제처럼 11번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승차장에서 한무리의 동남아 국가에서 오신 여성분들이 계신다.
여섯, 일곱명 정도
그들이 떠드는 소리로 버스승차장은 무척 시끄럽다.
뭐가 그리 좋은지 깔깔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는 모습들
무엇보다도 커다란 영문 경주 지도를 펼쳐놓고
여정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부럽게 느껴졌다.
그네들의 자유로움
11번 불국사행 시내버스를 타고
불국사 방향으로 간다.
어제 남산을 가기 위해 내렸던 화랑교육원 삼거리를 지나
그 다음 버스승차장인 갯마을 버스승차장에서 내린다.
갯마을
이 마을이 오 영수님의 갯마을에 나오는 마을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어제처럼 경북산림환경연구원 앞의 좁은 길을 따라 환경연구원 앞으로 간다.
이 곳은 경주에 사시는 강산님과 아젤리아님의 블로그에서 사진으로 자주 본 곳이다.
나는 경주시내에서 먼거리에 있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
산림환경연구원 화랑교육원 통일전
남산 아래 있는 건물들
주차장에 도착
이른 오전시간인데도 주차장에 차들이 많다.
경주에서 환경연구원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안으로 들어가고...
두 줄로 심어진 나무들...
메타쉐콰이어와 칠엽수길
나무와 나무 사이의 좁은 길을 걸어간다.
연구원 한쪽에는 조그만 호수가 있다.
버드나무와 나무들로 둘러쌓인 호수
호수가 아늑하게 보인다.
연구원 옆으로는 누런 논들이 펼쳐지고...
산림연구원답게 나무들이 구획이 나누어져 자라고 있다.
그런데 가을이고 오래된 나무들이 없어 조금은 빈약해 보인다.
수도권의 수목원하고는 비교가 안될 정도이다.
그럼에도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사진들을 찍고
산림환경연구원을 나온다.
갯마을 버스승차장으로 가면서
내 마음 속의 숲, 계림을 가봐야지 맘을 먹는다.
계림, 내가 좋아하는 숲
내 마음 속의 숲
그럼에도 한동안 가보지 못했던 숲
계림에 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즐거워진다.
갯마을 버스승차장에서 10번 터미널행 시내버스를 타고
동궁과 월지(안압지) 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월성 아랫길로 계림을 찾아간다.
기쁜 마음으로...
화장실 건물 옆에는 1300년 전 통일신라시대 서라벌의 모습들이
사진으로 걸려져있다.
천년 전 서라벌의 모습
기와 건물로 이루어진 서라벌
전에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께서 해주신 말씀
그 당시 세계 10대 도시 중의 하나였던 서라벌은
길 위에 회랑이 이어져 있어 비가 내리는 날에도
우산이 필요 없었다는 말씀
인도, 이슬람, 중앙아시아, 북방민족들이 찾아와
국제적인 도시를 이루었다는 말씀
그런 아버지의 말씀을 들으면서
나는 내 나름대로
통일신라의 위대함은
불국사나 에밀레종, 금동반가사유상 같은
훌룡한 문화유산에만 깃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국제정세와 개방성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도에서 온 걸승에게 절을 지어주고,
외국에서 온 사람들에게 관직과 성을 내려주던
통일신라의 개방성
국제도시 서라벌의 모습
한켠에는 문화유적 발굴현장이 있고,
다 스러져가는 연밭을 지나 계림으로 간다.
길 중간에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연인들의 모습을
내 사진기에 담고...
앞으로 단풍이 곱게 내려앉은 계림숲을 바라보면서
계림으로 간다.
계림숲 안으로 들어간다.
경주 김씨의 시조 김알지가 알에서 태어난 신성한 숲
무엇보다도 오래된 나무들로 이루어진 숲은 아름답다.
가을날의 계림
나는 계림을 좋아해서 자주 왔는데,
주로 한여름 아침에 많이 찾아왔었다.
이렇게 가을에 찾아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계림을 한바퀴 돈다,
계림 안쪽에는 신라의 기초를 다진 내물왕릉이 있다.
중국의 제도를 받아들여 신라의 기초를 다진 내물왕릉
어머니의 젓가슴처럼 솟은 왕릉
부드러움와 위엄을 갖춘 왕릉
나에게 경주는 둥그런 왕릉이 많은 도시이다.(넷)
계림을 나와 첨성대로 간다.
지난번 지진에도 끄떡 없었던 첨성대
그 시대 사람들은 미리 지진에 대한 대비책이 있었을 것이라는 뉴스를
들었던 기억도 난다.
천년을 버틴 첨성대는 지진에도 끄떡없다.
많은 사람들 속에 우뚝 솟아있는 첨성대
또한 풀밭 위의 둥그런 왕릉과 벌판
멀리 보이는 산능성이들이 아름답게 보인다.
경주의 모습, 진면목
첨성대 옆에는 모과나무 위에 모과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첨성대를 지나 대릉원 옆 식당, 반월성 맷돌순두부에서 순두부정식을 먹는다.
경주에는 쌈밥이 유명한데, 매번 경주에 혼자 와서 쌈밥을 먹어본 적이 없다.
영호남이 함께하는 전국노래자랑을 보면서 점심을 먹고
반월성 입구의 카페, 한옥으로 지어진 Angel in us 2층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대릉원 앞 주차장에는 관광버스가 줄지어서 서 있고...
경주를 돌아다니면서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첨성대와 대릉원 주변이 관광객들이 가장 많은 것 같다.
경주 여행의 중심지, 첨성대와 대릉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대릉원으로 간다.
이곳에서 한복을 입은 젊은이들이 많이 보인다.
요즘은 이렇게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것이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인가 보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경복궁에서, 경주 첨성대와 대릉원에서...
한복색이 참 곱다.
그들의 고운 모습들을 뒤에서 몰래 사진기에 담는다.
소나무와 많은 나무들로 이루어진 대릉원
능을 바라보면서 산책할 수 있는 곳
시내에서 가깝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나무도 많고 커다란 능도 많이 볼 수 있어서
자주 들렀던 곳이다.
좋은 산책코스
그러고 보면 경주는 산책하기 좋은 길들이 많은 곳이다.(다섯)
천마총에도 들어가 구경하고
연못과 왕릉도 한참을 바라보고...
대릉원을 나온다.
도로를 건너 노동리 고분군 옆길을 걷는데,
길가에 예쁜 카페가,
카페 안 의자 위에 커다란 곰인형이
의자에 기대어 있는 카페가 맘에 들어
안으로 들어가 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Coffee Club R"
창 밖으로는 커다란 왕릉, 봉황대가 보이고...
카페 안에는 벽에 스웨터가 걸려있고...
책과 많은 장식품들이 놓여있어
카페 내부를 한참 사진을 찍는다.
원래 경주여행을 준비하면서 내심 한옥 카페에 대한 욕심이 있었는데,
한옥찻집은 이번에도 가보지 못할 것 같다.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경주시내를 돌아다니면서
경주에는 한옥 찻집과 게스트 하우스가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언젠가는 경주에 와서 열심히 한옥찻집을 찾아다니는 나를 그려본다.
카페를 나와 시내를 지나 신한은행 사거리 버스승강장에 선다.
600번 모화역행 시내버스를 타고 괘릉으로 간다.
불국사 삼거리를 지나 괘릉 버스승강장에서 내리고
양 옆으로 잘 자란 소나무들을 보면서 괘릉으로 간다.
괘릉 입구의 멋진 소나무, 소나무숲
그런 소나무들을 보면서 능을 지키는 것은
소나무, 솔숲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묘지기, 소나무, 솔숲
원성왕릉, 괘릉
능 안에서 널판지가 나왔다고 해서 괘릉이라고 한다.
나는 능 앞의 무인석,
이슬람인일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한 무인석을 보러 일부러 찾아왔다.
통일신라시대, 서라벌
아라비아 상인들에게 서라벌은
온화한 날씨와 풍부한 먹거리,
무엇보다도 금이 많은 나라로 알려졌고...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 서안을 거쳐 서라벌로 왔다고 한다.
이슬람 상인들이 서라벌에 반해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는 이야기
개방적인 통일신라는 그들에게
성을 내려주고 관직도 주었다는 이야기
그럼에도 우리의 통일신라시대 역사에서는
그들의 모습을 거의 읽을 수가 없다.
처용이 이슬람인일 것이라는 추측과
괘릉의 무인석 정도...
지난번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하면서
한국과 이란은 1,000년의 관계를 가져왔다고 말씀을 하면서도
그에 대한 역사적 자료는 미미하다.
그래서 더욱 소중한 문화유산, 괘릉의 무인석
무인석 옆에서 귀여운 모양의 돌사자가 있다.
그런 돌사자를 보면서 아프리카 평원의 사자도
중동의 이슬람 상인들을 쫓아 중국을 거쳐 한국에 왔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실크로드의 동쪽 끝 한국과 일본
괘릉 건너편의 논을 바라보면서
지난달에 읽었던 박노자님의 "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에서
경주에 대한 글들이 떠올라진다.
" <삼국유사>에 나오는 전설 속 처용의 원형이 신라말기 경주를 드나들었던
이슬람 상인이었다는 학설이 보여주듯 이슬람 문화와 한국의 역사적 관계는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역적으로는 중원이 이슬람신도와 비이슬람신도들이
1000년 이상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공존해 온 곳이다."
다시 괘릉 버스승강장으로 간다.
한참을 기다려 153번 터미널행 시내버스를 타고
경주시내로 들어간다.
불국사 삼거리를 지나 길이 막히기 시작하고...
고속버스터미널 버스승강장에서 내려
신경주역으로 가기 위해
또 다시 신경주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61번 신경주역행 시내버스가 와서 타고 신경주역으로 간다.
동천 위의 다리를 건너면서 저 멀리 남산이 보인다.
지난번까지는 경주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남산의 위치가
내 머리 속에 각인이 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남산의 위치가 머리 속에 자리를 잡았다.
금오봉과 고위봉의 남산
멀리서봐서 그런지 남산이 높지는 않아도
산이 길게 보인다.
서악을 지나면서 건너편으로 무열왕릉이 보인다.
무열왕릉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경주여행 일정이 머릿 속에 박힌다.
다음 경주여행 일정
무열왕릉, 감포, 금장대, 노동, 노서고분군, 경주역
나를 태운 버스는 신경주역에 도착하고...
역 안으로 들어와서도 할일이 많다.
롯데리아에서 햄버거와 콜라로 저녁을 때우고,
경주빵 찰보리빵에서 어머니에게 드릴 보리빵을 사고.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남아
의자에 앉아 MBC TV 복면가왕을 본다.
기차시간에 맞추어 승강장으로 올라가
서울역으로 가는 ktx에 올라탄다.(18:35)
서울역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나에게 경주는 어떤 곳인가 생각해 본다.
나에게 경주는
도심 속에서도 넓은 논을 볼 수 있는...
멋진 석탑들이 많은...
대나무가 잘 자라는...
둥그런 봉분이 많은...
산책하기 좋은 길들이 많은 곳이다.
또한 앞으로도 두고두고 자주 찾아오고 싶은 도시이다.
경주, 경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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