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한 용 운
봄 물 보다 깊으니라
가을 산 보다 높으니라.
달 보다 빛나리라
돌 보다 굳으리라.
사랑을 묻는 이 있거든,
이대로 말하리.
봄은 겨우내 잠들었던 역마살을 일깨우는 계절
아침에 일어나
지난 주 여주 신륵사를 보고 돌아오면서
파리바게트에서 샀던 호두케잌에 우유로 아침을 해결하고
집을 나선다.
신도림역에서 2호선 지하철을 타고 강변역으로 간다.
강변역으로 가는 동안
가방에 들어있던 이 혜필님의 "그 도시가 내 삶에 들어왔다, 교토"를
글 밑에 밑줄을 그으면서 열심히 읽는다.
역사도시, 교토에서 6개월 동안 지내면서
이 혜필님이 돌아다니고 밥 먹고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
문체가 바닥 위로 굴러가는 구슬처럼 매끄러워
읽기가 참 편하다.
중간중간 작가의 예리한 관찰력과 논평이 등장하고,
영화에 대한 평도 재미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글들은
그리 무거운 내용도 아니면서도
너무 둔탁하고 버벅거린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내 글들이 내 나이에 비해 어리게 쓰여졌다는 것은
내가 그 만큼 공부를 하지 않아서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지만,
글의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것은 커다란 불만이다.
이 혜필님의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들이 많이 들었다.
강변역에 도착
건너편의 동서울 종합버스터미널로 들어가
이천으로 가는 버스표를 산다.
승강장에서 이천으로 가는 좌석버스를 탄다.
지난주에 이어 두번째 봄나들이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지난주보다 더 많은 꽃들이 피어있다.
벚꽃들이 활짝 피어있다.
내 기억으로는 지난 주 토요일 저녁부터 벚꽃이 피기 시작한 것 같다.
산 아래 개나리, 벚꽃
산 속에는 진달래도 간간이 보인다.
그런 많은 꽃들을 보면서
봄꽃들이 일제히 축제, 봄축제를 벌이는 것 같다.
봄꽃축제기간
한시간 20분 정도 달려 이천 터미널에 도착
터미널에서 가까운 안흥지를 찾아간다.
예전부터 이천에 자주 다녔는데,
그럼에도 안흥지를 몰랐다.
안흥지 옆의 미란다 호텔도 여러번 가보았는데,
이렇게 작고 이쁜 호수, 안흥지를 몰랐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안흥지는 여주에 사시는 금모래은모래님의 블로그를 통해 처음 알았다.
그래서 산에 함께 다니는 형과 함께
설봉산과 연계해서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그러자면 또 올해를 넘길 것 같아
그냥 나 혼자 온 것이다.
호수 주변의 벚꽃들
벚꽃 명소
사진을 찍어 카톡으로 집에 있는 내 동생에게 보내니,
이쁘다고 카톡이 온다.
호수 중앙의 정자 애련정
분위기가 부여 궁남지와 비슷해 보인다.
크기로는 비교가 안되겠지만...
정자 옆의 두 그루의 수양버들
정자를 지키는 수호천사처럼 보인다.
정자에서 바라보는 호수 풍경
완전 봄 풍경이다.
안흥지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예쁜 카페가 보여 안으로 들어간다.
노란색 테두리가 강한 인상을 주는 카페
노란색의 카페를 보면서
몇년 전에 다녀왔던 합정동의 "빨간 책방"이라는 카페가 떠올라졌다.
그 카페는 이름처럼 문이 빨간색이었다.
노란색이 따뜻하고 그 따뜻함으로 유혹을 하는 색이라면
빨간색은 좀 더 도발적이고 매혹적이라는 느낌이다.
나는 예전부터 노란색을 좋아했다.
봄도 노랑색이고...
지난 주 여주 신륵사에 갔을 때에는 여름 날씨처럼 더웠는데,
오늘은 겨울처럼 춥다.
카페 안에서 따뜻한 카푸치노를 마신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카페에는 손님들이 없고
그래서 좀 더 편안하게 커피를 마신다.
커피 타임
카페를 나와 이천 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설봉공원으로 간다.
설봉공원도 벚꽃명소로 유명한 곳이다.
설봉공원 안의 이천 세라피아 안으로 들어간다.
입구의 도자기를 굽는 도자기 가마
지난 주 신륵사 앞에도 이런 가마가 있었다.
오늘 나들이길에서는 이렇게 지난 주에 다녀왔던 신륵사가 많이 떠올라졌다.
야외 음악당에서 신나는 노래 소리가 들려 그 쪽으로 가본다.
그 곳에서는 에어로빅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생활체육에어로빅체조대회
본 대회는 오후에 열리고
지금은 리허설 중이라고 한다.
추운 날씨에 무대 위의 선수들도 고생을 하시는 것 같다.
야외 음악당을 나와
세라피아 주변을 돌아다닌다.
옥외 야외 조각실
주변의 조각품들을 내 사진기에 담으면서 돌아다닌다.
이 곳은 산 밑이라 벚꽃이 더 풍성하고 색도 진하다.
원래 벚꽃은 도심에 있는 것보다 산 밑에 있는 벚꽃이 더 보기 좋다.
과천 현대미술관의 벚꽃
올해는 힘들겠고, 내년에는 과천 미술관으로 벚꽃을 보러 가보고 싶다.
인천 강화 북문의 벚꽃도 언젠가는 가보고 싶다.
봄
벚꽃 때문에...
하여튼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싶은 계절이다.
겨우내 잠들어 있던 나의 역마살을 충동질하는 계절
그리고 봄꽃이 피는 시기에는 그 봄꽃을 보기 위하여 몸이 바쁘다.
세라피아 맨위에 이천도자센터 안으로 들어간다.
입구에서 2천원의 입장권을 내고 안으로 들어간다.
1층은 도자기 공방, 유리 공방
예쁜 도자기들
지난 주 여주 신륵사 주차장 앞 상가에서는
도자기들이 예뻐 사고 싶었는데,
이 곳에서는 예쁨에도 사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너무 비쌀 것 같아서...
이 곳의 도자기들은 하나의 작품으로 보였다.
유리 공방, 유리 공예품 전시관
유리 공예품들을 보면서
지난 1월 일본 북해도 오타루에서 보았던
유리 공예품들이 떠올라졌다.
2층 특별 전시관, 꽃담
북한과 한국, 외국의 도자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지난 1월달에 중국 서호의 절강성 박물관에서
도자기 전시품들을 보면서
도자기가 단순히 호리병 형태의 도자기 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도자기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사람 모양, 배 모양, 동물 모양 등등...
사진 찍을 것들이 많았던 세라피아를 내려와
설봉공원을 돌아다닌다.
관고동 삼층석탑을 찾아 돌아다녔는데, 못 찾았고...
이천 시립박물관에 올라갔는데, 공사 중이라 내부는 개방하지 않고 있었다.
설봉호수로 내려와 설봉호수 주변을 산책한다.
안흥지처럼 주변에 벚꽃이 한창이다.
호수 건너편이 벚꽃 마을로 보인다.
마을 위로 봄이 곱게 내려앉은 풍경들
도자기 도시답게 저수지 위에는 도자기가 물 위에 떠 있다.
저수지 제방 아래의 마을
파랗고 빨간 지붕들이 서로 잇대고 있는 모습에서
마을의 사람들도 서로 의지하며
사이좋게 살고 있을 것처럼 보인다.
옹기종기
원래 사는 것은 그렇게 사는 것이지 싶은 생각도 든다.
호수 아래의 하천을 따라 이천 시내로 들어오고...
관고동 시장 옆의 2층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터미널 방향으로 걸어가다가
길가에 예쁜 카페가 보여 안으로 들어간다.
카페 이름부터 마음에 든다. "나무"
입구에서부터 조그만 화분들이 많다.
여름의 수국꽃도 화분에 놓여있다.
카페에는 도자기 도시답게
도자기들이 벽과 진열장에 진열되어 있다.
그런 도자기들을 보면서
도자기가 생활용품으로 자리를 잡기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잘 깨진다는 약점
비싸다는 선입견
알게 모르게 도자기는 작품이라는 생각 등등...
카페 안의 도자기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카페 안에는 책들도 많이 놓여 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황대권님의 책이 2권이나 있다.
그 책들은 아직 내가 읽지 못한 책들이다.
카페를 나와 이천 터미널로 간다.
주말 오후, 붐비는 이천 터미널
매표소에서 동서울로 가는 버스표를 사고,
승차장으로 가서 동서울로 가는 좌석버스를 기다린다.
이천
도자기와 맛있는 쌀밥집이 많은 도시
이천 봄나들이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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