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일본은 자주성과 비자주성 사이의 혼란을 극복하기보다는 끊
임없이 자주성과 비자주성, 일본성과 서양성 간의 모순 속에서 때로
는 민주적 발전으로, 때로는 보수반동적 과거회귀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 일본에 대한 나의 인상이다.
하지만 일본은 누가 이야기하듯이 '침몰'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평균 50년이 넘는 중소기업이 부품소재분야에서 우수한 기술자들을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해 오고있고, 각자의 위치에서 집단과 국가를
위해 자발적으로 헌신하고 봉사하며, 다수의 국민이 각종 연구회나
셔클을 통해 현대 민주주의 교양을 쌓고있다. 무엇보다도 피폭경험
이 있는 국가의 국민으로 반전반핵과 민주주의 의식이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고 있다."
김찬훈님의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일본 - 다시 보는 일본, 일본인" 중에서 P.7
"일본 최초의 수도 나라, 백제의 향기가 가득한 아스카문
화는 천수백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아
스카에 찬연히 빛나고 있다. 백제가 멸망하자 하루 아침에 나라
를 뺏앗긴 나라를 그리워한 나머지 나라 잃은 백성으로서 잃
어버린 나라를 되찾은 기분으로 살자고 하여 '나라'라고 쓰는 것은 단지 취음
하기 위한 차자에 불과하다.
같은 역사도시라고 해도 교토는 관광 도시화된 것 같은 분위기
가 짙다. 반면 나라에는 꾸미지 않은 자연과 시골풍경이 곳곳에
남아있고, 나라만의 독특한 역사의 흔적이 있다. 더구나 '나라'
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곳에는 우리나라와 관련된 역사
가 많다.
"일본 속의 한국 역사" 중에서 p.93~94
아침 일찍 일어난다.
커피 한잔 타 마시고 씻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호텔을 나온다.
어젯밤 슈퍼를 가면서 보았던 공원을 찾아간다.
일본에서의 아침 산책
공원 앞의 조그만 카페
홍차라도 마시고 싶었는데,
담배를 피우시던 할머니는 10시 이후에 영업을 시작한다고 말씀을 하신다.
조그만 공원
지하는 주차장이고, 지상은 체육공원이다.
생각보다 별로이다.
나무들도 적고...
풀밭의 크로버 밭
공원을 한바퀴 돌고 아쉬움에 골목길을 돌아다니는데,
옛지붕이 보여 그리로 간다.
팔판신사, 야사칸사
일본에는 도처에 신사가 있다.
어제 차로 지나가면서 보니까,
주차장 한편에도 조그만 신사가 있었다.
신사의 나라, 일본
지붕이 멋진 신사
주변에 키 큰 나무들도 몇 있다.
도심 한가운데 이런 조용한 공간이 있다는 것이 특이하다.
공원에서의 아쉬움을 이곳에서 달랜다.
아침산책을 마치고 호텔 1층 식당에서 조식을 먹는다.
빵에 버터를 발라 우유를 마신다.
간단한 아침식사
자판기 옆에서 얼음을 받아
호텔방에 올라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이번 호텔에서 얼음 서비스가 제일 맘에 들었다.
냉커피를 마시면서 여행기 대신 책을 읽는다.
일본 속의 한국역사
9시 약속시간에 맞춰 1층 로비로 내려가고...
9시가 조금 넘어 출발한다.
오사카성으로...
일본은 한국에서는 석가탄신일 휴일이지만,
일본은 휴일이 아니어서 출근을 한다.
출근하는 일본 사람들
한손에 커피를 들고 출근하는 사람들은 한국과 마찬가지이다.
또한 석가탄신일과 성탄을 휴무로 하는 나라는
세상에서 별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처님과 예수님과 성모마리아와 하나님이 함께 어울리는 한국
종교 사이에 분쟁이 적은 한국의 모습
오사카성 주차장에 도착
말로만 듣던 오사카성을 직접 보게 된다.
물로 가득찬 수로, 바깥 해자를 따라 천수각을 찾아간다
해자 옆의 커다란 돌로 쌓은 성벽
나는 사진으로 보면서 마야의 마추피추 성벽을 떠올렸는데,
실제로는 돌과 돌 사이에 틈이 많이 벌어져있다.
그럼에도 단단한 성벽
적들이 함부로 쳐들어오지 못했을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아들대에서 함락이 되고
그 가족들은 몰살당한다.
그런 역사를 떠올리면서
인간의 욕심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그런 생각이 든다.
전에 군산의 해망굴과 인천의 홍예문을,
튼튼하게 쌓여진 담을 보면서
일본이 한국을 천년만년 다스릴려고 했던 과욕이 그려졌다면,
오사카성의 성벽에서는 일본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나라로 만들려고 했던 욕심이, 과욕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이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과욕이 튼튼한 성을 만들게 하였지만,
그 욕심을 지켜줄 수는 없었다는 생각
천수각
하늘로 높이 올라간 천수각
가까이에서 보다 멀리에서 볼 때 더 멋지다.
하늘에서 내려왔을 것 같은 가벼운 모습의 천수각
많은 사람들을 따라 계단을 올라간다.
이곳에도 사람들이 많다.
엘리베이터 줄이 너무 길어 좁은 계단길로 올라간다.
천수각 내부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기념관이다.
도요토미의 생애와 갖가지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일본역사에서의 위치, 비중을 떠올린다.
한국에서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웬수인데....
비천한 신분에서 최고위 자리에 오른 히데요시
처음에는 오다 노부노가의 신발을 관리하는 위치에서
그 비범함을 인정받아 오나 노부노가의 최측근 장수가 된 인물
오다 노부노가가 죽은 후에는 그 자리를 챙긴 히데요시
야망
야심
그러나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나서 조금씩 판단감각을 잃어버린다.
무리한 조선정벌, 조카마저도 의심으로 그 가족들을 무참히 죽인다,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께서는
전국 통일 후에 사무라이가 많아
그 수를 줄이기 위해 임진왜란을 일으켰다고 말씀을 해 주셨다.
최고의 위치에 오른 히데요시도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었다.
평화 시의 사무라이들이 또 다른 전쟁을 일으킬 것으로 생각하여 전전긍긍 하였던 히데요시의 예측과는 달리
사무라이들은 집단 반발이 있기는 하였어도
싸움이 아닌 다른 길을 제각각 찾아간다.
선을 공부하고, 다도를 익히고, 정원과 꽃꽂이에 전념하고...
원래 사무라이는 싸움만 잘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맨 윗층의 전망대
전망대에서는 오사카성 주변과 멀리 오사카 시내가 잘 보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 같다.
성 주변의 무성한 나무숲
오사카성은 오사카의 중심숲이었다.
오사카
이 도시도 히데요시가 만든 도시이다.
오사카성을 만들면서 각지의 사람들을 모으고,
상인들을 모아 상업의 도시를 만들려고 했던 히데요시
오사카 상인
천수각을 내려와 자판기에서 냉커피를 뽑아마시고,
성 주변을 돌아다닌다.
해자 위에서는 배가 정처없이 떠다니고,
주변의 키 큰 나무들
나무들을 내 사진기에 담으면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모신 호코쿠진 신사(풍국신사)를 찾아간다.
성 아래 커다란 신사
중앙의 히데요시 상
오사카성 자체가 히데요시를 위한 공간이었다.
이곳에는 사람들이 적다.
한국사람들도 웬만해서는 이곳에 오시지 않을 것 같다.
난 옆에 있어서 찾아가게 되었다.
히데요시가 나에게도 나쁜 사람이겠지만,
그와 달리 신사는 신사로서 찾아가보게 되었다.
넓은 마당과 주변의 신사 건물들
조용한 분위기
사람들도 적고 조용한 신사에서
사진을 찍고 신사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일본사람들은 가까이에 있는 신사에 찾아와서
불안한 마음들을
복잡한 마음들을 쉬게 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에서 찾을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
신사를 나와 주차장으로 간다.
오늘 날씨는 초여름 날씨이다.
시원한 것을 찾게하는 날씨
냉커피, 아이스크림
주차장 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는다.
다시 버스를 타고 나라로 간다.
사슴공원 동대사
동대사에서도 입구부터 막힌다.
가이드님은 이럴 줄 알았으면 지하철로 와도 좋았겠다고 말씀을 하신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
풀밭 위의 사슴들
동대사 근처의 식당에서 가정식 식단을 먹고
동대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많은 버스들과 사람들
여기도 불국사이다.
길 위에서 커다란 남대문이 보인다.
문이 엄청 크다.
일본에 이런 거대한 문이 있었다니...
그래서 축소지향의 일본인에 익숙한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더더욱 놀라신다고 한다.
당나라 양식의 절
그 절을 백제계 사람들이 만들었다.
그 후 절은 이렇게 엄청나게 크게 짓지 않았다.
절이 커서 그런지 중국의 절을 보는 것 같다.
상해의 정안사, 항주의 영은사
많은 사람들, 거기에 중국인들의 목소리도 많이 들려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중국과 일본은 이런 면에서 먼거리에 있지 않은 것 같다.
대불전
이름처럼 큰 건물이다.
그 안의 엄청 큰 불상
어마어마하다.
솔직히 불상이 너무 커서 좀 괴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불상에 생소하기도 하고...
중국에서도 그랬다.
대불전을 나와 그 위의 이월당, 삼월당으로 간다.
2,3월에 건물 앞에서 행사가 열린다고 이런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오르는 언덕길에도 작은 산사가 있고...
커다란 나무 아래 풀밭,
순진하게 돌아다니거나 앉아있는 사슴들...
절이 엄청 커서 일본인들에게도 정서적으로 맞지 않아
그 불협화음을 달래줄려고 동대사에 사슴을 풀어놓았나...
그런 엉뚱한 생각도 들었다.
작은 다실에서 차를 마시기 좋아하는 일본사람들에게
이런 어마무시한 절은 취향에 맞지 않을 것 같다.
차라리 뒷편의 이월당, 삼월당이 절 답다.
계단을 올라 건물 누각 앞에 서니,
아래로 전각들과 그 뒤로 나라현과 멀리 산들이 아스라이 보인다.
산사에 온 느낌
거기에 앞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안에 보온통에서는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차가 있어
그 차를 마신다.
맛은 모르겠고 시원한 맛이다.
이월당을 내려와 중간의 산사를 사진 찍고
주차장 방향으로 내려간다.
키 큰 나무들과 넓은 풀밭
그 아래에는 조그만 신사가 있는 호수도 있다.
커다란 남대문이나 대불전보다
둥근 호수가 더 마음에 든다.
교복을 입은 어린 학생들
어른들은 그 어린 학생들을 보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들을 떠올리실 것 같다.
화장실 옆의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차에 오른다.
나라현을 지나간다.
어느 책에서 나라현 뒷편의 산들이 한국의 산처럼 느껴진다고
글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나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또 교토가 너무 복잡한데 비해
나라는 시골스럽고 사람들도 적어
교토보다는 나라를 좋아한다는 글을 읽은 적도 있다.
나는 우선 교토를 다니고, 그 다음에 나라를 다니고 싶다.
교토역에서 청수사까지 도보여행
고속도로를 달려 오사카시로 들어오고
간사이 공항 옆의 하나투어 면세점에 들렀다가
간사이 2공항으로 간다.
공항이 작어서 그런지
출국수속도 금방 이루어지고,
안에 들어가 내 동생이 카톡으로 부탁한
물건들을 찾아 면세점 내를 돌아다닌다.
동생의 명령에 충실한 나
면세점을 다니는 동안에도
계속 카톡으로 무엇무엇 사라고 연락이 온다.
핸드폰을 꺼버릴 수는 없고...
사라는 물건이 몇분 마다 추가된다.
동생이 부탁한 물건들을 사고
저녁도 거른 채 의자에 앉아 탑승시간(20:00)을 기다린다.
두번째 일본여행을 준비하면서 읽었던 책들
1. 마지막 손님 다케모도 고노스케 지음 최영혁 옮김 청조사
2.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일본편 3,4 유홍준 교수님 지음 (주)창비
3. 리얼 오사카 교토 PLUS 고베, 나라 황성민, 정현미 지음 한빛라이프
4. 그 도시가 내 삶에 들어왔다, 교토 이혜필 지음 culturegraphics ag
5. 우리 교토에 갈까요? 런들 편집부 지음 런들
6.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일본 - 다시 보는 일본, 일본인 김찬훈 지음 나라i넷
7. 구석기 시대부터 고도경제성장기까지 일본사 2,000년
하룻밤에 읽는 일본사 카와이 아츠시 지음 원지연 옮김 이재석 감수 RHK알에이치코리아
8. 일본의 뿌리는 한국 세키 유지 지음 이종환 옮김 관정이종환교육재단
9. 일본 속의 한국 역사 한국보이스카우트연맹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일치기 고성, 속초 여행기(7.7) (0) | 2018.07.08 |
---|---|
당일치기 양구여행(6.9) (0) | 2018.06.10 |
3박4일 일본 간사이여행... 셋쨋날(5.21) (0) | 2018.05.30 |
3박4일 일본 간사이여행... 둘쨋날(5.20) (0) | 2018.05.27 |
당일치기 횡성여행(4.29) (0) | 2018.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