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당일치기 고성, 속초 여행기(7.7)

자작나무1 2018. 7. 8. 13:44

 아침에 일어나

아침빵을 만들어 먹는다.

냉동실의 식빵을 꺼내 토스트기에 넣고 굽고,

어제 먹다 남은 스팸과 계란은 후라이팬에 뎁히고,

빵에 계란 후라이와 스팸, 치즈를 끼워 아침을 먹는다.

아침을 먹고, 씻고, 집을 나온다.

환한 햇살, 시원스레 불어오는 바람

여행하기 좋은 날, 사진 찍기 좋은 날

기분 좋은 아침, 출발

신도림역에서 용산역으로 가고,

용산역 앞 흡연장소에서

편의점에서 사온 커피에

담배 두대를 피우고...

대합실로 올라와 의자에 앉아

한선영님의 "길이 고운 집"을 읽는다.

 

 '이불 대신 별을 덮고 장좌불와에 들다 - 화순 운주사"편을 읽는다.

 

 "전문적인 석공의 세심한 손길은 커녕 제대로 배우지 못한 누군가가 그저 마음가

 는데로 만들었을 석탑들이다. 투덕투덕 손길 가는대로 만들었지만 그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자신의 아픔을 곱씹으며 새기고 그렸을 불상들이다. 소박하고 친근하게 생긴

 그 얼굴은 어쩌면 만든 이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을지도 모른다. 투박한 표정이지만 합

 장한 두손은 애틋하고 간절하다. 닳고 문드러진 얼굴이지만 진솔한 표정에는 어린아

 이같은 순수함이 가득하다. 천불천탑의 아름다움에 모두들 극찬을 아끼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길이 고운 절집" 한선영님 민속원 p.116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신비함이 느껴지는 곳, 돌아보면 어쩐지 속울음 같은

 아픔이 전해지는 곳, 다가가려고 욕심내면 더 멀어지고, 내가 마음을 비우면 그제서야

 그니의 귀한 미소를 한번 흘깃 보여주는 곳, 텅 비어 있으면서도 충만한 기운이 느껴지

 는 곳. 비어있되 가득하고 가득찬 듯 텅 비어있는 곳. 그래서 더욱 신비한 곳 운주사다."

 

 "길이 고운 절집" 한선영님 민속원 p.118

 

 운주사 이야기

지난 가을 다녀왔던 곳

운주사 이야기에 푹 빠진다.

그래, 그래라고 속으로 이야기하면서 공감 또 공감한다.

가고 또 가고싶은 절, 천불천탑 운주사

 

 시간에 맞춰 승강장으로 내려가 춘천으로 가는 ITX 청춘을 기다린다.

시간에 앞서 ITX 청춘이 들어오고 안에 들어가 내 자리에 앉는다.

접이탁자 위에 KTX 매거진을  펼쳐놓고 멍하니 창 밖을 내다본다.

창 밖을 바라보면서

내 취미는 술과 여행이지만,

그 취미의 내용은 이렇게 기차나 버스에서 창 밖을 내다보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한참 창 밖을 쳐다보다가 문득 이상우님의 노래 "바람에 옷깃이 날리 듯"이라는 노래가 떠올라

핸드폰에서 멜론에서 이상우님의 노래를 다운 받는다.

청평을 지나면서 작년에 돌아가신 청평 큰집의 진이 형님이 떠올라지고,

가평을 지나면서는 올 겨울 성주와 함께 다녀왔던

가평 송어축제장과 거기에서 먹었던 송어구이가 생각나고,

강촌을 지나면서는

오래 전에 내가 춘천에서 서울로 떠나던 전날밤

승렬이와 우영이랑 강촌의 김삿갓이라는 민속주점에서

두부에 막걸리를 먹었던 기억들

술에 취해 누구에게라도 없이 욕을 심하게 했던 기억

승렬이는 욕을 그만하라고 나한테 욕을 하고...

그럼에도 나의 욕은 그치지가 않았다.

남춘천역에 도착

역 뒷편의 골목길에서 성주를 만난다.

성주가 가져온 커피를 마시면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홍천으로 간다.

홍천에서는 서울 양양간 고속도로로 갈아탄다.

터널이 많아도 너무 많은 서울 양양 고속도로

산이 많은 강원도

그러다 보니, 고속도로도 산 속으로 들어간다.

어느 터널은 너무 길어

운전하시는 분들이 깜빡 잠이 들까봐

현란한 조명과 단순한 음향이 나오게 설치하였다,

운전자에게 너무나 힘든 고속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홍천을 지나 인제로 들어서고,

인제 내린천 휴게소에 들렀다간다.

건물도 전망도 멋지다고 해서 나름 기대가 컸는데,

나의 기대가 커서 그런지 건물도 전망도 별로였다.

내린천 휴게소를 지나서는

앞에서 사고가 있었는지,

차가 제 속도로 달리지 못한다.

지체와 정체

한참 후에 도로가 정리되었는지 제 속도를 찾아가고...

설악 구간을 지나면서는 비가 흩뿌리기 시작한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온다.

속초해수욕장 옆으로 해서 장사항으로 간다.

장사항 활어 직판장에서 우럭 매운탕을 먹는다.

몇년 전에는 이곳에 혼자 와서 우럭 매운탕을 먹었었다.

우럭 매운탕에 소주를 곁들어 늦은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먹고나서 활어 직판장 뒷편으로 가서 바다를 본다.

 

 

 

 바닷바람이 심하게 불고

그에 맞춰 파도도 크고 거세다.

커다란 파도

3년 전에 우리집 식구들이랑 작은집 식구들이랑

속초에 온 적이 있었는데,

그 날은 비가 내리고, 파도가 엄청 셌다.

성난 파도

커다란 파도를 보시면서

우리 아버지는 바다가 게 거품을 물고 달려든다고 말씀을 하셨다.

성난 파도를 보면서 그 날 아버지의 말씀이 떠올라진다.

또 하나, 내 글쓰기의 원천은 우리 아버지이셨는데,

그런 아버지가 계시지 않는다...

허전함, 그리움

거센 바람과 거센 파도를 보고,

속초에서 고성으로 넘어가

유명한 카페, 바다정원에 갔는데,

거기에는 대형버스까지 주차해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아 그냥 지나치고,

더 북쪽으로 올라가

KENSINGTON HOTEL이 있는

봉포해수욕장으로 간다.

 

 

 

 

 

 

 

 날이 추운데, 파도도 높은데, 바다에 들어간 사람들도 많다.

어린 꼬마가 바다에 혼자 들어가 있어 괜시리 걱정스러워진다.

여름 풍경

바다 건너에는 봉포섬이 보이는 봉포해수욕장

해수욕장을 돌아다니고...

봉포해수욕장을 나와 다시 속초로 내려간다.

속초시내를 지나 청초호 옆을 지나가는데,

호수 옆에 정자와 카페가 보여 그리로 간다.

커다란 교회, 갈릴리 교회 안의 카페 "HARA"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서 카페 앞 의자에 앉아 마신다.

커피를 마시면서 앞의 정자가 2014년도에 있었는지, 없었는지

성주와 다툼을 벌인다.

성주는 내기를 하자고 우기고...

핸드폰을 통해 알아보니, 2014년에는 분명히 있었다고 나온다.

내 기억으로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성주는 성주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고...

나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우기기는 너무 잘 우긴다고...

한마디 한다.

항성 성주는 그랬다.

카페를 나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정자로 간다.

 

 

 

 

 

 

 

 속초시민들의 공모로 이름이 지어진 정자, 청초정

속초 시내의 둥그런 호수, 석호

속초 시민들의 산책로

구름이 쌓인 설악과 엑스포탑

정자에서 주변을 내 사진기에 담는다.

전에 가을에 왔을 때에는 새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그 흔한 갈매기도 보이지 않는다.

청초정을 나와 차를 타고 새로 생긴 LOTTE HOTEL $ RESORT로 간다.

크고 웅장하고 세련되고 현대적인 건물

호텔과 리조트가 함께하는 건물이라 그런지 무척 크다.

성주 말대로 돌산을 깍아 그 위에 세워진 호텔, 리조트

지하2층에 주차를 하고 1층으로 올라와

그 앞의 이번에 새로 생긴 외옹치 바다향기로를 산책한다.

 

 

 

 

 

 소나무, 데크길, 커다란 바위와 성난 파도

무엇보다도 바람이 시원하다.

시원한 바닷바람

넓게 펼쳐진 바다, 동해바다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연신 사진기 셔터를 누르면서 데크길을 걷는다.

이 곳도 유명해서 그런지 오고가는 사람들이 많다.

오르고 내리는 계단길

그 끝에는 외옹치항이 있다.

오래 전에 우리 가족들은 외옹치항의 횟집에서 회를 먹은 적이 있었다.

그 때에는 외옹치항이 산 아래 조그만 항구이었다.

횟집 앞 평상은 바로 바다 옆이라 바다를 보면서 회를 먹었던 기억들...

아마 그 때 외사촌 성호 군대 면회를 갔다가 성호랑 같이 왔었던 것 같다.

먼 기억

외옹치항에서 언덕길을 올라 롯데호텔로 간다.

호텔 앞에는 좀 엉뚱하게 당집이 있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당집으로 오르는 길을 줄로 막아놓았다.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다시 속초해수욕장 옆을 지나쳐

갯배 타는 곳으로 간다.

그 옆의 88생선구이집으로 간다.

 

 

 

 성주가 적극 추천하는 집

본관에는 손님들이 많아

그 옆의 신관으로 간다.

신관에도 사람들이 많다.

성주는 여기에 생선구이집들이 많은데,

그럼에도 이 집에만 사람들이 몰린다고 말을 한다.

숯불 위에 여러 생선들

고등어, 꽁치, 문어, 알이 꽉찬 도루묵, 열기

나는 개인적으로 고기와 생선은 불에 구워먹어야 맛있다고 생각한다.

맛난 저녁

저녁을 먹고 척산온천 소나무숲으로 간다.

 

 

 

 

 

 

 

 아침에 내가 속초로 오면서

일정은 속초에 자주 오는 성주에게 맡기고,

난 속초 척산온천의 송림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척산온천 솔바람길

이 곳은 3년 전 늦은 가을에 왔던 곳이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비 맞은 붉은 단풍잎과 솔향

빽빽한 금강소나무 군락지

밖에서 바라보는 모습만으로도 장관이다.

송림 안으로 들어가 산책길을 걷는다.

성주는 성주대로 속초에 오면 아침에는 이곳 온천에서

목욕을 한다고 이야기 한다.

짧은 산책을 마치고 커피를 마시러 간다.

성주가 바닷가는 많이 갔으니까

이번에는 바다 대신 한화 RESORT로 가잔다.

척산온천 앞 도로 주변의 새로 생긴 식당들을 보면서

한화리조트로 간다.

커다란 한화리조트

바베큐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고기를 굽고

호프에서는 무대 위의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맥주를 드시고 계신다.

여유롭고 평화로운 주말 저녁 풍경

신관 1층 STARBUCKS COFFEE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커피를 마시면서 여기에서 하룻밤 자고

내일 아침 리조트 주변을 산책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호사로운 하룻밤

나에게도 이런 호사가 올른지 모르겠다.

리조트를 나와 속초 시외버스터미널로 간다.

성주는 동생집에서 하룻밤 자고 간다고 해서

나는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기로 했다.

성주는 터미널로 가면서

다음에는 1박2일로 속초에 오자고 말을 한다.

속초 버스터미널에 도착

8시에 출발하는 동서울행 버스표를 끊는다.

승강장에서 서울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집에 도착하면 12시 정도 되겠구나 생각한다.

 

 올해는 성주하고 당일치기 여행을 많이 다녔다.

2월의 가평과 춘천

4월의 횡성

6월의 양구

앞으로도 자주 성주하고 이런식으로 돌아다녀야지 맘 먹는다.

성주와 이야기와 드라이브와 카페와 함께 떠나는 마음 편한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