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3박4일 일본 간사이여행... 셋쨋날(5.21)

자작나무1 2018. 5. 30. 21:30

 "교토의 매력은 굿 믹스에 있다. 번화함과 한적함, 옛것과 현재, 도회

  지와 전원, 문명과 자연... 이런 것들이 황금비율로 섞어 공존하고 있다. 어느

  하나가 반대편의 하나를 해함이 없이 각자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존함으로

  써 오히려 반대측의 존재를 더 돋보이도록 하는, 기묘한 일체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다운타운의 클럽에서 힙합 리듬에 몸을 흔들다가도 금세 몇 발짝을

  옮겨 70년대의 고적한 불빛이 흐르는 강가의 요정에서 기모노를 공들여 차

  려입은 마이코 상이 서빙하는 가이세키 요리를 맛볼 수도 있고{물론 돈이 좀

  필요하지만) 몇 겹으로 이어지는 쇼핑가 속 인파에 떠밀리다가도 슬쩍 바로

  옆의 유서 깊은 절로 자리를 옮겨 느닷없는 고요함 속에서 명상에 잠기는 시

  간을 가져 볼 수도 있다. 빌딩 숲과 재래식 시장이 한 길 사이로 나란히 펼쳐

  져 있고, 스타벅스에 들어갈까 하다가 바로 옆에서 피워내는 진한 밀차향에

  이끌려 갓시텐(일본의 전통 찻집)에 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 세계 각국의 대

  도시와 다를 바 없이 디지털라이즈된 주거 환경으로부터 기차나 버스를 타

  고 30분만 나가면 천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고적한 옛마을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있다. 이러한 시대와 정서의 즉각적인 변환을 교토가 아니라면 대체

  어디에서 맛볼 수 있단 말인가"

 

   이 혜필님의 "그 도시가 내 삶에 들어왔다, 교토" 중에서 p.053~054

 

 아침 여섯시 삼십분

모닝콜에 맞춰 일어나고, 핸드폰으로 노래를 들으면서

믹스커피 한잔 타 마시고, 씻고,

1층 식당으로 내려가 아침식사를 한다.

빵 2개, 계란 스크램블, 베이컨 4조각

가벼운 아침식사

4층의 방에 올라가 냉커피를 타 마실 요량으로

가이드님에게 식당의 얼음을 가져가도 되느냐고 물어보니,

1층 자판기 옆에 얼음 서비스가 있다고 알려주셔서

얼음을 받아서 내 방으로 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마신다.

음악이 있고, 냉커피가 있고, 담배가 있고...

다시 공책을 꺼내 오늘 아침의 일들을 공책에다 적고,

어제 아침처럼 책 "일본 속의 한국 역사"를 읽는다.

8시 40분

1층 로비에서 사람들을 만나 버스를 타고 교토로 간다.

도로가 많이 막혀 고속도로를 갈아타면서 교토로 간다.

차 안에서 가이드님의 일본 건국신화 이야기를 들으면서 간다.

많은 신들, 서로 사랑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이야기

가이드님 말씀처럼 그리스, 로마신화와 비슷하다.

절대 뒤를 돌아보아서는 안되는데,

마지막에 뒤를 돌아보아서 파국을 맞는 이야기

일본의 건국신화는 일본의 고사기에 그 내용이 씌여있는데,

그 이야기가 너무 황당해서 일본사람들조차 고사기를 믿지 않는다는 이야기

교토 시내를 지난다.

현대식 건물들과 목조가옥

중간중간 옛절과 신사가 보인다.

일본의 천년수도, 교토

그래서 경주처럼 시내 곳곳에 옛유산들이 많이 남아있다.

교토역과 교토탑을 지나면서 내년에는 내 동생을 꼬셔

교토에 와야지 맘 먹는다.

청수사 주차장 도착

많은 버스와 사람들

가이드님은 요즘 수학여행철이라서 학생들도 많다고 한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 거기에 기모노를 입은 여성들

한국사람, 중국사람, 서양인들... 많은 사람들

누군가의 말씀처럼 이 곳은 경주의 불국사였다.

 

 

 

 

 

 

 

 

 주황색의 인왕문과 삼중탑

우리나라는 건축에서 웬만하면 쓰지 않는 색인데,

그 주황색을 과감하게 입힌 문과 탑

강렬한 이미지, 또 그 강렬함은 오래 갈 것 같다는 느낌

천정 공사 중인 본당을 지나 지주 신사로 간다.

일본에서는 절 안에 신사가 있다.

신불... 신도 + 불교

인천 선화당은 관우와 부처님을 함께 모신 곳이었다.

가이드님은 신사 안에서 이런저런 설명을 해 주신다.

인연의 돌... 앞의 돌에 손을 대고 눈을 감고 건너편의 돌을 찾으면 인연이 이루어진다고...

옆 사람의 도움으로 어렵지 않게 돌을 찾을 수 있다고...

신사 앞에서 손뼉을 쳐서 출타 중인 신을 부르고, 그 다음에 소원을 빈다고...

재미있는 모습들

절이나 신사에서조차 현실적인 일본인들

기쁜 일에는 신사에, 슬픈 일에는 절에 가는 사람들

불공을 드리면서도 내세를 믿지 못하는 일본인들

 

 

 

 

 

 

 청수사의 위치선정

청수사 본당에서는 교토 시내와 교토를 둘러싼 산의 연릉들이 보인다.

주황색 삼중탑과 교토 시내

이 모습에 반해 다음에 또 청수사에 찾아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오토와 폭포

줄 서는 것이 싫어 그냥 지나친다.

다른 분들도 나와 마찬가지이다.

기다리는 것은 질색인 한국분들...

 

 

 

 

 

 

  절을 내려오는 길에 길가의 찻집에 들어가 차 한잔 마시고 간다.

내가 블로그에 올린 사진을 보시고, 연꽃님은 밀차라고 말씀을 해 주셨다.

밀차인 줄도 모르고 차를 마셨다.

 

 

 

 

 증간의 신넨자카(삼년고개), 니넨자카(이년고개)도 가봐야하는데,

정해진 시간이 촉박해 그냥 지나친다.

패키지 여행에서의 아쉬움

버스를 타고 아라시야마(풍산)로 간다.

무성한 가로수들, 간판의 한문, 곳곳의 Family Mart, 목조가옥 등등

창 밖의 풍경들을 보면서 중국 상해의 거리풍경들이 겹쳐진다.

아라시야마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그 앞의 식당에서

유두부 정식을 먹는다.

점심을 먹고나서 아라시야마 차쿠린(대나무 길)을 보러간다.

 

 

 

 

 이라시야마역과 천룡사를 지나고...

이곳에도 사람들이 많고, 수학여행 중인 학생들

단체로 오신 한국분들도 많으시다.

대나무 길 앞의 노노미야 신사... 인연의 신사

일본에는 곳곳에 이렇게 신사들이 많다.

지진 등 자연재해가 많은 나라, 일본에서는

초자연적인 그 무엇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것에는 모두 정령이 깃들어 있다는 생각들

샤머니즘의 현재적 변용

대국주신과 토끼의 상

상어를 이용해 바다를 건너온 토끼는

토끼의 꾐에 빠진 것을 뒤늦게 안 상어의 공격으로

털이 다 빠지고, 대국주신의 도움으로 다시 털을 얻었다는 이야기

일본판 이솝우화

대국주신은 후에 천상을 관장하는 신이 된다.

 

 

 죽림... 대나무 밭

양편으로 키가 큰 대나무들이 빽빽히 자라고 있다.

사진상으로는 멋져 보여서 나름 기대가 컸는데,

내가 이런 대나무숲을 많이 보아서 그랬는지 별로였다.

어제 롯코산(옥갑산)의 삼나무숲이 더 멋졌다.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 나왔던 곳

 

 

 

 

 산책로를 한바퀴 돌아 카쓰라와강 앞에 선다.

자판기에서 캔커피를 뽑아마시고...

일본에서는 지폐보다 동전이 더 긴요하다.

따라서 동전지갑이 필요하고...

산에서, 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강 위에는 많이 배들이 떠 있다.

교토의 유원지

 

 

 

 

 강가에 앉아 강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마냥 편안하게 보이고...

사람 많은 도게츠교(도월교)를 건너갔다 건너온다.

아직도 약속시간까지는 많이 남아 있어

근처의 2층의 카페, Cafe De Salan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여행기를 이어쓴다.

2층 창가에서 바라보는 카쓰라와강도 멋지다.

주차장 근처의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고 차에 올라 정해진 시간을 기다린다.

자유시간이 길어 내가 좀 더 서두렸다면 천룡사에도 갈 수 있었을텐데 하는 뒤늦은 후회가 든다.

다시 오사카 방향으로 달리는데, 도로 옆 산에 대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남국의 나라, 일본

오사카 못미처 어느 도시에서 저녁으로 고기뷔페를 먹고간다.

소고기는 엄청 질기고, 삼겹살은 먹을만 했다.

후식으로 냉커피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어젯밤 묵었던 오사카 호텔로 간다.

내일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

아쉬움

이번 간사이 여행에서 다양한 것들을 볼 수 있었는데,

즐거웠던 만큼 아쉬움이 크게 느껴진다,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서편 하늘이 붉게 물들어간다.

붉은 하늘 아래로 비행기 한 대 외로이 지나간다.

호텔에 도착

HOTEL WBF 난바

가이드님에게 물어 가까운 슈퍼를 찾아간다.

가는 중에 공원이 보여 내일 아침에는 일찍 저 공원에 가봐야지 맘 먹는다.

가는 길에 슈퍼가 안 보여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 슈퍼를 찾아간다.

모르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일본 사람들

슈퍼에 도착

SUPERMARKET KOHYO

슈퍼에서 또 다시 주위 사람들에게 부탁을 하여

내 동생이 사오라는 계란간장 5개, 습윤 화장품 하나, 생수 한통을 산다.

물건을 사들고 호텔로 돌아와 1층 로비에서 얼음을 가져와

4층의 호텔방에서 냉커피를 타 마시고,

목욕을 하고 핸드폰으로 노래를 들으면서

어젯밤처럼 여행기를 이어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