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2박3일 제주여행... 둘쨋날(12. 7)... 우도

자작나무1 2019. 12. 22. 16:03

   섬과 육지, 그리움의 공간(2018. 9.26)

 

  섬 사람들은 배를 통해 육지로

 육지 사람들은 섬으로 들어올 수 있다.

 

  섬과 육지를 이어주는 바다

 

  배가 아니라면

 섬과 육지를 오갈 수 없다.

 

  육지와 섬을 이어주는 배

 

  쉽게 오갈 수 없기에

 그 거리 사이에

 그리움의 공간이 생긴다.

 

  어렵지 않게

 섬과 육지를 오갈 수 있다면

 무슨 그리움이 떠올라지겠는가

 

  섬을 둘러싼 바다, 바닷물

 

  육지로 데려다주는 뱃길이자

 육지로 갈 수 없게하는 장벽

 

  쉬이 갈 수 없는 육지와 섬


  그 둘을 연결해주는 그리움

 육지로의 그리움

 섬에 대한 동경

 

 덕적도 진리 선착장에서...

 

 

섬에서 섬으로 떠난 여행(하나)... 우도


 어제 저녁에 김포공항에서

제주행 t'way 항공(19:05)을 타고 제주공항으로 왔다.

공항 버스정류장에서 466번 선비마을행 시내버스를 타고

제주 시외버스 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터미널 근처의 여관에서 잤다.


 어제 밤 늦게 여관에 들어와 씻고,

캔커피를 마셨는데,

그 커피 때문인지 밤이 늦도록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는 늦게 일어났다.

일어나기가 바쁘게

크래커에 치즈를 올려

우유랑 먹고,

씻고 모텔을 나온다.

모텔 앞 제주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212번 성산포항행 시내버스를 탄다.

시내버스는 제주 시내를 거쳐 한라산으로 올라가고...

제주의 겨울

먼나무의 붉은 열매

동백나무의 붉은 꽃

감귤의 노란 열매

제주의 겨울은

그리 쓸쓸하지도, 외롭지도 않다.

한라산에서 교래 방향으로 좌회전을 한다.

이 길은 나무의 길

사려니 길, 비자나무 길

이차선 도로 양편으로 키 큰 나무들이 빽빽하다.

그 길을 달리면서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 좋은 출발

광치기 해변과 성산 일출봉 앞을 지나쳐

종점인 성산포항 종합여객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앞에 바다가 있어서 인지 바람이 엄청 세다.

담뱃불을 붙이기가 힘들 정도로...

그러면서 바람이 심해 우도로 가는 배가 뜨지 않는 것은 아닌지,

그런 걱정이 든다.

성산포항 종합여객터미널

터미널 안에는 사람들이 많다.

내 걱정과는 달리 배가 뜬다.

승선부에 내 이름과 생년월일, 휴대폰 번호를 적고,

표를 예매한다.

선착장으로 가 우도로 가는 배에 오른다.

우도 훼리호





 난간에 서서 바다 사진을 연신 찍는다.

앞으로 배가 지나가면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는다.

방파제 위의 빨간 등대, 하얀 등대

바다 건너 우도도 전체적인 모습을 내 사진기에 담는다.

출발

바람도 세고, 파도도 거칠다.

살아있는 바다

바람에 추워도 기분은 좋다.

마음 속에 쌓여있을 때가 벗겨지는 기분

천진항에 도착

우도 버스표를 예매하고 전흘동 망루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우도는 2년전 이맘 때 다녀온 곳이다.

그 때 천진항에서 전흘동 망루까지 걸어갔다.

오늘은 전흘동 망루 이후의 길을 걸을 것이다.

우도 도보여행

우도 버스를 타고 전흘동 망루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비양도 방향으로 걷는다.

바다 옆이라 바람이 엄청 세다.

모자를 푹 눌러씌고 걷는다.

몇일 전에 원주에 있는 성주가

제주가 겨울에도 바람이 심해 춥다고

옷을 단단히 입고 가라고 말했었는데,

바람이 엄청 춥다.

2년전 겨울에는 봄처럼 따뜻하였는데...

바다를 보면서 부지런히 걷는다.

걸으면서 오늘은 우도봉까지 무리하게 갈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한다.

추위에 벌벌 떨면서 걷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걷다가 식당이 보여 안에 들어가 수제 해물라면을 먹는다.

taco bam

수제 라면이어서 그런지 일반 라면하고는 완연히 다르다.

색다른 맛

해물라면답게 해물이 많고...

위의 딱새우는 사장님이 잘라서 속살만 접시 위에 올려주셨다.

맛은 잘 모르겠고,

부부 사장님이 참 친절하셨다.

너무 친절하셔서 고향이 제주가 아니지요 물어보니까,

서울에서 오셨다고 하신다.

실은 제주도 사람들이 마음은 그렇지 않겠지만,

좀 무뚝뚝하고 친절하지가 않으신다.

예전에 강원도 사람들도 그랬다.

먹고 싶으면 먹고, 싫으면 그냥 가라는 투의 말씀들...

이것저것 물어보시고, 챙겨주시고...

라면을 다 먹고 나오니까,

사장님이 걸으시다가 드시라고

조그만 귤과 초코파이를 주셨다.

이런 적은 처음이다.

감동... 고맙습니다.

원래 사람은 작은 일에 감동을 받는다.





 식당 앞 카페, BLANC ROCHER로 간다.

바닷가 옆 카페

사각 건물에 건물 양면이 모두 통유리이다.

모던하고 세련된 이미지

카페 안에 손님들이 있어 카페 사진은 찍지 않는다.

창가에 앉아 바다를 보면서 따뜻한 카푸치노를 먹는다.

커피를 마시다가 배낭 안의 책이 생각나 책을 꺼내 읽는다.

심형철님의 "신비로운 실크로드의 문명을 만나다 - 꿈의 실크로드를 찾아서"를 읽는다.

실크로드 길

서안의 안정문부터 장건, 혜초, 자위관, 돈황, 명사산 등등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내가 이제까지 읽은 실크로드 관련 책들을 총정리해주는 느낌

그런 책이다.


  "중국 속의 영원한 이방인의 나라, 그곳이 바로 실크로드가 관통하는 서역이

  다. 북경과 상해가 중국의 전부는 아니다. 서양 중심의 역사, 중국 중심의 역

  사에서는 그곳의 역사를 한낱 변방의 역사라고 폄하하지만, 세상 어디 소중

  하지 않은 역사가 있겠는가. 실크로드가 그저 동서양의 무역 통로이고, 문화

  의 전파 경로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커다란 착오다. 실크로드는 고

  대부터 그곳에서 살아왔고 현재도 살고 있는 소수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존

  재하는 곳이기에 더더욱 매력적인 곳이다. 실크로드 위에서 햇빛에 바래 신

  화가 되고 달빛에 물들어 전설이 된 이야기가 어디 한둘이랴."


  "신비로운 실크로드의 문명을 만나다 - 꿈의 실크로드를 찾아서" 심형철님, 포스트휴먼 중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손님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어쩔 수 없이 카페를 나온다.

이 근방에 카페들이 많은데, 유독 이 카페에만 손님들이 몰리는 것 같다.

하고수동 해수욕장

해수욕장에도 사람들이 많다.

둥그런 호를 따라 걷는다.

내가 다녀온 카페는 가까이에서 보다 멀리서 바라볼 때 더 멋지다.

바다와 함께하는 카페

카페가 바로 바다 옆이라 멀리서 보면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해수욕장을 지나가면서 카페 사진을 많이 찍는다.






 비양도 입구

우도와 비양도는 올 7월에 행정실 연수로 다녀온 곳이다.

그 때에는 차를 가지고 와 우도를 돌아다녔다.

연수라고 우도 초등학교에 가서 무인 경비에 대해 알아보고...

무인경비의 장단점을 그 학교에 근무하시는 주무관님에게 물어보았다.

섬 속의 섬, 비양도

긴 방파제를 따라 걷는다.

바람이 얼마나 센지 내 몸이 휘청거린다.

그 만큼 날이 맑아 사진이 잘 나오고...

우도봉이 가까이 보인다.

섬 끝에는 등대가 있고...

언덕 위에는 봉수대(망루)가 있다.

작은 섬을 둘러보고 도로 섬을 빠져 나온다.

비양도에서 우도 도보여행을 마치기로 한다.

더 걸을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세찬 바람에 몸이 얼어

무리하게 걷고 싶지 않았다.

비양도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우도 버스를 타고 천친항으로 간다.

우도에도, 버스에서도 중국 사람들이 많았다.

중국말로 뭐라고 떠드는 중국인들...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었고...

천진항에서 우일 카훼리를 타고 성산포항으로 간다.

날이 추워 사람들이 대부분 방에 들어와 있다.

바닥이 따뜻하고, 좀 침침한 객실

우도에서 추위에 떤 사람들은

벽에 등을 받치고 꾸벅꾸벅 주무신다.

조용한 분위기

마치 시골 노인정에 와 있는 것 같다.

나도 바닥에 앉아 추웠던 몸을 녹인다. 뎁힌다.

성산포항 종합여객터미널에 도착

여객터미널을 나와 성산 일출봉 입구 방향으로 걷는다.

여전히 강한 바람

바람이 얼마나 센지 라이터는 터보가 아니면 안되겠다.

연신 담배를 빨아대면서 일출봉 입구로 간다.

한참을 걸어 일출봉 입구 버스정류장에 도착

임시 버스정류장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계신다.

겨울 바람을 맞으시면서...

한참을 기다려 서귀포 버스터미널로 가는 201번 시내버스를 탄다.

동부해안 일주버스

버스에 앉아 창 밖을 보면서 서귀포로 간다.

성산, 표선, 남원...

벌써 동백이 피었는지 위미리 동백농장 앞 도로에는

차들이 많이 주차해 있다.

2년전 겨울에 가보았던 곳

성산에서 서귀포는 먼거리이다.

서귀포 시내에 들어서면서

하늘은 우련 붉게 물들었다가 이내 금방 어두워진다.

어두워져서야 서귀포 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큰 도로를 건너 언덕길을 올라 골목길 안쪽의 제주 돈부자에서

오겹살을 먹고,

골목길에 호텔들은 많은데, 내가 갈려는 모텔은 보이지 않는다.

우째 이런 일이...

바닷가도 아닌 곳에서, 호텔에서 잘 마음은 없어

택시를 타고 서귀포 시내로 들어와

골목길 안쪽의 모텔로 들어간다.

8시가 넘어, 거의 9시가 되어서 모텔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