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영화 "국제 시장"을 보고...

자작나무1 2021. 8. 21. 07:40

 

 85. 영화 "국제 시장"을 보고...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그럼에도 케이블 TV에서 볼 기회가 없었다.

오래간만에 다시 보게 된 영화

 

 #1. 영화의 시작

노부부가 바다가 보이는 마당의 평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신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자신의 어릴 적 꿈이 무었이었냐고 물어보시고,

할머니는 그에 대답을 하지 못 하신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어릴 적 꿈은 큰 배의 선장이라고 말씀을 하신다.

할머니는 그런 얘기는 처음 듣는다고 말씀을 하신다.

그렇다.

할아버지의 삶은 자신의 꿈을 이야기할 만큼 여유롭지 못 하셨다.

가족을 위해, 가장으로서의 삶

그 삶을 위해 정신 없이 살다보니, 그런 여유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2. 6.25

흥남 부두에서 미군 배를 얻어타고 남쪽으로 피신을 하면서

자신의 어깨에 매달려 있던 동생, 끝순이를 잃어버린다.

또한 아버지는 배에서 떨어진 막내를 찾기 위해

다시 배에서 내리시고, 그게 아버지와의 마지막이었다.

또 중공군의 개입으로 남하하는 미군이

배 안의 무기들을 버리고,

피난민들을 태워줬던 일은 눈물 나도록 고마운 일인데,

그 고마움을 몰랐고, 안 후에도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

 

 부산 국제시장 안의 꽃분이네

고모집에 얹혀산다.

 

#3. 방안에서...

아들은 어머니에게

집에 불이 나 자식 한명이 불 속에 갇혀 있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어머니에게 묻는다.

어머니는 다른 가족들을 위해

불 속의 아이는 구하지 않겠다고 말씀을 하신다.

아들은 어머니에게 그게 말이 되냐고 따지고...

비정한 말씀

그 비정함으로 어려운 시기를 살으셨을 그 당시 사람들이 그려졌다.

모진 세월을 모질게 살았을 분들...

 

동생이 공부를 잘해 서울대에 합격하였다는 소식에

덕수는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친구 달구와 독일 광산으로 간다.

지하 땅 속에서 석탄을 캔다.

함께 독일에 파견된 간호사

그 간호사들이 하는 일이 병 간호가 아니라,

시신을 깨끗이 닦는 일을 하는 모습에

너무나 놀랐다.

가난한 대한민국

달러를 벌기 위해 땅 아래에서 석탄을 캐고,

죽은 사람들의 몸을 닦는 일을 했다는 사실에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또 그 만큼 가난했던 나라였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살았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광산이 무너지고 땅 속에 갇힌 덕수와 달구

덕수의 여자 친구인 간호사 영자는

광산 관리인에게 우리라도 덕수와 달구를 찾기 위해

광산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을 하지만,

원칙주의자 독일 관리인은 허락해 주지 않는다.

열을 받아 욕을 하고, 무를을 꿇고 애원을 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한국의 광부들은

곡갱이와 삽을 들고 독일 관리들을 위협하여

광 속으로 들어가 덕수와 달구를 구해온다.

화끈한 한국인들

 

 한국으로 돌아온 덕수

꽃분이네를 운영하던 고모가 돌아가시고,

맨날 술만 마시던 고모부는

꽃분이네를 다른 사람에게 판다고 하신다.

집안의 생계가 달린 꽃분이네를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 없어

그 돈을 벌기 위해 다시 달구와 베트남으로 간다.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베트남에서 살아 돌아온다.

 

 베트남으로 가는 것을 반대하시던 어머니와 아내

아내는 남편에게

당신의 삶이면서 그 삶에는 당신이 없다고 말을 한다.

가장으로서의 비애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자신의 삶에 자신을 집어 넣을 수 없으셨다.

 

 한국의 현대사와 함께했던 덕수의 삶

전쟁, 독일 파견, 베트남 전쟁, 이산가족찾기

 

 #4. 영화의 마지막

온 가족이 모여 제사를 치르고,

거실에 모여 아이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신다.

한 손녀가 동요 대신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는 굳세어라 금순아를 부르자

아들과 딸들은 할아버지에게 어린 애한테 이런 노래를 가르쳐 주었느냐고 타박을 한다.

평생을 가족을 위해 애쓰신 할아버지께서 가족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 하신다.

서운함

할아버지는 서운한 마음에 제 방으로 들어오셔

아버지의 사진을 보면서 아버지에게 그래도 제가 이제까지 잘 살지 않았느냐고 말씀을 하신다.

가족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 한 할아버지는

돌아가신 아버지에게서 마음의 위안을 얻고 싶어하셨다.

이 부분에서 가슴이 짠해졌다.

할아버지는 어린 학생으로 바뀌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나타나 아들에게 그 동안 고생했다고,

아버지 대신 그 역할을 잘 해왔다고 말씀을 해주신다.

그러면서 아들을 꼬옥 안아주신다.

 

 이 영화는 지난 시절, 가난한 시기의 할아버지, 아버지에게 바치는 대서사시였다.

우리가 어느 정도 잘 살게 되니, 이런 영화도 만들 수가 있었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가난했던 우리 시대 가장들

죽음 마저 무릎쓰고 가족을 위해 하루하루 돈을 벌어야했던 분들

그런 분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오늘날의 풍요가 있을 수 있었다는 생각에

그 분들에게 한 없는 고마움이 들었다.

  

 영화 "국제시장"

감독 : 윤 제균님

출연 : 황 정민님, 김 윤진님, 오 달수님, 정 진영님

          장 영남님, 라 미란님, 김 슬기님

2014년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