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7. 단편영화 "은서"를 보고...
은서 이야기
은서는 탈북을 한 지 스물해가 지났다.
그 동안 직장에 다니고, 결혼을 하고 딸을 하나 두었다.
한국에 잘 적응하여 주위사람들도,
자신조차도 이제는 탈북자라는 인식이 없이
열심히 살았다.
그런 어느 날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어머니가 내려왔다는 전화를 받고,
정보원으로 엄마를 만나러 간다.
이십년 동안 보지 못했던 엄마
은서는 엄마를 껴안고 그 동안 잊고 지냈던 울음을 터뜨린다.
엄마를 자신의 집에 모신다.
남편과 딸도 좋아하고...
또 다른 어느 날
딸의 유치원에서 다문화 행사가 있다고 해서,
어머니가 북에서 오셨다는 이야기에
어머니를 모셔 유치원 식구들에게
북한 음식을 선보인다.
유치원 학부모들은 은서가 탈북자이면서도
감쪽같이 자신들을 속였다고 수근거리고...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에 화가 난 은서
주말에 남편 부모님들에게
어머니를 소개하는 자리에 가기 위해
백화점으로 엄마 옷을 사러 간 은서 가족
은서는 엄마의 새 옷을 사 입히면서
엄마에게 짜증을 내고...
엄마는 딸의 불평에 백화점을 나와
어딘가로 사라진다.
밤거리에서 엄마를 찾아 해메는 은서
밤 늦게 딸로부터 할머니가 들어오셨다는 전화를 받고...
집에 들어온 은서는 엄마가 자고 있는 방으로 들어가고...
주무시던 어머니는 자신을 찾아 헤매다가 돌아온 딸에게
백화점을 나와도 갈 데가 없다고 한마디 말씀을 하신다.
엄마의 마지막 말씀에
탈북자의 심정과 처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편영화, 29분 동안
탈북자라는 것을 티내지 않으려는 탈북자의 조심스러움과
그럼에도 그것을 끝내 숨기지 못하고 드러나는 상황의 안타까움들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북한 음식들처럼 담백하게
영화 속에 잘 담았다.
영화를 보면서,
그들도 우리와 같은 민족이고,
세계에서 제일 낮은 출산율을 나타내는 한국 사회에서
우리의 부족함을 메꿔주는 당연 고마운 사람들일 텐데,
우린 탈북자라고, 연변족이나 동남아 사람들이라고
쉽게 무시하면서 그 고마움을 잊은 채
지내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단편 영화 "은서"
감독 : 박 준호님
주연 : 김 진이님, 김 미경님, 김 율호님, 송 지우님
2019냔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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