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lly Joel의 "Honesty"를 듣고...
강원도 춘천에서
고등학교 3학년 때의 일입니다.
밖에 무슨 일인가 생겨서 야간자율학습을 빼먹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명동에 나와 볼 일을 보고,
빵집에 들어가 빵을 사먹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데도 시간이 좀처럼 지나가지 않았습니다.
학교를 파하는 시간에 교실에 들어가 가방을 챙겨올려고
그 시간까지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많이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 약간은 막막하기도 했습니다.
학교 근처 서부시장으로 가서 라면에 막걸리를 마시고
학교 밑의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그 카페는 한국인이 들어갈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라
주한미군들이 드나다니는 외국인 전용 카페였습니다.
저는 학교를 다니면서 그 술집의 주인 아저씨하고 친분이 있어서
가끔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들어가자 주인아저씨는 저를 알아보시고
안쪽의 턴테이블에 Billy Joel의 LP판을 올려 놓으셨습니다.
천정에 매달린 스피커를 통해 "Honesty"가 흘려 나오고...
저는 구석진 자리에 앉아 노래를 들으면서 냉커피를 마셨습니다.
지금도 가끔 Billy Joel의 "Honesty"를 들으면,
어느 날,
야간자율학습을 빼먹고 시내를 떠돌아다녔던 일과
그 카페에 들어가 주인 아저씨가 틀어주셨던 그 노래가
어제일처럼 생각납니다.
공부도 안하고,
제대로 놀지도 못하면서,
겨우겨우 학교생활을 이어갔던 고교시절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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