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제 라디오에서 들은 슬픈 사연

자작나무1 2013. 7. 14. 11:33

어제 라디오에서 들은 슬픈 사연

 

 비오는 토요일 아침

방에 누워서 라디오를 들었습니다.

라디오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슬픈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직장생활에 충실하셨던 아버지가

병원하고는 담을 쌓고 지내셨던 아버지가

어느날 문득

배가 많이 아프다면서 내일은 병원에 들어가 건강검진을 받아야겠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온가족이 모처럼의 외식을 하였습니다.

온가족이 모여 고깃집에서 고기를 먹었는데,

그날따라 아버지는 고기가 참 연하시다면서 많이 드셨습니다.

어머니는 옆에서 무슨 고기를 처음 먹는 사람처럼

그렇게 많이 드시냐고 타박을 하시고...

아버지는 다음날 말씀처럼 병원에 입원을 하셨고

건강검진결과 위암판정을 받았습니다.

수술로 배를 열어보니, 이미 위암은 말기에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의사들도 더 이상 손을 쓸수가 없는 상태라면서

다시 배를 덮었습니다.

그간의 사정을 모르시는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수술을 마쳤으니,

다시 건강해졌다고 좋아하셨습니다.

그런 아버지의 밝은 표정에 가족들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었습니다.

그 후 몇달이 지나 아버지는 저 세상으로 갔습니다.

가족이나 세상에 대한 어떤 불평불만도 없이...

 

 이 사연이 라디오를 통해 방송되면서

그 가족들은 자신들의 사연이 라디오에 나온다고 기뻐하는 것도 잠시,

떠나가신 아버지의 생각으로

내리는 비와 함께 얼마나 우셨을까...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 

그런 생각에 저의 마음도 많이 아팠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그 사연에 마음이 아플 정도로...

 

 이렇게 라디오는 담배와 함께 저에게는 또 하나의 친구입니다.

작고 사소한 사연들에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고...

그러면서 다양한 노래들을 들려주는

맘 편한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