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와 산적두목

선비와 산적두목(넷)

자작나무1 2013. 10. 20. 11:11

선비와 산적두목(넷)

 

 산적두목이 찾아온 후

한동안 산적두목은 선비를 찾아오지 않았다.

 

 달포가 지나고...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고...

 

 선비는

산적두목이 깊은 밤에 불쑥불쑥 찾아오는 것도 부담스러웠지만,

아무런 기약없이 산적두목을 기다리는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어찌되었든, 산적두목이 무사하기를 바랠 수 밖에 없었다.

 

 다시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고...

가을이 지나 겨울,

겨울이 지나 봄이 찾아왔다.

 

 귀양살이를 하는 선비에게도

세월은 빠르게 빠르게 지나가기만 했다.

 

  선비는 가끔 산적두목을 궁금해했고,

산적두목이 이루려는 세상에 자신은 결코 동참하지 않으리라 맘을 먹었다.

자신의 입장에서,

조선의 처지에서,

새로운 세상을 이루려는 혼란은

또다른 혼란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일단 대원군의 개혁정책을 뒤에서 응원할 수 밖에...

자신에게나, 조선에게나

선택의 여지는 그리 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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