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역에서 만난 비둘기 이야기
어제 아침의 일입니다.
산에 갈려고 아침 일찍 신도림역 승강장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웬 비둘기 한마리가 제 주위를 어슬렁거렸습니다.
제가 쳐다보면 다른 곳을 보면서 딴청을 피우고,
제가 안 보면 저한테 가까이 다가왔다가 멀어지고 그랬습니다.
제가 등에 맨 배낭을 보고
비둘기가 배가 고파서 제 주위를 얼쩡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비둘기를 보면서
배낭 안에 비둘기에게 줄 무엇인가가 있나 생각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동안 양주로 가는 지하철이 다가왔습니다.
저는 무의식적으로 지하철 안으로 들어가고
빈 의자에 앉아 배낭을 앞으로 옮기면서
저에게 먹을 것을 찾았던 비둘기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는 사실에
그 비둘기한테 웬지 미안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돈 있고, 힘 많은 사람들이나 동물한테는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
돈 없고, 힘이 약한 사람들이나 동물들한테는
절대 야박하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신도림역 전철역에서 만난 비둘기한테
너무 야박했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하루가 지난 일인데도,
그 비둘기한테 가졌던 미안함이 잊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신도림역에서 만난 비둘기야,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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