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풍경

박노해님의 볼리비아 사진전

자작나무1 2014. 8. 24. 21:03

 오늘 오후에는 부암동 카페 라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박노해님의 볼리비아 사진전에 다녀왔어요.

이 사진전은 몇일 전에 블친이신 푸른하늘(여행)님의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었어요.

제가 한 때는 박노해님을 좋아해서 박노해님의 글을 찾아서 읽었던 때가 있었어요.

매주 수요일마다 사람이 희망이다라는 제목 하에 중앙일보에 연재되었던 글들

그래서 매주 수요일을 기다리곤 했어요.

수요일 아침에는 가게에 가서 일부러 신문을 사고...

편하고 쉬운 글로 우리 사회에 대해 쓴 글들은

노동의 소중함과 미래의 노동 운동에 대한 글들은

거짓 희망과 정직한 절망에 대한 글들은

저에게는 커다란 깨우침이었습니다.

 

 

 황량한 고원지대의 볼리비아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야한다는 점에서

삶의 엄숙함을 느꼈어요.

강원도 태백이나 정선의 탄광지대도 떠올려지고...

박노해님의 사진들은 이런 척박하고 황량한 대지에서도

서로 의지하며 삶의 자존심을 세우면서

꿋꿋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볼리비아 사람들의 이야기이었어요.

 

 

 박노해... 노동해방

어려웠던 시기에 노동운동을 하셨으면서도

그의 글은 수도자같은 맑음과 편안함이 있어서

글을 읽으면서 자꾸 표지의 박노해님의 사진을 되찾아보았던 기억들

사진 속의 박노해님의 얼굴도 천진난만하고 맑아 보여서 그 때마다 놀랐던 기억들

 

 

 7년의 감옥생활이 박노해님에게는 7년의 미래 준비였다고 당당히 글에 쓰셨어요.

너무 당당하게 글을 쓰셔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난과 오해도 받았지만...

그런 7년 동안의 준비가 있어

감옥을 나온 후에는 책을 쓰시고, 강연을 하시고, TV에 나오시고 그랬구나 싶어졌어요.

오늘날 세계를 떠돌아다니시면서 사진을 찍는 일들도 그런 7년 동안의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하겠구나 싶어졌습니다.

 

 

 

 

 작년이었던가 두달 가까이 체 게바라의 자서전을 읽었던 적이 있어요.

그 책 앞부분에 형과 함께 남미를 돌아다니면서

남미의 시작은 티티카카 호수로부터 시작되었다면서

그 호수를 찾아 가는 장면이 떠올려졌어요.

 

 

 

 

 체 게바라가 쿠바혁명 이후 이인자의 위치를 미련없이 던져버리고,

아프리카로, 볼리비아로 떠난 이유에는

볼리비아가 남미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도 있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볼리비아에서도 감자는 소중한 식량이었네요.

제 고향 강원도에서도 감자와 옥수수는 중요한 식량이었지요.

척박한 땅에서도 땅을 일구고 씨았을 뿌리고 수확하는 농부들의 어려운 삶이 절로 떠올려졌어요.

이 글을 읽으면서 감자바위라는 말이 단순한 비아냥이 아니라

삶의 생존조건이었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박노해님의 볼리비아 사진전을 보면서

최악의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볼리비아인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싹을 퍼올리는

그런 볼리비아인들이 제 마음 속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체 게바라의 최후를 맞이했던 볼리비아

사진전을 보면서 불행의 볼리비아가 아니라

또 다른 희망의 불씨를 길어올리는 볼리비아로 다가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번에는 예쁜 카페를 소개해 주시고,

이번에는 좋은 사진전시회를 알려주신

푸른하늘(여행)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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