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셋쨋날이자 마지막 날
아침에 일어나 TV를 켜고 KBS "영상앨범 산"을 본다.
오늘의 촬영지는 볼리비아이다.
볼리비아 높은 지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과 우유니 사막, 그리고
해발 5,432m의 투누파산
TV를 보면서 저번에 부암동에서 열렸던 박노해님의 볼리비아 사진전이 떠오른다.
볼리비아가 남미의 중심지역에 있다는 것 외에
남미 문명의 중심이 볼리비아였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잉카문명의 발상지
또한 잉카문명 이전에도 또 다른 문명이 있었다는 사실
그 문명은 이집트 문명보다도 더 오래되었다는 점
여러모로 새로운 볼리비아이다.
알면 알수록 새롭고 신기한 중남미의 고원국가, 볼리비아
가난한 볼리비아인들과 거친 고원지대
우유니 사막의 하얀 평원과 그곳에서 소금을 채취하는 모습
신성한 산, 투누파산
모든 장면들이 거칠면서도 아름답게 보인다.
중간에 산에서 바라보는 일출사진은 압권이었다.
사진작가 이상은님의 산을 오르면서 바라보는 모습들
화면을 보면서 나도 오랫동안 산에 오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모텔을 나와 택시를 타고 부산시민공원으로 간다.
부산시민공원
미군부대가 다른 곳으로 이전을 하고
그 터를 부산시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만들었다.
공원을 접하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 하나
예전에는 빈터만 생기면 아파트나 빌딩을 지어
수익을 올리는 일이 급선무였는데...
좁은 땅을 이용해 최대한의 수익을 올리는 일
이제는 그런 시기를 벗어나
부산의 알토란 같은 땅을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원으로 만든 일
세상은 내가 모르는 사이에 빠르게 변해 가는 것 같다.
삶의 가치들이 빠르게 이동하는 느낌
당연히 입장료도 없다.
부산시민공원의 표석과 녹나무를 사진 찍고 공원 안으로 들어간다.
제주도에 가로수로 많이 심어진 녹나무
부산에서 제일 오래된 녹나무라고 한다.
미군관사들은 편의점과 전시관으로 꾸며져 있고
나무숲들도 괜찮다.
보통 새로 생긴 공원들은 연륜이 짧아 나무들이 별로인데,
이 공원에는 예전의 미군부대부터 있던 나무들도 많아서 그런지
나무들도 크고 무성하다.
정말 좋은 공원이다.
공원 안의 갖가지 조형물들을 사진 찍으면서 한바퀴 도는데,
숲속북카페라는 이정표가 보여
그 쪽으로 가본다.
내가 좋아하는 북카페이다.
미군부대 사령관이 사용하던 관사를 북카페로 바뀌었다.
앞의 나무들도 건물들도 예쁘다.
사진기에 전체 모습들 사진기에 담으면서 내 마음의 카페로 삼는다.
실내도 예쁘게 잘 꾸며져 있다.
벽돌건물, 나무로 이루어진 실내공간
벽에 사슴머리 모양의 조각품도 눈에 띄고...
내 마음 속의 카페에 들어가 시원한 냉커피를 하나 마신다.
앞으로 부산에 오면 이 카페가 제일 먼저 생각날 것 같다.
많은 책들이 진열되어 있는 북카페
카페 이름도 마음에 든다.
이 곳에서 좋은 카페를 알게 되어서 기쁜 아침이다.
어린이 놀이터와 풀밭, 정자와 연못지역을 지나
부산시민공원을 나온다.
부산시민공원이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제주에서 보았던 나무들이 많다는 점이다.
먼나무, 녹나무, 홍가시나무, 목백합 등등...
특히나 나무 마다 팻찰을 달고 있어
나무 공부하기에도 좋은 공원이다.
또 하나 공원에서 바라보는 부산의 산들
옆으로 금련산 정상이 지척이고,
뒤로 백양산이 맑은 가을하늘 아래 우뚝하다.
부산에 좋은 공원이 생겨서 너무 기쁘다.
내가 부산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더 생긴 것이다.
공원을 나오면서 내 고향 춘천에서도 이런 멋진 공원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부산시민공원을 나와 부전역 근처의 꼼장어집으로 간다.
부산이 고향이신 김작가님이 적극 추천하시던 부전시장 꼼장어집
나는 부산에 오면 자갈치시장에서 생선구이나 꼼장어를 먹었는데,
그래서 이번이 처음 부전시장에서 꼼장어를 먹는 것이다.
부전역 옆의 주차장식당에 들어가 꼼장어를 먹는다.
산꼼장어를 한번 연탄불에 구운 후에
철판 위에 올려놓는다.
맛이 자갈치시장보다 더 고소하고 맛있다.
옆에서 식사를 하시던 아저씨는
산꼼장어 맞다고 말씀을 해 주신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부전시장을 지나
버스정류장에서 103번 장림행 시내버스를 타고
부산진역에서 내린다.
서울로 올라가는 기차는 세시
아직 세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어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가
지난 여름 2박3일 부산여행을 할 때
마지막날 광안리해수욕장에 갔다가 부산역으로 오면서
들르려고 했다가 기차시간이 촉박해서 못 가보았던
자성대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자성대는 버스를 타고 지나다니면서 창 밖으로 보기만 했지
실제 가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진역 버스정류장에서 걸어서 자성대로 간다.
좌천동 가구거리를 지나고
길을 한참을 걸어
자성대 서문인 금루관 앞에 선다.
부산진성이 어머니인 모성이고,
자성대는 그 어머니의 아들이라고 자성이라고 했단다.
성에도 어머니와 그 아들이 있다는 것이 재미있는 표현이다.
금루관을 지나 계단길을 따라 자성대 정상으로 올라선다.
정상에는 장대 역할을 하던 진남대와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에서 귀화한 천만리 장군의 후손들이 세운
천장군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부산의 공원답게 나무들이 울창하고...
정상에는 커다란 배롱나무 한 그루
한여름에 왔으면 그 꽃이 볼만했을 것 같다.
임진왜란 당시 부산은 일본과의 첫번째 격전지였다.
바다에서는 부산해전이 벌어졌고...
일본놈들은 해상에서는 자기들이 유리하고
지상전에서는 좀 힘들 것이라고 예측을 했는데,
반대로 해상에서는 이순신 장군님의 지혜로 바닷길은 막히고
오히려 지상은 수월하게 한양에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자성대를 구경하면서 임진왜란 당시 급박했던 부산성의 상황들이
군인들과 민간인들이 피 흘리며 지키던 모습들이
머릿 속에 그려진다.
다시는 그런 비극을 또 다시 겪지 않기 위해
앞으로 또 다른 준비가 필요한 때가 아닌지
여러 생각들이 머리 속에 복잡하게 얽힌다.
항상 버스에서 지나치면서 보았던 자성대를
오늘에사 오를 수 있어 기쁘다.
자성대를 내려와 부산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하여
자성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부산역으로 가는 134번 남부민동행 시내버스를 타고
부산역으로 간다.
2박3일 양산, 부산여행
이번에는
내 마음 속의 절, 양산 통도사
내 마음 속의 숲, 양산 법기수원지의 숲
내 마음 속의 카페, 부산시민공원 내의 숲속북카페를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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