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조계사는 종로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자주 가보았는데,
강남의 봉은사는 강남이고 교통도 그리 좋지 않아
한동안 오지 못 했던 것 같아요.
크고 웅장한 대웅전의 옆모습
커다란 향나무 뒷편의 조그만 전각
봉은사는 넓고 큰 만큼 사진 찍을 것들도 많았어요.
무엇보다도 깔끔하게 가꾸어진 나무들이 보기 좋았어요.
제가 강남 선정릉에서 택시를 타고 봉은사에 온
가장 큰 이유는
말년의 추사 김정희 선생님이 쓰셨다는 판전이라는 글을 보기 위해서였어요.
저번에 왔을 때에도 이 곳은 그냥 지나쳤기에
더욱 직접 보고 싶었어요.
말년의 걸작
솔직히 그런 것은 모르겠고,
판전 옆의 세로로 씌여져있는
칠십일과병중작 七十一果病中作 이라는 낙관을 직접 확인하고 싶은 마음으로 찾아왔어요.
한 때는 그 이름을 청나라에 널리 펼쳤던 추사 김정희 선생님
귀양을 가면서도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글씨가 그게 뭐냐고 빈정댈 수 있었던
젊은 날의 천재 추사 선생님
조금은 오만방자하기까지 했던 추사 선생님도
길고 외로운 귀양생활을 마치고, 나이를 드시면서
겸손해지고, 자신을 낮출수 있는 모습들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모습들을 이 낙관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추사 선생님, 개인적으로 외부적으로, 내부적으로
많은 부침을 겪으셨는데,
그런 부침 속에서 작아지고 옹졸해지는 모습이 아니라
그런 부침 속에 자신을 성찰하고 반성하면서
자신을 낮추시는 모습들은
또 하나의 거룩한 역사적 유산으로 비춰졌고,
그런 모습에 추사 김정희 선생님을 존경할 수 있는 맘이 들었습니다.
강남 봉은사에서 추사 김정희 선생님을 되돌아보는 고귀한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절 앞에서는 강남의 코엑스를 비롯한 높은 건물들이 보였습니다.
창살 아래 연꽃들도 눈에 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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