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에는 집에 있는 것이 답답해서 신촌으로 바람을 쐬러 나갔어요.
저희 집에서 간단히 바람쐬러 나가기에는 홍대와 신촌이
거리도 적당하고 좋은 것 같아요.
지하철로 신촌역에 내리고 거리를 돌아다니는데,
빨간색의 버스가 보여 가까이 다가갔어요.
그 빨간버스는 신촌플레이 버스라고 해서
노래를 들려주는 뮤직박스같은 버스이었어요.
이런 새로운 모습에 제 사진기에 담았습니다.
저는 빨간 버스를 보고 한눈에 반해 가방속의 사진기를 꺼냈는데,
이 버스를 사진 찍는 사람은 저밖에 없어서
좀 쑥스럽기도 했어요.
제 눈에는 특이하고 이뻐 보였는데,
다른 사람들은 별로였나봐요...
저는 백화점 뒤에 위치하고 있어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사진을 찍고
제 블로그에 올릴 수가 있었어요.
버스 내부에는 다양한 LP판들이 진열되어 있었어요.
오늘 아침에 도시애들님과 댓글과 답글로 LP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 하였는데,
오늘 오후에 이런 LP판을 만나게 되었네요.
아날로그의 정서를 느끼게 하는 LP판
아바, 뉴 키즈 온 더 블록. 김현식, 보디가드
모두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남았네요.
솔직히 신촌블루스의 노래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제가 듣기에는 좀 어렵다는 생각이 많이 들기도 하고요.
그래도 신촌이라는 이름의 그룹이고,
오랫동안 블루스 한 장르만 지켜왔다는 점에서
우리 가요사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에
사진을 찍고, 제 블로그에 올렸어요.
1980년대 후반의 신촌로타리
저는 갓 스무살때 신촌과 연세대학에 가 보았는데,
그날은 주말이었슴에도 연세대학에서 커다란 데모를 벌이고 있었어요.
많은 대학생들이 우하는 함성과 함께
교정에서 도로로 진출을 하고...
마스크와 곤봉을 든 전경들이 일렬로 그들을 막고...
화염병과 최루탄이 난무하던
1980년대 신촌, 연세대앞 풍경
음악버스를 나오면서 제가 어린 시절 보았던 풍경들이
어젯일처럼 떠올라졌어요.
그러면서 그 당시에서 많이도 시간이 흘렸구나 그런 생각을 해 보았어요.
신촌의 플레이버스는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는 또 하나의 추억여행이었어요.
스무살의 나로 돌아가 나를 되돌아보는...
구겨진 청바지에 커다란 가방을 둘러메고
연신 담배를 피우면서 신촌과 연대, 이대를 홀로 돌아다니던
젊은 날의 저의 모습들...
그런 생각들과 함께 지난 당일치기 원주여행에서 읽었던 박경리님의 글이 떠올라지기도 했어요...
"속박과 가난의 세월
그렇게도 많은 눈물을 흘렸건만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잔잔한 눈으로 되돌아보는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젊은 날에는 왜 그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다시금 이 글을 떠올리면서
이 글은 청춘을 보낸 분이
청춘에게 보내는 송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마음을 조금은 아프게 하는 송가 한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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