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기형도님의 시 "빈집"에 대한 단상

자작나무1 2016. 7. 15. 16:51

 

  기형도님의 시 "빈집"에 대한 단상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기형도님의 갑작스러운, 허망한 죽음이 알려진 후

언론을 통해 기형도님의 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기형도님의 유고시집

“입 속의 검은 잎”(1989)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시집 안의 시들이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문학평론가 김현님은 그로테스크라고 표현할 정도로

시가 난해하였습니다.

87년 민주화 투쟁과 성취 이후에

우리나라의 시들은 이렇게 민중시에서

난해한 시로 빠르게 바뀌고 있었는데,

기형도님의 시도 그런 시였습니다.

정말 시를 읽는 것이 아니라

시 안의 글자를 읽는다는 기분

 

 그런데 기형도님의 마지막 시 "빈집"은

그런 난해함에서 벗어나 아주 쉬운

읽기 편한 시였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던 시

시를 읽으면서

내 마음이 짠해지던 시

 

 또한 89년도에 발표된 시이라

저의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80년대를 마무리하는 시로,

저의 십대를 갈무리하는 시로 느껴졌습니다.

저에게는 그런 의미로

뜻 깊은 시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에 저의 1박2일 경주, 부산여행기에서

저비스님이 남겨주신 댓글을 마지막으로 첨부합니다.

 

 "그러게요. 기형도 시인은 왜 그렇게 빨리 세상을 떠났을까요?
'빈집'이란 시를 마지막으로 스물 아홉의 나이에 삼류 심야극장의
구석진 객석에 앉아 생을 마감했다고 들었습니다"

 

 기형도님의 "빈집"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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