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당일치기 인천 여행기(9.29)

자작나무1 2018. 10. 3. 07:18

 "맺을 수 없는 사랑을 하고

 견딜 수 없는 아픔을 견디며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이룰 수 없는 꿈을 꾸자."

 

 한비야님의 "그건, 사랑이었네" 중에서... p.152

 

 

 점심에 내 동생이 사다놓은 빵을 먹고 집을 나온다.

신도림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동인천역으로 간다.

동인천역에서 지하상가를 지나 배다리 중고서점을 찾아간다.

 

 

 

 

 

 청과물시장과 지하의 공예상가를 지나

골목 뒷편의 서점가를 둘러본다.

부산의 보수동 책방골목처럼 골목 사이로 서점들이 많은 줄 알았는데,

골목에도 서점들은 몇개 되지 않았다.

이 골목길의 터줏대감 아벨서점

노란색의 예쁜서점, 한미서점

전에 TV에서 이 곳을 보았는데,

서점끼리 연계가 잘 되어 있어서

한 서점에서 손님이 책을 찾으면

그 책이 이 서점에 없으면

다른 서점 어디에 있다고 말씀해주는 것을 본 기억이 난다.

몇개의 서점들이 상부상조하는 배다리 중고책방

배다리 골목을 나와 이정표를 따라 화도진 공원으로 간다.

목기 상가지대를 지나고...

동인천 북쪽 광장 앞에 선다.

광장에서는 젊은이들의 BUSKING이 열리고 있다.

 

 

 

 

 

 

 

 솔로 그 밤님의 노래공연

재즈그룹 유월의 션사인의 노래공연

예쁜 아가씨가 리듬에 맞춰 손동작을 하면서 부르는 모습이 귀엽다.

백예린님의 "우주를 건너"

스탠더드 재즈명곡 My favorite things

그들의 자작곡 비, She

맑고 파란 가을하늘

쏟아지는 햇살 아래에서 듣는 공연

젊음이 물씬 풍겨지는 한판이었다.

스피커가 가수들의 음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것 같아

그게 좀 아쉬웠다.

신나는 노래공연을 보고 다시 길을 걸어 화도진 공원으로 간다.

화도진 공원

 

 

 

 

 

 

 

 나는 나무들과 한옥이 잘 어울리는 곳이라

예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어했던 곳이었다.

그 옛날 미국과 수교를 맺었던 곳

한미수호통상조약

요즘 내가 재미있게 보고있는 tvN "미스터 션샤인"에서도 이런 내용이 나온다.

힘이 약한 고종은 일본의 야욕에 맞서기 위해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였지만,

미국은 고종을 도와줄 입장이 아니었다.

그 전에 일본하고 가쓰라 태프트 밀약을 맺어

일본은 조선을, 미국은 필리핀을 먹기로 하였으므로...

무능한 조선, 국제정세에 둔감했던 조선과 고종 임금님

입구의 나무숲

나무숲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한옥건물이 나온다.

안채, 관아 건물

건물 뒷편의 무성한 대나무숲

이 곳은 봄에 벚꽃이 한창일 때 찾아와야 좋다.

산책하기 좋은 곳

그래서 동네 어르신들이 많이 보인다.

의자에 앉아 쉬고 계시는 어르신들

화도진

예전에 해안가의 진지

예전에 제물포가 바닷가였다면

이곳은 섬, 화도이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화도진 공원을 나와 공원 앞 버스터미널에서

2번 시내버스를 타고 월미도로 간다.

월미도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우리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바닷가

지하철과 버스로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곳

예전에 내가 집에서 놀 때에는

평일에 도시락을 싸가지고 와서

월미도에서 오후시간을 보낸 적도 여러번 있었다.

월미도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골목길을 걷다가 중간의 완도횟집에서 백반을 시켜 먹는다.

 

 

 

 원래 바지락 칼국수를 먹으려고 했는데,

1인분은 안된다고 해서 대신 백반을 시킨 것이다.

조기 매운탕에 몇가지의 반찬들

깔끔한 반찬들이다.

바닷가라고 해서 반찬들에 어류가 많다.

젓갈, 어묵 등등

소박한 상차림

깔끔한 반찬에 행복한 식사를 한다.

인천에서 만난 인천 백반

식사를 마치고 바닷가 옆의 길을 걷는다.

주말이라고 사람들이 많다.

산책하는 사람들, 바다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연인들

중간중간 무대 공연도 열리고...

활기찬 주말 오후의 월미도

바닷길을 걷다가 중간의 카페

내가 월미도에서 제일 좋아하는 카페

"Club Verve"에 들어간다.

 

 

 

 재즈 음악이 흘려나오는 곳

커다란 창을 통해 바다를 볼 수 있는 곳

오래전부터 내가 다녔던 카페이다.

그 카페에는 커다란 개가 있었는데,

안 보여 사장님께 물어보니, 죽었다고...

전에 보았을 때에도 늙어서 힘이 없어 보였다.

카페에서 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 있던 개

안타까움... 슬픈 소식

커다란 개 대신에 작은 개가 있었는데,

눈도 쳐다보지 않았다.

사람의 정이라는 것이 그런가 보다.

오랫만에 찾아와도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 주던 개

가까이 다가와 머리를 내밀고

내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

누워서 배를 내밀었다.

그 배를 쓰다듬어 주었던 기억들...

내가 이 카페를 좋아했던, 아니 사랑했던 이유의 모든 것들이

그 개였슴을 새삼 깨닫는다.

내가 어렸을 때 율리시스라는 만화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율리시스가 어린 시절에 키웠던 개

율리시스가 트로이 전쟁에 나가고,

전쟁 승리 이후 긴 항해를 마치고 고향에 돌아왔다.

그 때까지 율리시스를 기다리던 왕비마저도

늙은 율리시스를 알아보지 못 했다.

그 나라에서 율리시스를 알아보았던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오직 율리시스가 어렸을 때 키웠던

지금은 율리시스처럼 늙고 힘이 빠진 개만이 율리시스를 알아 볼 수 있었다.

주인에 기척에 반가와 달려드는 늙은 개

율리시스는 그 늙은 개를 안고 한없이 눈물을 흘린다.

내가 초등학교 때 읽었던 만화의 한 장면인데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또한 Cafe "Cllub Verve"의 개를 볼 때면

만화 율리시스에서 만났던 그 늙은 개가 떠올라졌다.

그래서 더더욱 좋아했던, 아니 사랑했던 개

창 밖으로 해가 바다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

슬픈 감상에서 벗어나 카페를 나와

바닷가 앞에 서서 해지는 모습을

내 사진기에 담는다.

 

 

 

 

 

 

 

 붉은 해

주변도 붉게 물들여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는 않다.

연신 사진기를 찍고...

작은 통통배가 해 앞으로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는다.

해넘이 사진

지난 덕적도 여행 시 해넘이 장면을 보지 못했는데,

그 아쉬움을 이곳에서 푼다.

오늘 해넘이 장면은 그리 장엄하지가 않았다.

해는 바다 저 건너편으로 넘어가고...

월미도 버스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동인천역으로 나간다.

버스에서 실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정보안관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고...

오랫동안 병원과 요양병원을 전전하셨던 정보안관님의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두시고 마음이 편치 못하셨던 정보안관님

전화를 끊으면서

내일은 해남에 문상을 가야지 맘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