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2박3일 제주여행... 성읍 민속마을

자작나무1 2012. 1. 17. 20:59

 선녀와 나무꾼을 둘러보고 가까운 식당에서 양념돼지불고기정식으로 점심을 먹고나서 성읍 민속마을로 갔어요.

저는 예전부터 제주도 하면, 섭지코지, 성읍 민속마을, 관덕정과 삼성혈 이 세 곳은 가고 싶어 했어요.

이 세 곳 중 한 곳인 성읍 민속마을에 갔어요.

그러나 이 곳은 제 생각처럼 민속촌처럼 한 군데 옛 초가와 집들이 모여있는 곳이 아니라

제주 중산간지대의 자연적으로 생긴 마을들이라 민속촌처럼 한번에 빙 둘러보는 곳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한두군데 초가집들만 구경할 수 있었어요.

다음에 이곳에 온다면 좀 더 많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둘러봐야지 생각했어요.

 

제주의 전형적인 초가. 우선 초가 밑의 처마를 긴장대를 이용하여 올렸다내렸다하는 모습이 퍽 특이해 보였어요.

실용적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또 하나 민속마을 안내원의 설명에 의하면, 제주의 초가집들은 일부러 굴뚝을 만들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산 속에 숨어있는 몽고군, 왜군들이 굴뚝의 연기를 보고 음식을 뺏으려 집으로 들어올까봐 굴뚝을 만들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주 초가집들은 처마밑이 새까맣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제주... 땅이 척박해서 먹고 살기도 힘들었을텐데, 여기에 또 다른 적들에 의해 고생이 가중되었네요.

아름다운 마을에서 아름다운 사람들이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은 글 속에서나마 존재하는 것 같아요.

 

 

 제주도 정낭과 정주석... 집 주인과 집을 찾아오는 손님들간의 의사소통표시라고 하네요.

정낭에 나무막대가 하나도 없으면, 집에 사람들이 있다는 표시이고요,

하나 올려 있으면, 가까운 곳으로 마실을 갔으니, 곧 돌아온다는 표시라고 하고요,

두개 올려 있으면, 집에 아이들만 있거나, 아니면 아무도 없고, 밭일을 갔다는 뜻이고요,

세개 올려 있으면, 먼 곳으로 출타중이라는 표시라고 하더라고요.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의사소통표시네요.

 

 

제주도는 어딜가나 이렇게 돌하르방이 세워져 있어요.

뭍에서는 그 많던 장승들이 다 없어지고, 지명 속에서 그나마 이름을 유지하고 있는데,

제주도는 그와 달리 돌하르방이 더 나아가 옛 풍속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웬만한 사람들은 거의 알아들을 수 없는 제주 사투리도 그렇고요.

우리 가이드님의 말씀에 의하면 세종 때 만들어진 훈민정음 중 이제는 사라진 아래아의 음이 아직도 살아있는 곳이 제주도 사투리라고 하더라고요. 

 

 

제주도의 말... 제주도에서 말은 성공을 뜻한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가이드님의 말씀을 또 인용한다면, 현대가 세계에서 잘 나가는 이유도 맨 처음 만든 차가 포니(조랑말)이고, 지금도 에쿠우스(승리자가 타는 말)를 생산하고 있어서 그렇다고 제주도 사람들은 말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또한 중문에 있는 한 호텔은 입구에 말의 동상이 세워져 있어서 성업중이라고 생각한데요.

우리보러 말 사진을 찍어서 방에 붙여넣거나 아니면 수첩 앞에 붙어 놓으시라고... 그러면 앞만 보고 달리는 말처럼 하는 일들이 다 잘 될거라고 이야기 하시더라고요.

우리 가이드님의 우스갯 말씀 하나 더.

말 많은 곳에서 말 사진을 찍지 않으면 말이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이 특이한 바구니는 애기를 재우고 놔두는 요람, 애기구덕이라고 하네요.

밑에 줄이 쳐져 있어 애기가 누워 있을 때 밑에 공간이 있어 여름에는 덥지 않고, 

겨울에는 이불이나 천을 깔아 따뜻하다고 그러더라고요.

또한 대나무가 찬 성질이라 뱀이 가까이 오지 못 한다고 하더라고요.

제주도에 와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가는 것 같아요.

이 애기구덕을 보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식은 책을 통해 쌓이지만, 지혜는 삶을 통해 나온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어요. 

 

 

길 옆의 돌담을 둘러친 무덤... 산이 많지 않은 이유로 이렇게 평지에, 밭에, 마을 옆에 무덤들이 많았어요.

제주에서는 삶과 죽음이 이렇게 가까이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길가에 있는 무덤은, 죽음은 먼 세상의 일이 아니라 우리 일상 속에 함께 있다는 생각...

 

 

좀 전의 선녀와 나무꾼도 그렇고 이 곳 성읍 민속마을도 위치가 중산간마을에 있어서 그런지 이 주위에는 까마귀들이 참 많았어요.

전봇대에 일렬로 앉아있는 까마귀들, 가끔은 무엇에 놀랐는지 화들짝 소리를 치며 하늘로 나는 모습은 장관이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