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영화 "남한산성"을 보고...

자작나무1 2022. 2. 19. 11:05

 

 138. 영화 "남한산성"을 보고...

 

 김 훈님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예전에 소설을 재미있게, 감동적으로 읽었었다.

치욕도 삶의 일부라는 것을 가르쳐주었던 소설

 

1636년(인조14년) 그 해 겨울은 춥고, 눈이 많이 내렸다.

 

 #1.  김 상헌이 나룻배를 끄는 노인을 따라 꽝꽝 언 송파강을 건넌다.

      그 노인이 길을 잘 알아서 그 노인의 도움으로 송파강을 건너

      남한산성을 찾아가는 것이다.

      전에는 임금님 일행을 안내해 주었고,

      그 다음에는 여진족의 길 안내를 하였고,

      지금은 자신을 안내하고 있다.

      김 상헌은 그 노인에게 어떻게 조선 사람이

      여진족 군대를 안내할 수 있느냐고 물으니까,

      조선의 임금은 길 안내를 해주었는데도,

      좁쌀 한톨 주지 않았는데,

      여진족은 식량을 내어 주었다고 이야기 한다.

      노인에게 중요한 것은

      조선이 아니라 긴 겨울을 이겨낼 식량이었다...

 

#2. 영의정과 최 명길은 새해 들어

    여진족에게 나눠 줄 음식을 전하기 위해

    음식을 가지고 여진족 진영으로 온다.

    그들을 안내하는 사람은 조선인 통역관, 정 명수

    영의정은 그에게 조선 사람이 어떻게 여진족을 위해 일하느냐고 따지고,

    정 명수는 자신은 조선에서 노비이었고,

    그래서 조선에서 "사람"이 아니었다고 이야기 한다.

    

 #3. 남한산성에서 힘든 겨울을 보내던 왕과 신하들은

     여진족에 화친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내기로 한다.

     그 글은 최 명길이 쓰기로 한다.

     그 글을 읽고, 많은 신하들은 생명을 구걸하는

     비굴한 글이라고 성토한다.

     그러자 최 명길은 이 글은 글이 아니라 삶이라면서

     단호히 맞선다.

 

 #4. 왕 앞에서 최 명길과 김 상헌은

     여진족과 화친을 맺을 것인지, 싸울 것인지 언쟁을 벌인다.

     김 상헌은 조선의 임금이 오랑캐 칸에게 무릎을 꿇을 수 없다고...

     죽어서라도 싸워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최 명길은 굴욕적이더라도

     오랑캐와 화친을 맺는 것이

     왕도 살고, 백성들도 사는 길이라고 언변을 토한다.

     김 훈님의 이야기처럼

     남한산성에서 말들만 무성하다.

     살고자 하는 말과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자는 말들로

     성 안은 또 다른 전쟁터를 이룬다.

     이 소설의, 이 영화의 또 다른 묘미이다.

     두 사람 말이 서로 다르면서도 둘 다 맞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성 안에 말들이 무성하여도

     성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해야 할 일들이 없었다...   

 

 #5. 성 안의 음식들은 다 떨어지고...

     말들은 풀이 없어 굶어죽을 판이다.

     병사들의 추위를 막기 위해 나눠 주었던 멍석을 다시 걷어

     말들에게 먹이를 주지만, 

     죽어가는 말들을 살릴 수는 없었다.

     말들이 죽고, 말을 끓어 군사들에게 나눠준다.

 

 #6. 정월 대보름

     기다렸던 원정군은 오지 않고,

     임금은 최 명길의 이야기 대로,

     성 안을 내려가

     여진족 칸에게 무릎을 꿇고,

     세번 절하고, 아홉번 머리를 조아린다.

     삼전도에서의 치욕

     소설은, 영화는 

     그 치욕으로 죽음을 면할 수 있었음을 이야기 해 준다.

     결국 임금은 오랫동안 비워 두었던 궁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오래전부터 보고 싶어했던 영화였다.

또 소설 만큼 잘 만든 영화였다.

역사의 한 부분을 차근차근 이야기 해 주는 것 같았다.

눈 쌓인 남한산성을 배경으로 한 영화

무었보다도 연기자들의 연기가 좋았다.

최 명길역의 이 병헌님,

김 상헌역의 김 윤석님

인조역의 박 해일님

명품 배우들에 명품 연기들

잔잔하게 전개되는 이야기들로

영화의 깊이를 더하는

감명 깊은 영화였다.

 

 주말 아침

커피 한잔과 좋은 영화 한편으로

행복했던 주말 아침이었다...

 

 영화 "남한산성"

감독 : 황 동혁님   원작 : 김 훈님

출연 : 이 병헌님, 김 윤석님, 박 해일님, 고 수님, 박 희순님

          송 영창님, 조 우진님, 이 다윗님, 허 성태님, 김 법래님

          조 아인님

2017년작

 

 *내가 이제까지 감상문을 올린 영화 중 이 병헌님 주연의 영화들

  그것만이 내 세상(70).  광해, 왕이 된 남자(71).  협녀, 칼의 기억(93)

  내 마음의 풍금(129),  남한산성(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