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영화 "우아한 세계"를 보고...

자작나무1 2022. 2. 27. 21:46

 

 140. 영화 "우아한 세계"를 보고...

 

 반어법

 

 영화의 마지막

조폭 강 인구는 

넓은 집 거실에서 혼자 라면을 먹으면서

캐나다에서 가족들이 보낸 비디오 영상을 본다.

넓은 잔디가 깔린 마당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들이 영상에서 나온다.

물론 거기에는 자신은 없다.

처음에는 흐뭇한 마음으로 웃으면서 보다가

어느 순간, 라면이 담긴 그릇을 던지고, 화를 내다가

나중에는 엎질러진 라면을 치우면서 눈물을 흘린다.

왜 강 인구가 처음에는 웃다가 화를 내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면서 또 모르겠다.

영화 또한 그 이유를 말해주지 않는다.

그 이유가 궁금하기 보다는

그래서 삶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구나 그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영화 제목 "우아한 세계"

조폭 생활을 하는 강 인구에게 우아한 세계는 존재하지 않았다.

힘들게 힘들게 조폭을 꾸리고,

번 돈으로 아들을, 나중에는 딸과 부인을 캐나다에 보내야 하는 입장에서

우아한 세계는 사치스러운 낱말이었을지도 모른다.

흔히 조폭 영화에서

조폭들은 말끔한 양복 차림인데,

이 영화에서 강 인구는 그렇게 흔한 양복조차 입고 나온 적이 없다.

돈을 벌면 다른 세력들이 찾아와 돈을 달라고 협박을 하고...

집에서도 어떤 가족의 정을 느낄 수가 없었다.

아내는 이혼을 요구하고...

딸은 영화에서 처럼 다른 조폭의 칼에 맞아 

아버지가 죽기를 바란다.

그럼에도 열심히 돈을 벌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다.

가족조차 인정해 주지 않지만,

가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다.

그러다 보니, 우아한 세계는 바랄 수도 없는 처지이다.

가족들의 바람대로, 조폭 생활을 청산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조폭으로서, 가장으로서의 역할

그 역할에 충실할 수 밖에 없는 강 인구의 삶을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그려나간 영화 한편이었다.

누구에게나 삶이 어렵듯이

조폭에게도 삶은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이었다...

 

 영화 "우아한 세계"

감독 : 한 재림님

출연 : 송 강호님

          오 달수님, 최 일화님, 윤 제문님, 박 지영님

2007년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