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을 찾아서

김훈님의 "공무도하 - 사랑아, 강을 건너지 마라" 중에서

자작나무1 2012. 8. 4. 10:00

* 처서 무렵에 어두워지는 바다에서 울음으로 서로를 불러서 발진의 대오를 편성했다.

  새들의 울음소리는 속이 비어 있었고, 높이 떠서 멀리 나아갔는데,

  갯벌이 비어서 아무데도 닿지 않았다.

  새들의 대오는 새벽 밀물에 반도를 이륙해서 대륙의 연안으로 북동진했다.

 

 

* 젓가락으로 김치를 마주잡고 찢어먹는 하찮음이 쌓여서 생활을 이루는 것인가.

  그 하찮음의 바탕위에서만 생활은 영위되는 것인가.

  아니면 그 사소함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적의의 들판으로 생활은 전개되는 것인가.

  그 사소함이 견딜 수 없이 안쓰럽고 그 적의가 두려워서 나는 생활로 넘어가는 문턱에서 이렇게 쭈빗거리고 있는 것일까...

  - 법은 사회가 필요로하는 위선을 옹호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