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툇마루에 대한 단상...

자작나무1 2011. 5. 22. 21:48




어제 창덕궁에서 툇마루를 보니깐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실은 저의 예전집은 양옥이어서 퇴마루가 없었어요...
다만, 어린시절 친구들의 집에 놀러가면 친구들은 툇마루에 책상을 갖다놓고 거기서 숙제나 공부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린 생각에 저도 우리집에 저런 툇마루가 있으면, 거기서 공부도 하고, 졸려우면 낮잠도 자고 참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웬지 툇마루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여름에도 항상 그늘이 져 있어 거기서 공부를 하면 참 잘 됐을 것 같았고요,
한 여름 툇마루에서 잠을 잔다면 그 잠은 분명히 꿀잠일 것 같았어요...
비 내리는 창덕궁...
저는 빗속에서 거니는 것을 잠깐 멈추고 툇마루에 앉아 무심히 비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니, 하염없이 평화스러운 분위기와
서울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멀리 떨어진 어느 한적한 시골마을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어요...
비록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오랫동안 기억에, 추억에 남을 것 같았어요...
나무와 화초에 떨어지는 빗방울이며, 그것이 만들어 내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저를 잠시나마 아늑한 어느 곳으로 데려가 
주는 것 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