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가을단상(3)... 낙엽

자작나무1 2011. 10. 28. 19:38

 가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에는 많은 것들이 있지요.

높고 푸른 가을하늘, 오색향연의 단풍, 들녘을 노랗게 물들이는 벼, 나무가지에 매달린 감, 포도 등등...

이런 생각만으로도 가을은 풍성하고 넉넉해지는 것 같네요.

그래서 추석이 가을에 있나봐요.

가을은 수확과 조락의 계절이라고...

많은 가을의 이미지 중에서 낙엽도 빠질 수 없을 것 같네요.

어쩌면 화려한 단풍과 황금빛 들녘이 끝나는 자리에 낙엽이 그 가을의 빈 자리를 차지하는 것 같아요.

거리에 이리저리 뒹구는 낙엽들...

그런 낙엽들을 보면 또 한해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는 생각과 약간은 감상적인 생각에 젖게 돼요.

때때로 죽음이나 나이듦... 그런 어두운 생각에 빠질 때도 있고요.

아마도 가을이 지나가고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겠죠.

낙엽...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순환 속에서 일어나는 단순한 자연현상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리의 낙엽들을 바라보면 약간은 슬픈 생각도 들어요.

봄의 신록, 여름의 녹음, 가을단풍... 그 뒤에 맞이하는 조락...

화려함 뒤에 찾아오는 허전함이라고나 할까요.

 

 저는 학교에서 학교 아저씨로 일하고 있는데요,

일년이라는 긴 시간을 놓고 보면, 계절별로 어느정도 일이 반복되는 것 같아요.

겨울에는 눈 치우고, 봄과 여름에는 화단에 잡초를 뽑고, 지금처럼 가을이 깊어지면 낙엽을 치우고...

그런 일년의 연례행사같은 일들이 힘들다기보다는 오히려 편하게 다가와요.

세상의, 자연의, 계절의 순환이 저의 일상에, 몸에 가까이 다가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낙엽을 비로 모으고, 쓰레받기로 담아 마대에 담고...

다시 쓸고 담아 마대에 모으고...

그러면서 만추의 계절을 몸으로 느끼고 있어요...

 

 낙엽에 대한 이미지가 저의 하는 일에 따라

감상적인 생각에서 저의 자잘한 일상으로 다가왔다고 할 수 있는지...

그렇게 깊어가는 가을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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