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12월의 단상... 화려한 12월

자작나무1 2011. 12. 5. 19:13

 

5월, 10월이 생활하기에 좋은 달이라면, 12월은 가장 화려한 달이 아닌가 싶어요.

연말 분위기에, 송년회가 벌어지고, 성탄이 들어있고...

이런 일들이 12월을 화려한 달로 만들지 않았나 싶어요.

어쩌면 또 다시 한해가 저물어가고, 그래서 나이 한살 먹고 그런 아쉬움을 감추려고 일부러

12월을 더욱 화려하게 꾸미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들어요.

엊그제 밤에 시청 앞 광장에 나갔는데,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하려고 분주하고,

그 한쪽에서는 스케이트장을 만들려고 복잡하더라고요.

이런 일들이 12월의, 겨울의 한 풍경이겠지만...

거리에도 쇼윈도에는 화려한 장식물들로 꾸며져 있고,

벌써 크리스마스 캐롤도 들을 수 있고,

한편에서는 구세군들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12월의 화려한 모습들이 이런 식으로 나타나는 것 같았어요.

그런 화려한 모습들을 보면, 한편으로는 마음이 들뜨고,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화려함 뒤에 숨어있을 쓸쓸함, 아쉬움 그런 것들도 자꾸 생각이 나요.

굳이 풍요 속의 빈곤, 화려함 뒤의 어두움을 내세우지 않아도

화려한 거리 풍경 속에서도 마냥 들뜨고 기뻐할 수 없는 제가, 저의 나이가

저를 움츠러들게 하고, 조금은 우울하게도 만드는 것 같아요.

어린 시절에는 이런 감정들을, 기분을 느껴보지 못 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이런 기분에 빠지가 되나 봐요.

어쩌면 그 만큼 때묻고, 그 만큼 순수하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렇게 생각하면 더더욱 우울해질 수 밖에 없네요.

조금은 우울하고 쓸쓸해도 일부러라도 12월의 화려함 속으로 푹 빠져 들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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