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가을 단상(1)... 단풍 이야기

자작나무1 2011. 10. 16. 13:52

어제는 천둥을 동반한 세찬 비가 내려서 다시 여름이 왔나 그런 착각이 들 정도였어요.

한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심한 가뭄이었는데, 그 나마 어제 많은 비가 내려줘서 가뭄해소에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오전 한 때 비가 내리더라고요.

지난번에 장성에서 백양산으로 들어가는 버스 안에서 보았던 바닥이 드러난 장성호가 생각나네요.

이왕 내리는 비라면 좀 더 많이 내렸으면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오늘은 비도 오고, 어제 비 맞으며 너무 많이 돌아다녀 집에서 푹 쉬고 있어요.

밖으로 나돌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집에서 늘어지게 잠도 자고, 라디오도 듣고, 카페에 들어와 다른 님들의 글을 읽는...

한가한 시간도 그리 나쁘지 않네요.

 

시월 중순...

가을도 어느덧 깊숙이 우리 안으로 들어온 것 같네요.

가을 하면... 저는 단풍과 황금빛 들판, 그리고 길거리에 나뒹구는 낙엽이 먼저 떠올려져요.

 

단풍... 가을은 단풍의 계절이죠.

높은 산에서부터 서서히 물들기 시작한 단풍은 사람의 걷는 속도에 맞춰 조금씩 아래로 내려오고...

산에 다니는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저도 산에 다닌지 10년 가까이 되는데요,

제가 복이 없어서 그런지 산에서 울긋불긋한 단풍을 본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요.

주말에나 산에 가게 되고, 단풍에 맞춰서 가도 일부분만 단풍이 물들고, 다른 쪽은 겨울산으로 벌써 들어가 있더라고요.

또한 요 몇년 동안은 가을에 비가 많이 오거나 태풍으로 예쁜 단풍을 보기도 힘들었고요.

작년 가을에 때 맞춰 평창의 오대산에 갔는데요, 상원사에서 적멸보궁까지는 그 나마 간간이 단풍이 고왔지만,

적멸보궁을 지나서는 비로봉까지는 단풍이 벌써 다 지고, 아주 깊은 겨울산으로 변해 있더라고요.

산이 높으면 높을수록 온산이 붉게 물드는 단풍을 보기가 더 힘든 것 같더라고요.

오대산에서 하도 억울하여 그 다음 주에는 가까운 남산에 갔었는데요.

거기서 제대로 된 단풍을 실컷 볼 수 있었어요.

남산은 오대산보다 따뜻한 곳에 있어서 늦게까지 단풍이 지지 않고 남아 있더라고요.

산 밑에서부터 팔각정이 있는 정상까지 온통 빨갛고 노란 단풍으로 가득차서 얼마나 기쁘고 행복했는지 몰라요.

이렇게 가까운 곳에 멋진 단풍 든 산이 있었는데, 멀리 힘들게 가서 고생만 했다는 억울한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정말 행복은, 파랑새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교통이 편한 곳에 숨어 있지 않고 있구나 그런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산 얘기를 하니 자연스럽게 산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언제나 산에 갈 수 있을런지...

 

이런 글을 쓰면서 가을 속에서 행복해 하는 저를 새삼 발견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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