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춘의 "북한강에서"를 듣고...
지난 주의 일입니다
대림역 근처에서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시내버스를 타기 위하여
좁다란 골목길을 지나갔습니다.
가로등 하나 없던 그 골목길은
무척이나 어두웠습니다.
좁은 골목길 건너편에서
어떤 사람이 저를 향해 걸어오고...
나이도 한참 어려 보이는 그 젊은이는
쉰 목소리로
정태춘의 북한강에서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제 앞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문득 뒤돌아서 그 젊은이를 쳐다보니
굽은 허리에
무거워 보이는 가방을 매고 있었습니다.
20여년전 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어두운 밤
좁은 골목길에서 만난 그 젊은이는
20여년전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일자리도 구하지 못한채,
밤이면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술을 찾았던 젊은 날의 저의 모습.
저는 취한 가운데,
취기가 갑자기 더 몰려들어와
비틀거리면서
그 골목길을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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