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와 산적두목

선비와 산적두목(스물여섯)

자작나무1 2013. 12. 20. 16:51

선비와 산적두목(스물여섯)

 

 한양에서 온 대원군 집사와

산적부두목이 간 후에

오후에는

옥에 갇혀있는 사람들과 함께

잡일을 하였습니다.

 

 저녁이 되어

산적부두목이 갖다 준 음식으로 저녁을 먹고

이른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잠자리에 누워서

앞으로의 일들에 대하여

고민에 빠졌습니다.

 

 사람들에게 새나라를 만들자고 이야기했던 산적두목

헌나라 조선을 지키기 위해 군인이 된다는 것이

영 마음 내키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옥에 갇혀 있으면 살아나가기가 힘들 것 같고,

사람들을 모아 옥을 부수고 나가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민은 해결없이 계속 이어져가고...

 

 예전에도 고민은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고민들은

대개 산적 전체의 이익을 위한

취사선택의 고민들이었습니다.

 

 오늘밤의 고민은

그런 단순한 고민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쉬이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습니다.

 

 밤은 점점 깊어져가고...

 

 그러면서 이번의 고민은

아주 단순화시켜서

삶과 죽음의 선택이라는 것에 다다랐고,

삶을 선택하기로

살아서 옥을 빠져나가기로

광주의 남한산성에서 조선을 지키는

군인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긴 고민에 비해

결정은 너무 허탈한 것이었습니다.

 

 새나라를 만들겠다는 산적두목

헌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되기로 결정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