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와 산적두목

선비와 산적두목(쉰 아홉)

자작나무1 2014. 9. 9. 11:31

 선비와 산적두목(쉰 아홉)

 

 마을의 동학도들은

봄이 오기전에

귀양에서 풀려난 선비의 살 집을 짓고,

앞으로 마을의 동학도를 대표하는 사람을 뽑기 위하여

선비의 집에 모였습니다.

 

 자천타천으로 후보자가 정해지고,

모인 사람들의 거수에 따라

젊은 만석꾼 최씨가

마을 동학도들의 대표로 뽑혔습니다.

 

 다음날

만석꾼 최씨가

자신이 마을 동학도의 대표가 되기 위하여

미리 몇몇 사람들을 쌀로 매수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다시 마을의 동학도들이

선비의 새집에 모여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수당한 사람들이 많은 수가 아니니

그냥 모른채 넘어가자고 하였으나,

 

 모인 사람들중에 제일 나이가 어린 돌이와

산속에서 혼자 농사를 지으시며 사시는

황노인은

새로운 종교

새로운 나라를 만드려는 사람들이

작은 부정에도 모른채 한다면,

지금의 조선 조정과 무엇이 다르겠냐고...

만석꾼 최씨는 부정을 저지른 죄로 쫓아내고

새로 마을대표를 뽑아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을사람들은 바쁜 농삿일을 앞두고

조용히 넘어가려고 했는데,

황노인의 말씀을 들으면서

자신들이 안이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황노인의 말씀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다시 마을대표를 뽑기위해 후보자를 불렀는데,

이번에는 마을대표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반강제적으로

마을에 새로 정착하게 된

선비를 마을대표로

만장일치로 정하였습니다.

 

 선비를 마을대표로 세우고

모두들 각자 제 일을 찾아

선비집 마당앞을 나서는데

뜬금없이

진눈깨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