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와 산적두목

선비와 산적두목(예순 둘)

자작나무1 2014. 9. 12. 16:55

 선비와 산적두목(예순 둘)

 

 무등산이 멀리 바라보이는

빛고을 광주를 지나

장성땅에 들어섰습니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고 내리고...

 

 길을 걸으면서

선비는 지난날들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어린시절 조부로부터 한문을 배우던 시절

다른 친구들은 과거시험을 치르고 성혼을 이루는데,

방안에서 책만 읽었던 시절

천주학과 관련된 책을 읽었다는 죄목으로

전라도 강진으로 유배를 떠났던 일

유배중에 만났던 산적두목

유배중에 어린아이들을 가르치고,

마을사람들과 함께 농삿일을 도우던 일

유배가 풀리고

마을사람들이 자신이 살 집을

손수 지어주던 일

마을 동학민들의 대표가 되고

동학민들을 대신해서

동학 본당을 찾아가는 지금의 자신

 

 과거의 일들을 되집어 돌아보면서

과거와 현재의 일들이

두서없이 연이어져 떠올라졌습니다.

 

 또한

한동안 소식조차 모르고 있는

산적두목의 안부가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