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영화 "서편제" OST '이산저산'을 듣고...

자작나무1 2020. 7. 20. 07:22

 

영화 "서편제" OST  '이산저산'을 듣고...

 

 아주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

천만 영화

지난번에 TV에서 끝부분을 본 적이 있다.

유봉(김명곤님)이 송화(오정해님)를 이끌고

논둑길을 걷던 중

유봉이 부르던 노래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分明)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 왔건만은 세상사(世上事) 쓸쓸허드라

나도 어제 청춘(靑春) 일러니 오날 백발한심(白髮寒心)허구나

내 청춘(靑春)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 헌들 쓸데 있나

봄아 왔다가 갈려거든 가거라

니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승화시(綠陰芳草昇華時)라 옛 부터 일러있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한로상풍(寒露霜風) 요란(搖亂)해도

제 절계(節槪)를 굽히지 않는 황국단풍(黃菊丹楓)도 어떠헌가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落木寒天)

찬 바람에 백설(白雪)만 펄펄 휘날리어 은세계(銀世界)가 되고

보며는 월백설백천지백(月白雪白天地白)허니

모두가 백발(白髮)의 벗 이로구나"

 

 오늘 일을 하다가 문득 이 장면이 떠올라졌다.

또한 이 노래에는

소리를 하는 사람으로서,

정처없이 한세상을 떠돌아다니는 사람으로서의 삶이

이 노래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리를 하는 사람으로서의 자부심, 자존감

그럼에도 집도 절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삶

가난, 외로움

세상의 찬사 뒤에 따라오는 비아냥

씁쓸함

거기에 노년에 느끼게 되는 아쉬움 허망함 등등

 

 유봉이 무심한 듯 부르는

이 노래에는

많은 것들이

아니, 그의 삶 모든 것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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