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3박4일 강원도 여행... 첫쨋날( 9.17)... 인제

자작나무1 2020. 10. 4. 07:29

 아침 여섯시에 일어난다.

일어나자마자 분리수거를 하고, 씻고, 뭉치의 사료와 간식을 챙겨준다.

분리수거 양이 많아 한번 더 나가 분리수거를 하고...

내 동생이 만들어 놓은 요구르트를 마시고, 냉커피를 타 마신다.

도시가스 계량기 숫자를 검침표에 적고...

KBS 조우종의 FM 대행진을 들으면서

지난달 창녕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정리하고...

뭉치 유치원 원장님의 카톡과 전화를 받고,

뭉치를 데리고 1층으로 내려가 원장님 차에 집어넣는다.

배낭을 챙기고...

아직 집안일이 다 끝난 것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들고 집을 나온다.

잡다한 일상들을 뒤로하고, 신도림역으로 간다.

신도림역에서 2호선을 타고 강변역으로 간다.

출근시간이라 전철 안이 많이 붐빌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여유가 있다.

강변역에서 내려 동서울 종합버스 터미널로 간다.

인제 백담사행 버스표를 사고...

버스시간까지는 한시간 이상 시간이 남았다.

롯데리아에서 불고기 버거 세트를 사 먹고...

대합실 의자에 앉아 YTN 뉴스를 본다.

오늘은 어제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더 많아졌다.

신규 확진자 145명, 해외 유입 8명

100명 이하로 줄여야 되는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흡연구역에서 담배 2대를 피우고, 승차장에서

백담사로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고성 대진행 우등버스(10:40)

시간이 되어 버스에 올라 창가자리에 앉는다.

출발

넓은 강, 흐린 하늘, 검은 색의 산들

청량산(남한산성), 검단산, 예봉산

구리 - 암사대교를 건너 올림픽 도로를 달린다.

서울에서는 막히더니, 중부 고속도로를 지나면서 길이 뻥 뚫린다.

서울 - 춘천간 고속도로, 중앙 고속도로를 달려

동홍천 톨게이트를 빠져나온다.

홍천 화양강랜드에서 쉬었다간다.

차 안에서 잠이 쏟아져 냉커피를 사 마신다.

냉커피에 담배 2대

다시 차에 오른다.

버스는 홍천을 지나 인제 신남을 지난다.

소양호 윗마을

소양호에는 물이 가득하다.

인제와 원통을 지나 백담 입구 터미널에서 내린다.

골목길을 통해 백담사로 가는 셔틀버스 타는 곳에 갔는데,

이번 여름 태풍과 장마로 백담사로 가는 도로가 유실되어

셔틀버스가 운행되지 않는다고 한다.

우째 이런 일이...

7km의 길을 걸어가는 것도 만만치 않고...

첫 백담사 방문인데, 나를 거부한다.

어쩔 수 없이 되돌아 나와 백담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원통행 농어촌버스를 타고 원통으로 간다.

원통 버스터미널에 내려 터미널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김밥천국에서 닭갈비 덮밥을 먹고,

터미널 앞 Cafe COFFEE MORE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공책에 오늘 아침의 일들을 적는다.

집에서의 잡다한 일상들

카페를 나와 원통 버스터미널에서 홍천행 농어촌버스를 타고

인제 버스터미널로 간다.

 

 터미널에서 골목길을 따라 박인환 문학관으로 간다.

그런데 박인환 문학관도, 산촌 박물관도 코로나19로 휴관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여행 자제 내지는 연기하기

그럼에도 여행을 떠난 내가 잘못이 크다.

그 죄로 오늘 여행은 꽝, 허탕이다.

마당의 박인환 상과 목마와 숙녀 시를 내 사진기에 담는다.

시 목마와 숙녀

내가 좋아하는 시

6.25 직후 씌여진 시였음에도 시가 낡지 않았다.

오늘의 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현대적 감각으로

씌여진 시이다.

비지니아 울프... 거기에 서구적 이미지까지 물씬 풍긴다.

모더니즘

창에 씌여진 시를 읽고 또 읽는다.

 

   목마와 숙녀

                         박 인환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볍게 부서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 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 보아야 한다.

 

 --- --- 등대 --- ---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찰랑거리는데

겨울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

 

 문학관을 되돌아 나와 로컬푸드에서 젤라또 아이스크림(요거트)를

먹으면서 허한 마음을 달랜다.

인제 버스터미널에서 속초로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한참을 기다려 속초행 우등버스를 타고 속초로 간다.

나를 태운 버스는 장수대를 지나 한계령을 오르기 시작한다.

구불구불한 도로

계곡 양편의 무성한 나무들

한계령 정상(920m)에서는 울퉁불퉁한, 삐죽빼죽한 바위들

역시 설악, 지리이다.

오늘 하루 종일 허탕만 쳤는데, 그 보상을 이곳에서

한꺼번에 받는 기분이다.

고개를 넘어 보이는 오색천

물이 투명할 정도로 맑다.

한계령을 지나 양양을 지나 속초 시외버스 터미널 도착

터미널을 나와 동명항 방향으로 걷는다.

도중의 알찬 생선구이에서 생선구이를 먹는다.

가자미, 도루목, 고등어, 임연수어 구이

붉은 청어알젓

맛난 생선구이에 밥 두그릇을 먹고 나온다.

다시 동명항 방향으로 걷다가 바다가 보이는 모텔에 찾아 들어간다.

SUN MOTEL

모텔에서 양말을 빨고, 씻고, 침대에 누워

jtbc 뉴스룸을 보고 일찍 잔다.

내일 아침에 해돋이를 볼 욕심으로...

 

*어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 +153명

 해외유입 +8명